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실태와 대응
직장 내 괴롭힘 실태와 대응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11.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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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win-win노사관계연구소 소장, 법학박사·공인노무사· 한경대 겸임 교수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 7월 16일부터 시행돼 오고 있다. 병원 내 간호사 ‘태움 사태’,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무차별 폭행 등으로 사회적 공분이 커지자 그동안 입법논란이 있었다가 개정 시행하게 된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행위를 한 경영관리자나 근로자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를 하는 규정을 취업규칙에 규정하도록 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산업현장에는 아직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진정신고 접수 건수는 총 1321건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후 100일 정도 사이에 매일 12건 이상 꾸준히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신고 건수는 총 379건이었는데, 두 달여 만에 942건이 늘어났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진정신고 건수가 대규모 사업장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다.

전체 진정신고 중 50인 미만 사업장의 신고 건수는 777건(58.8%)을 차지하고 있다. 진정신고 건수만 놓고 보면 직장 내 괴롭힘 10건 중 6건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났다. 50~99인 사업장은 142건(10.7%), 100~299인은 149건(11.3%), 300인 이상 대기업은 253건(19.2%)이었다.

유형별로는 폭언이 613건(46.4%·복수 응답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인사(356건·26.9%), 따돌림·험담(149건·11.2%), 업무 미부여(53건·4%)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노조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자, 카카오톡으로 괴롭혔다’는 내용의 강요·감시 등 신고도 있었다고 한다. 진정신고가 전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이 당초 법 취지대로 사업장 내에서 자체적으로 신고 해결되지 못한 채 대외적으로 고용노동부 진정신고로 나아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되기 위해서는 행위자, 행위, 장소 등 3가지의 요소에 해당해야 한다. 첫째, 행위자로서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 모두 해당할 수 있다. 동료 근로자도 행위자가 될 수 있다.

둘째, 행위로서는 ①직장에서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 ②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③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셋째, 행위장소는 회사 내의 시설이거나 사적 공간이거나 심지어 사내 메신저, SNS 등 사이버상으로도 가능하다. 주로 쟁점이 될 수 있는 것은 행위요소인데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다’는 것은 수적인 측면, 업무 역량,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 노조 등 근로자조직 구성원 여부 등도 해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하직원이나 동료 직원들이라 할지라도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업무상의 적정 범위를 넘어’라는 것은 사회 통념상 업무상의 적정 범위를 객관적으로 넘지 않는다면 비록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하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은 성립되지 않는다. 

외식산업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은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업무 특성상 사용자에 의한 것보다는 동료 간에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이직이 빈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서는 법에 명시된 것과 같이 징계와 조치 처리절차를 취업규칙에 명문으로 규정하는 한편 예방 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내부적으로 처리절차와 신고 접수창구를 홍보해야 할 것이다.

특히 매일 직원들에게 진정성 있는 자세로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애정과 상호 존중으로 업무에 임하도록 상시 교육해야 할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은 후진적인 조직문화이고 이를 탈피해야 모든 역량이 결집하는 경쟁력 있는 사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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