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배상책임보험법안 놓고 단체들 이견 표출
음식물배상책임보험법안 놓고 단체들 이견 표출
  • 박현군 기자
  • 승인 2019.11.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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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중앙회, “식당들의 사회적 공신력 확보, 합리적 규제” 찬성
외식산업협회·소상공인연합회, “법익 없이 영세자영업자 부담” 반발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 값이 폭등해 식품·외식업체가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 값이 폭등해 식품·외식업체가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지난 9월 발의된 음식물배상책임의무보험 법안이 외식업계에서 논란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음식물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의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산업협회는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외식업계의 사회적 위상을 재고할 수 있다며 찬성하는 입장이다.

오제세 의원이 지난 9월 25일 대표발의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에 따르면 “제44조의2(보험 또는 공제에의 가입) ①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자는 식품 등의 위해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보장하기 위하여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하여야 한다”는 조문을 신설했다. 또 101조 5항을 만들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자에 해당되는 사람이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될 경우 500만원의 과태료를 추징하도록 규정했다. 오제세 의원은 법안 발의의 이유에서 “저질 계란, 병든 소고기 등 식품의 위해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충분한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배상책임보험 의무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두텁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찬성, “사회적 책임 강화”… 반대, “위헌 소지”
이번 개정법률안 발의를 두고 외식업 관련 대표 단체들의 의견이 상반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산업협회는 반대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나섰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 법안은 선량한 외식업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들로 규정한다고도 볼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외식산업협회 이주택 상무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문제가 생긴 손님에게 책임을 지는 것은 시장의 논리와 국민적 상식 차원에서 당연하다. 그러나 의무보험으로 강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법익과 법 형평에 맞는지 혹은 위헌소지는 없는지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지금도 규모 있는 식당들은 대부분 배상책임보험을 자율적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가입하지 않은 업주들은 형편이 되지 않는 영세업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오히려 이 법이 외식인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외식업중앙회는 다른 입장이다.
손무호 상생협력총괄단장은 “이 법은 외식업소 고객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식당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대다수 업소들이 이미 배상책임보험을 들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추가부담도 사실상 없다”고 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저질 계란, 업소만 책임 묻는 것 부당
오제세 의원이 밝힌 법안 발의 이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오 의원은 이 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을 “최근 부화 중지된 저질 계란의 대량 유통사건이나 병든 소를 도축해 학교 급식업체나 식당 등에 납품한 사건 등 식품 위해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음”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와 관련 협회 관계자는 “저질 계란의 대량유통과 병든 소를 도축한 고기의 납품은 식자재 납품업자들이 악의적으로 벌인 범죄행위이며 외식업소는 오히려 일차 피해자에 해당한다”며 “제3자의 범죄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외식업자가 배상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연도 “저질 계란 파동과 같은 사건은 식자재 유통구조를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의무보험을 도입하면서까지 배상책임을 강제하는 것은 영세 외식인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제세 의원실의 윤석 비서관은 “저질계란과 병든 소 문구는 제안이유의 도입부일 뿐이며 핵심은 피해를 본 소비자가 배상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대상, 규모 있는 음식점에 한정
이 법안의 적용 대상에 대해서도 관심이다.
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음식물 배상책임 의무가입 대상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협회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외식업) 뿐 아니라 휴게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제과점, 호텔·컨벤션 등 피로연 및 단체급식 등 업종과 생계형 영세자영업자들의 부담 경감을 위한 기준 등을 어떻게 정할지 알 수 없다”며 “공정성과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기준을 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철 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이 법의 취지에 대해 휴게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 수많은 위생단체들과 의견을 나눠본 결과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결국 모든 업계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영세사업자에게 과도한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연히 모든 외식업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며 “아마도 영업장 규모 기준 일정 수준 이상의 곳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 윤석 비서관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까지 대상을 넓히면 수많은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크다”며 “식약처와 논의하는 과정에 있으며 우선 일반음식점들 중 영업장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법안 논의과정에서 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우리는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고 소상공연은 “우리에게 의견을 물은 적 없다”고 밝혔다.

중앙회의 수익성 공제사업지원법 논란
이 법률 개정안과 관련한 외식업계의 가장 큰 쟁점은 공제사업의 주체가 누구냐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제60조2 개정 내용으로 인해 불거졌다. 

오제세 의원의 개정안은 제60조2 ①에서 규정한 외식업중앙회의 공제사업 목적을 “조합은 조합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에서 “조합은 조합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 및 위해식품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배상책임의 보장을 위하여”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외식관련 단체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외식업중앙회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수익성 공제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외식업중앙회는 항간의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철 홍보국장은 “공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하지만 조합원들에게 자본을 추가 모집하기 쉽지 않다”며 “이 법이 통과되면 해당 외식업체들은 손해보험사들의 배상책임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식업계에서는 “중앙회가 지금까지 공제사업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해서 마음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아마 법이 통과되면 사업준비를 시작하지 않겠나”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윤석 비서관은 “이 법은 일단 제정되면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식약처가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반영해 나갈 것”이라며 “외식업중앙회의 공제사업 실시 여부는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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