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 더 연구가 필요하다
김치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 더 연구가 필요하다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9.10.21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김치는 우리 식단에서 가장 중요한 부식이며 우리 민족이 먹은 역사가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히 민족을 대표하는 식품이고 음식문화의 기반 구성요소가 됐다. 김치는 고추, 마늘 등 향신 조미료와 배추가 궁합을 맞춘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창성을 가진 고유 전통 발효식품이다. 원부재료가 최소한 10종 이상, 많게는 30여 가지가 혼합되며 조화된 맛을 창출한다.

이어진 발효를 통해 새로운 맛과 향을 창조한다. 특히 향신료의 풍미와 함께 필수 부재료인 각종 젓갈류는 단일 식품으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보충하는 중요 부재료다. 채소류가 주재료이긴 하지만 열량원으로 밥과 같이 먹으면 최소 영양구성이 맞다. 그래서 밥 한 그릇에 김치 한 보시기로 허기를 달랠 수 있고 필수영양원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모든 채소류는 김치의 재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넣는 원부재료에 따라 맛과 향을 달리한 새로운 김치로 탄생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김치의 종류는 수백 가지에 이르나, 더 자세히 말하면 김치를 담가 먹는 주부 수만큼 된다는 것이 과장은 아니다. 식생활이 현재화되면서 가정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가구 수가 줄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70%의 주부가, 양의 차이는 있지만 가족을 위해 독특한 자신만의 비법으로 김치를 담그고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 서구화와 1인 가구, 외식의 증가 등으로 김치의 소비량은 계속 줄어들어  36.1Kg/년(2019, 통계청)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 음식의 자존심, 김치가 그 세를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외국에서 수입하는 김치가 2018년 기준 연간 29만742t에 이르며, 수출량은 겨우 2만8200t에 그쳐 무역역조에 따른 김치종주국의 위상까지 흔들리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김치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산업체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치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우리나라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매체로서 김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김치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김치 제조방법의 과학화, 용도확대와 함께 김치의 기능성을 인체 시험을 통해 입증하기 위한 연구개발비의 지원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를 비롯해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연구기관의 항구적 존치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광주에 있는 세계김치연구소가 김치 전문기관으로서 유일하게 김치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기대되는 여러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와 같은 전문연구기관은 연구원의 신분보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관의 안정적 운명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권이나 정부 부처의 필요에 따라 연구기관의 운명이 좌우돼서는 아니 된다.

연구기관의 생명은 영속성을 유지하고, 부여된 목적 달성을 위해 합리적으로 관리되고 전문가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이다. 연구의 주체는 연구원이고 이들이 외부의 영향 없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김치는 국가를 대표하는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이면서 국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식문화 창달로 문화민족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매체다.

이를 위해 김치 전문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정부가 상당한 뒷받침을 하면서 수혜를 받는 기업체가 대응비용을 부담, 기업에 적용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김치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식생활 환경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식생활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개발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전문연구기관을 잘 활용해 시대 조류에 맞는 제품 개발과 김치 자체뿐만 아니라 김치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프로바이오틱)의 긍정적 기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일도 맡았으면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김치는 온 국민과 국가, 산업체가 혼연일체 돼 더욱 발전시키고, 훌륭한 민족유산으로 후대에도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