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必) 환경 시대… ‘친환경 패키징’도 경쟁력
필(必) 환경 시대… ‘친환경 패키징’도 경쟁력
  • 최민지 기자
  • 승인 2019.11.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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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포장 비율 늘어나… 업계 친환경 포장재 열풍

 

불필요한 과대 포장을 줄이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패키징에 관심이 쏠리면서 외식·식품·유통업계에서도 경쟁이 한창이다. 친환경 패키징은 단순히 환경 보존의 의미를 뛰어넘어 브랜드의 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품을 보호하기 위한 일차원적인 패키징이 구매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친환경 패키징에 대해 살펴봤다. 사진=각 업체제공

새벽 배송으로 대두된 친환경 패키징
2015년 마켓컬리가 오늘 주문한 상품을 내일 새벽에 받을 수 있는 ‘샛별 배송’을 시작하며 유통업계에 ‘새벽 배송’이라는 카테고리가 만들어졌다. 이후 쿠팡, 오아시스마켓, 롯데슈퍼, 헬로네이처, SSG닷컴 등도 뛰어들었다.

마켓컬리는 냉동 제품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상자를 친환경 종이 상자로, 비닐 완충 포장재를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변경했다.
마켓컬리는 냉동 제품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상자를 친환경 종이 상자로, 비닐 완충 포장재를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변경했다.

새벽 배송 품목은 주로 신선식품으로 변질이나 파손을 막기 위해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필수적인데 냉동, 냉장, 일반 상품 등 3개 품목을 주문하면 각각 스티로폼, 종이, 일반 상자에 담겨 배송되는 상황이 지속되자 소비자는 완충재와 아이스팩을 처치하는 것이 곤란해졌고 이는 과대 포장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새벽 배송으로 소비자들의 삶의 질은 어느 정도 향상됐으나 늘어나는 쓰레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는 죄책감으로까지 이어지며 이커머스로 식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업계에서는 눈을 돌려 친환경 포장재를 쓰는 방안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나섰고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패키징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100% 물로 만든 아이스팩·스티로폼 대신 종이 상자
마켓컬리는 지난 2017년 5월 아이스팩과 스티로폼 박스를 회수하는 서비스를 시행했고 수거 제품은 전문 재활용 업체에 전달하는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일반 아이스팩 대신 보냉재를 물 100%로 대체한 에코워터백으로 변경했다. 기존의 아이스팩은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했지만 에코워터백은 내용물은 흘려보내고 PET 포장재는 비닐로 분리 배출해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올해 9월에는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모든 포장재를 전환하는 ‘올페이퍼 챌린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SG닷컴은 피크닉 바구니에서 영감을 얻은 SSG닷컴의 새벽 배송 전용 보냉 가방 알비백은 일회용 보냉박스와 달리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SSG닷컴은 피크닉 바구니에서 영감을 얻은 SSG닷컴의 새벽 배송 전용 보냉 가방 알비백은 일회용 보냉박스와 달리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SSG닷컴의 알비백은 획기적인 친환경 상품으로 손꼽힌다. 지난 6월 새벽 배송 서비스에 도입한 보냉 가방으로, 새벽 배송 첫 주문 시 함께 배송해 두 번째 배송부터는 밖에 내놓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BGF리테일의 헬로네이처는 새벽 배송에 쌀포대용 소재와 자투리 천을 활용한 더그린박스로 배송하고 이를 수거해 세척 후 재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달부터는 일반 새벽 배송 제품에 스티로폼 및 비닐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하는 원박스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와 상품 신선도를 보장하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데 힘쓰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 fresh에서도 새벽 배송에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배송 상자를 도입했다. 그동안 리사이클 캠페인을 통해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을 수거해 온 GS fresh는 스티로폼 상자 수거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스티로폼 사용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고객의 소리를 반영해 이같이 방법을 바꿨다. 상자와 은박 재질을 한 번 더 분리해 배출해야 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이중 골판지의 공기층 구조와 박스 틈새 최소화로 보냉력을 강화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물로 제작된 아이스팩을 사용해 쉽게 폐기하도록 했다. 쿠팡에서도 신선식품 배송 시 100% 물로 된 아이스팩을 제공하고 있으며 도드람과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도 자사 쇼핑몰 제품 배송 시 냉장 배송 상자와 아이스팩에 친환경 패키징을 도입해 적용 중이다.

배달·포장 비율 늘어나며 외식·식품업계도 친환경 포장재 열풍
배달의민족의 사업자 전용 쇼핑몰 배민상회에서는 겉은 크래프트 종이를, 안은 산화 생분해성 필름을 사용한 친환경 아이스팩을 판매하고 있다. 납품 업체에 따르면 마카롱 등과 같은 디저트, 횟집, 정육점 등 300개 이상의 업체에서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 중이다.

친환경 아이스팩은 기존의 젤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를 대체한다. 플라스틱 대신 매립 시 생분해가 가능한 옥수수 전분 코팅을 사용한 종이 용기도 판매 중이다. 뚜껑까지 종이로 된 이 용기는 사이드 제품, 튀김류, 국물이 적은 제품, 간단한 밥류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 쓰레기로 배출할 수 있다. 요기요의 소상공인 쇼핑몰 요기요 알뜰 쇼핑몰에서도 종이로 된 친환경 용기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서는 환경 살리기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 시 이용자가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요기요에서도 ‘일회용 수저, 젓가락은 안 쓸게요!’ 항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호는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일회용품 사용 감소를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하며 단계적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레스토랑 파트너와 우리 고객들의 의견들도 다양하게 수렴해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환경보호 활동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피크닉 바구니에서 영감을 얻은 SSG닷컴의 새벽 배송 전용 보냉 가방 알비백은 일회용 보냉박스와 달리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쿠팡은 신선식품 배송에서 스티로폼 상자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상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보냉에 사용하는 PET 아이스팩을 재활용이 더 쉬운 종이 아이스팩으로 전면 교체했다. 

순수본(주)의 영유아식 브랜드 베이비본죽에서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배송 상자와 물 100%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 중이며 반찬 배송업체 하루밥상에서도 보냉이 가능하고 분리수거가 되는 종이 상자로 배송하고 있다. 커피 브랜드 커피베이에서는 ‘노(No) 플라스틱’을 선언하며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브랜드’를 목표로 3개 매장에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도입했다. 모양과 사용감은 일반 플라스틱 컵과 같지만 폐기 시 미생물에 의해 100% 생분해돼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포장재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리온은 오징어땅콩, 스윙칩, 포카칩의 포장 크기를 6~21%가량 줄였으며 마켓오 파스타칩은 투고 박스 종이 패키지를 스탠딩 파우치로 간소화했다. 더 자일리톨 리필용 제품은 종이 케이스를 없앴고 다이제 샌드, 나, 카메오 등 과자류 포장재의 빈 공간의 비율을 줄여나가고 있다.

코카-콜라사는 재활용이 쉬운 무색 페트병으로 교체하고 2025년까지 전 세계 자사 음료 용기를 친환경 패키지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한 2030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음료 용기를 수거 및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롯데칠성음료도 밀키스 30주년 새 패키지로 투명 페트병을 도입했다. 이는 올해 12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환경부의 자원재활용법 개정안(계도기간 9개월)과 관련이 있다. 올 연말 시행 예정인 개정안에 따라 기존의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꿔야 하고 라벨도 쉽게 뗄 수 있는 수(水) 분리성 접착제로 변경해야 한다. 

주류업계 역시 환경부 정책에 따라 소주와 맥주의 페트병을 재활용률이 높은 무색으로 바꿀 계획이다. 오비맥주를 포함해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세 업체 모두 검토 중이다.

친환경 포장재 비싸다는 인식… 하지만 꼭 필요한 때
친환경 아이스팩을 예로 들어보자. 일반적인 아이스팩이 시중에 100~110원에 납품되는데 종이로 된 물 100% 아이스팩은 120~130원에 납품되고 있다. 이렇게 따졌을 때는 가격 차가 적은 것 같지만 개수가 늘어날수록 회사가 갖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도전해볼 법도 하지만 소상공인으로서는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과는 달리 친환경 패키징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친환경 포장재 업계 관계자 A 씨는 “아직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더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곳들도 점차 친환경 포장재 사용으로 바뀔 것”이라며 “대기업에서는 환경부담금 대신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친환경 포장재로 바꾸는 게 금전적인 이익이 될 수 있고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환경 문제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므로 더 늦기 전에 시작하려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스티로폼 박스나 아이스팩을 수거해 세척 후 재사용하는 방식을 취하는 곳이 더러 있지만, 회수 물류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어 소비자가 처리할 수 있도록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방법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식품업계 관계자 B 씨는 “요즘은 일반 패키지와 친환경 패키지의 가격 차가 많이 좁혀졌다. 일반 패키지 대비 20~30% 높아지는 수준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마케팅 비용으로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포장재는 값비싼 소재를 써서 만드는 하이테크가 아니므로 점차 친환경 포장재를 쓰는 곳이 늘어날 것이다. 브랜드의 인지도는 물론,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안 할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종이도 자원 낭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친환경 필요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종이를 쓰고 있지만 종이 역시 ‘나무’라는 자원을 쓰고 있는 것이기에 친환경 포장재 업체에서는 어떠한 자원도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 포장재를 연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생분해성(PAL) 필름이다. 100% 전분으로 만든 컵, 빨대, 포장 랩, 비닐봉지 등 제품이 출시됐지만, 워낙 고가로 아이스팩과 같은 제품에는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100% 친환경 에코 패키징 전문기업 (주)바인컴퍼니 민들레 대표는 “생분해 필름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화학적이지 않은,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만들다 보면 환경을 덜 오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써모랩코리아 나정균 대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패키지 자체의 소재, 재질 등에 많은 관심이 모아질 것이다. 지금은 패키지 자체에 친환경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친환경의 최고 레벨은 적게 쓰는 것”이라며 “자원을 적게 쓰려면 여러 번 쓰고 많이 써야 하므로 패키지의 차이에서 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지금은 친환경 패키지를 고객이 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라면 앞으로는 고객에게 패키지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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