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외식업계를 대변하듯 외식 창업의 어려운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동안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외식 브랜드 부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시식 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할 때만 참관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창업 박람회에 대거 참여했던 주점 브랜드들도 이번 박람회에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배달전문 브랜드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가 외식 창업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상반기만 해도 유망 프랜차이즈에 이름을 올렸던 이자카야 등 일본풍 주점 브랜드들은 박람회장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 일본풍 주점 브랜드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며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예비창업자들도 창업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려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와 관련해서는 구이 전문점이나 배달 삼겹살 브랜드의 참여는 저조했으나 돈가스, 족발 브랜드의 참여가 활발해 시선을 끌었다. 박람회에 참가한 신생 돈가스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수급 불안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더라도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본사 내부에서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식 분야가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비외식 분야는 강세를 보였다. 셀프빨래방, 셀프세차장, 무인스터디카페 등 비외식 분야 무인 창업 부스들이 예비창업자들의 큰 관심을 모아 외식에서 비외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창업 트렌드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요즘은 확실히 외식 창업에 대한 예비창업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창업 비용과 인건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창업에 성공해도 쉽게 망할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무인창업아이템과 소규모 1인 창업 아이템이 그나마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