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유감(有感)
종부세 유감(有感)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12.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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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교수

지난해부터 시작된 종부세 인상률의 고공행진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이고 내년 이후에도 미래진행형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주택과 토지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세법 개정으로 세율까지 올랐고 또 오를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종부세 논란 역시 뜨겁다.

필자 개인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86만 원에서 163만 원으로 오른 고지서를 받았다는 어느 고정소득 없는 1주택 은퇴자의 사례를 종부세 폭탄이라 했다.<중앙일보 2019. 11. 27>

필자가 실제로 납부한 지난해 2018년 종부세는 전년도인 2017년도에 비해 무려 77%나 올랐고 올 종부세는 지난해 대폭 인상된 세액 기준 44%나 인상됐으니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초지일관, 기세등등하게 서울 등지의 집값을 잡고 세수증대를 위해 종부세 강화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시가격을 바로잡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지난해 80%에서 매년 5%포인트씩 올려 2022년엔 기어코 100%로 만들어낼 기세다.

당장 내년에는 올해 오른 가격이 공시가격에 반영되는 데다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90%가 되면서 종부세가 더 늘어난다. 고액세금에 넌덜이 난 이들이 집을 팔아 공급이 늘면 주택가격도 잡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기습적인 세금 폭탄의 투하로 박탈감과 심리적 불안감을 느낄 60여 만 납세의무자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는 별로 보이지 않아 유감스럽다.

아무리 합당한 정책 근거와 납세의무자별 과세대상 주택별 세액 산정근거를 제시했다 하더라도 필자처럼 전년 대비 77%(2018년), 44%(2019년)의 급격하고 대폭적인 인상률을 매긴 고지서를 받아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납세기한(12. 15)을 넘기면 바로 3%의 가산금이 부과되니 무섭기까지 하다.

공개 분양 당첨으로 입주해서 32년째 살고 있으면서 시세차익을 얻으려고 매물로 내놓은 적도, 커피 한 잔의 이익을 얻은 적도 전혀 없는 필자다 보니 더욱 기가 찬다.

재산세와 종부세가 보유세라는 이유로 뜬구름처럼 치솟은 시세 기준으로 꼬박 납부를 하자니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종부세가 처음 시행된 과거 정부 시절에도 그랬지만 이른바 ‘강남3구’ 지역의 주민으로 자기 소유 아파트를 갖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관련 정부 기관과 시민 운동단체, 또는 무주택 시민들에게 더러는 개념 없는 투기꾼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77%의 터무니없이 높은 인상률이 적용됐던 지난해가 하필이면 정부 여당의 ‘적폐청산’ 시즌이었다. 이 때문에 종부세에 혹시 부동산 적폐청산의 칼날이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과 함께 속절없이 파고드는 자괴감을 추스르느라 고심한 적도 있다.

일반 시민들의 조세 심리는 이처럼 자기중심적이며 단순하고 까탈스럽다. 극소수라지만 60여 만에 이르는 납세의무자들의 강박관념 또는 피해의식을 다독이고 풀어줄 정부 여당의 따스한 배려가 절실한 이유다. 이참에 정부·여당에 고언 한 말씀 드리며 글을 마친다.

‘더불어 의논한다’는 원칙(여의與議) 하에 국고의 ‘세수 손실’을 초래하는 기존의 ‘변동 세제’를 ‘정액 세제’로 전환하기 위해 세종 9년(1427) ‘수취제도 개혁방안’을 과거시험의 ‘책문’으로 출제함을 시작으로 세종 26년(1444)까지 17년간의 긴 논의과정 끝에 ‘개정의 피해자들도 모두 수긍한 상태에서의 시행’을 이끈 ‘유연함’과 구성원들의 반응에 ‘민감’했던 세종대왕의 스마트 리더십을 곱씹어 볼 때다. <필자의 졸고 ‘세종리더십의 부활’ 참조, 식품외식경제  2019.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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