당신의 외식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당신의 외식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8.19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최근 들어 세계정세가 점점 긴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환경은 더욱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외식사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경기침체 속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업주들이나 창업희망자들이 사업 초기에 간과하거나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시행착오가 하나 있는데, 나중에는 심각한 사업 악화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너무나도 부족한 실정이다. 

외식사업을 성공할 수 있는 첫 단추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사업 콘셉트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어떤 메뉴를 팔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외식업체를 보면서 과연 그 장소에 어울리는 업종이나 업태로 운영하고 있는지 판단해 보면 몇몇 성공한 업소를 제외하고 거의 모두가 소위 ‘번지수가 틀린’ 영업을 하느라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막연히 맛있으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맛집을 만들 수 없다.

손님이 많은 업소는 맛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손님들의 외식성향과 맞아떨어지는 사업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한 가지 사례를 보면 어느 대학가 상권과 이웃하는 음식점 2곳이 있는데 메뉴도 매우 유사한 돈가스 전문점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한 집에는 중년층의 손님들이 많이 찾고 다른 한 집은 20~30대 청년들이 줄을 선다. 동일한 지역 상권에서 동일한 메뉴를 판매하는데도 고객층이 다르다.

중년층이 즐겨 찾는 집은 객단가가 7000원 수준이고 젊은층이 줄 서 있는 집은 객단가가 1만 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어느 집이 더 맛있고 맛의 비밀은 무엇일까 하는 식의 의구심은 사업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두 집의 사업 콘셉트의 차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외식 활동이 일상처럼 돼버린 현대 사회에서는 일상적인 외식과 특별한 외식이 존재한다. 일상적인 외식은 말 그대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특별한 외식은 과거처럼 이벤트성 외식을 말한다. 성향으로 말하자면 일상적 외식은 보수적이고 특별한 외식은 진보적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보수적인 외식성향은 ‘가성비’에 매우 민감하다. 학교나 사무실 근처 음식점에서 매일 점심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식사 때가 되면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고 푸짐하고 맛있게 먹으려는 보수적 성향이 많다. 그래서 그런 상권에서 점심식사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라면 가성비를 높인 메뉴를 판매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전략이 된다. 

이에 반해 진보적 성향의 외식은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외식을 하나의 이벤트로 즐기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특별하고 진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찾아든다.

인테리어에 차별성이 있거나 서비스 방식이 특별하거나 혹은 그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보유함으로써 즐기는 외식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주택가 상권에서 작은 분식집 규모로 운영하면서도 메뉴는 번화가 상권에서 찾아볼 수 있을 법한 특별한 메뉴를 고집하는 음식점들이 있다.

반대로 특별한 외식을 할 만한 장소에서 끼니 해결용 메뉴를 판매하는 곳들도 있다. 외식사업을 하면서 그 지역 잠재고객들의 외식성향이 보수적인지 진보적인지 먼저 따져보고 그에 적합한 사업 콘셉트를 개발해 품질을 추구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정석이다.

시내에 쇼핑하러 나가서 하는 외식과 회사 근처에서 점심식사 하는 외식이 같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당신의 음식점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이제는 확실한 색깔을 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