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 소비 NO, 가잼비·펀슈머 잡아라
노잼 소비 NO, 가잼비·펀슈머 잡아라
  • 최민지 기자
  • 승인 2019.12.3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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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화장품 넘나드는 외식·식품업계 협업 열풍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넘어 가잼비(가격대비 재미의 비율)의 시대가 왔다. 물건의 성능과 만족도를 넘어 제품의 구매 과정에서 재미를 찾으려는 펀슈머(Fun-Sumer)가 화두가 되면서 외식·식품업계에도 펀 마케팅(Fun-Marketing) 열풍이 불고 있다. 동종업계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넘어 패션·화장품 업계까지, 소비 욕구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사진=각 업체제공

 

브랜드는 이미지 제고하고 소비자는 즐거운 이색 컬래버

외식·식품업계에서는 최근 경계를 무너뜨리는 이색 조합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컬래버레이션(이하 컬래버)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외식·식품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자 동종업계뿐 아니라 패션·화장품업계로까지 손을 뻗쳤다.

이색 컬래버는 낯설고 생소할 수 있지만, 노잼(NO+재미의 합성어로 재미없다는 뜻) 소비를 지양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 자체에서 재미와 만족감을 얻는 펀슈머 사이에서는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핫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펀슈머는 재미(Fun)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단어로 재미와 즐거움을 공유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이러한 이색 컬래버는 브랜드의 매출 상승을 목적으로 하지만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다시금 심어준다는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오랜 기간 사랑받는 친숙한 브랜드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이 만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경우 소비자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브랜드 입장에서는 서로의 바잉 파워와 소비층의 접점을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젊은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홍보할 수 있어 상호 윈윈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에 생각지도 못한 재밌는 협업이 식품·외식업계 곳곳에서 진행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건드리고 있다.

탐앤탐스는 테이크아웃 컵에 떡볶이를 넣은 ‘몰래 먹는 떡볶이’를 CU와 함께 개발 했다(왼쪽). 멕시카나는 오뚜기와 진짬뽕 소스를 치킨에 접목한 누꼬진짬뽕을 출시했다.
탐앤탐스는 테이크아웃 컵에 떡볶이를 넣은 ‘몰래 먹는 떡볶이’를 CU와 함께 개발 했다(왼쪽). 멕시카나는 오뚜기와 진짬뽕 소스를 치킨에 접목한 누꼬진짬뽕을 출시했다.

외식×식품업계 협업…익숙함×익숙함으로 새로움 탄생

가장 쉬우면서도 이슈를 불러모을 수 있는 것이 외식·식품업계 간의 협업이다. 아는 맛에 아는 맛이 더해지거나 익숙함과 익숙함이 만나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키며 소비자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외식 브랜드 스무디킹은 광동제약과 손잡고 쌍화를 활용한 음료 3종을 출시했다. 쌍화와 대추가 어우러져 달콤하고 부드러운 쌍화스무디, 진하게 우려낸 쌍화차에 건대추를 토핑한 쌍화티, 달콤한 쌍화차에 고소한 우유가 어우러진 쌍화밀크티 등으로 이번 컬래버를 통해 주 고객층인 중장년층과 쌍화를 새롭게 접하는 젋은층까지 소비층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커피 브랜드 탐앤탐스는 BGF 리테일이 운영하는 CU와 함께 테이크아웃 컵에 떡볶이를 넣은 ‘몰래 먹는 떡볶이’를 출시했다. ‘회사에서도 떡볶이를 몰래 먹을 수 있다’를 콘셉트로 출시 1주일 만에 2만 개 완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유당 성분을 줄인 락토프리 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의 마케팅을 위해 베이커리 카페 롤링핀과 제휴해 소잘(소화가 잘되는) 라떼, 소잘 로얄밀크티, 소잘 스팀밀크, 소잘 모닝세트 등 제품을 활용한 음료와 베이커리를 선보였다.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오리온과 협업해 치킨 데리야끼 칩세트를 판매했다. 데리야끼 샌드위치·오리온 감자엔 소스닷 청양데리야끼맛·음료로 구성된 제품이다. 피

자 브랜드 파파존스는 삼양식품의 불닭 소스를 활용한 불닭 핫 치킨 바비큐, 불닭 크림치즈 소스 피자를 출시해 불닭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치킨 브랜드 멕시카나는 롯데제과의 인기 스낵인 치토스와 컬래버해 치토스 치킨 콘스프맛을, 오뚜기와는 진짬뽕 소스를 치킨과 어울리도록 재해석한 누꼬진짬뽕을 출시했고 굽네치킨은 CJ제일제당의 햇반을 함께 판매하며 치밥(치킨+밥) 문화를 확산하는 한편 양사 공동으로 ‘치밥 요리교실’ 행사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오리온과 협업, 치킨팝 땡초찜닭맛 과자를 치킨에 토핑으로 올려 먹는 매콤 소이팝을 출시해 이색 조합으로 화제가 됐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는 동아제약과 박카스향 소르베를, 크라운제과와 아이스 죠리퐁을, 동서식품 오레오와 크래프트 하인즈의 크림치즈를 원료로 한 쿠키 앤 크림치즈에 이어 오리온과의 협업으로 초코파이情 제품을 출시했고 푸르밀은 농심 스낵 인디안밥의 맛을 살린 인디안밥 우유를, 크라운제과는 커피 브랜드 자뎅과 손잡고 죠리퐁맛 커피를 판매했다.

또한 롯데제과의 롯데 기린은 막걸리 브랜드 지평주조와 손잡고 양산빵 신제품 3종 통단팥빵, 단팥소보로, 옥수수소보로슈크림을 출시했다.

빵의 풍미와 식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평 생막걸리를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빵을 완성했다.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CU는 ‘인간사료(중독성이 강한 스낵, 젤리 등 먹거리를 일컫는 신조어)’ 콘셉트의 대용량 스낵 곰표 팝콘으로 인기를 얻었다.

곰표 밀가루의 복고풍 서체와 마스코트인 백곰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 밀가루 포대에 팝콘이 담긴 듯한 느낌으로 눈길을 끌었다.

소주 로고 슬리퍼에 부채표 활명수 티셔츠까지

그동안 일러스트레이터와 패션·뷰티업계가 협업해 패키지를 만드는 경우는 많았지만 식품업계와 패션업계가 공동작업을 시작한 지는 채 3~4년도 되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이들의 컬래버는 ‘한정판 푸드패션’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내며 ‘안 사면 안 되는’ 핫템(HOT+ITEM)으로 웃돈까지 얹어 거래되며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의류브랜드 무신사와 협업해 참이슬(CHAMISUL) 백팩을 400개 한정판매했다. 참이슬 백팩은 참이슬 오리지널 팩소주 모양을 가방으로 형상화했으며 바코드와 미성년자 경고문구까지 넣어 실제 패키지를 그대로 디자인했다.

부산의 향토 기업 대선주조는 지역 신발 브랜드 (주)지패션코리아의 콜카(KOLCA)와 손잡고 조이슬립(슬리퍼) 4000족에 대선소주의 로고를 담았다.

패션 브랜드 게스(GUESS)는 신세계푸드의 게스트로펍 데블스도어(DEVIL’s Door)와의 협업으로 후드 집업, 맨투맨, 모자 등 패션 아이템 4종을 출시했으며 동화약품 부채표 활명수와는 빨강과 초록, 게스의 삼각로고와 활명수의 부채로고를 활용한 티셔츠 4종과 데님 팬츠 1종, 데님백 1종을 제작해 호응을 얻었다.

SPC그룹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해피포인트는 국내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COVERNAT)과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등 인기메뉴 이미지를 활용한 맨투맨 3종을 한정 발매했고 신발 SPA 브랜드 슈펜은 빙그레와 투명 PVC 백을 비롯해 카드 지갑, 에코백, 모자, 양말 등 총 21종을 출시했다.

캐주얼 브랜드 TBJ는 진주햄의 천하장사와 천하장사 티셔츠를, LF의 남성복 브랜드 TNGT는 삼양식품과 컬래버해 삼양라면, 나가사끼 짬뽕, 불닭볶음면 등 삼양식품 대표 아이템의 로고가 담긴 티셔츠를 판매했다.

휠라코리아의 휠라(FILA)는 빙그레 메로나의 연녹색을 포인트로 한 운동화, 슬리퍼, 에코백, 모자를 출시했으며 휠라키즈(FILA KIDS)는 롯데제과 젤리셔스와의 협업으로 신발 모양을 본뜬 휠라젤리꾸미를 10만 개 제작해 휠라 키즈 매장 방문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코오롱 FnC의 스포츠웨어 브랜드 헤드(HEAD)는 코카콜라사의 음료 브랜드 환타의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출시했고 오뚜기는 한섬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옴므와 3분 카레옴므, 3분 짜장옴므를 선보였으며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남성복 브랜드 4XR과 패딩 점퍼, 맨투맨, 후드티를 출시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음식과 컬래버 제품을 판매하는 예도 있다. 스포츠 브랜드 배럴(BARREL)은 매운 일본카레 전문점 아비꼬(ABIKO)와 강원도 양양의 죽도해변에 카레 양양 팝업스토어를 열고 티셔츠, 휴대폰 케이스, 유리컵 등을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빙그레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컬래버를 통해 바나나맛우유, 딸기맛우유, 커피맛우유, 메론맛우유와 똑같이 생긴 화장품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왼쪽) 토니모리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독특한 협업. 쿠션, 틴트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빙그레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컬래버를 통해 바나나맛우유, 딸기맛우유, 커피맛우유, 메론맛우유와 똑같이 생긴 화장품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왼쪽) 토니모리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독특한 협업. 쿠션, 틴트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푸드메틱… 불닭 틴트까지 출시

식품(Food)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인 푸드메틱(Foodmetic)은 디자인뿐 아니라 제품의 용기, 맛과 향, 질감까지 식품 그대로를 재현한 화장품을 말한다.

이러한 제품은 특히 젊은층에게 반응이 좋으며 해외 관광객들의 기념품으로도 인기다. 하이트진로의 과일탄산주 이슬톡톡과 네오팜의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리얼베리어는 화장품 케이스에 이슬톡톡 복순이가 화장품을 들고 있는 일러스트를 새겨 넣었다.

이슬톡톡 캔 디자인의 틴케이스에 본품과 한정 제작된 전용잔으로 구성했으며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네오팜의 주 고객층인 2030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빙그레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라운드어라운드×바나나맛우유 이색 컬레버로 화제가 됐다. 바나나맛우유, 딸기맛우유 바디워시, 바디로션, 핸드크림, 립밤의 인기에 힘입어 커피맛우유, 메론맛우유로까지 확대시키며 히트했다.

또한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 토탈 오럴케어 브랜드 2080 브랜드와 협업해 메로나 모양을 한 칫솔 케이스와 칫솔을 제작, ‘빙그레 어린이 그림잔치’에서 기념품으로 나눠준 것이 화제가 되면서 판매로까지 이어졌다.

메디힐은 신세계푸드의 건강음료 브랜드 스무디킹과,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리더스코스메틱은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와 협업해 마스크팩을 출시했다.
메디힐은 신세계푸드의 건강음료 브랜드 스무디킹과,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리더스코스메틱은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와 협업해 마스크팩을 출시했다.

메디힐은 신세계푸드의 건강음료 브랜드 스무디킹과 협업해 딸기, 망고, 복숭아 마스크팩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무디 용기 모양을 마스크팩 패키지에 활용, 아이디어가 돋보였으며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리더스코스메틱은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를 활용한 인&아웃 뷰티케어 마스크팩을 내놨다.

토니모리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의 독특한 컬래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매운맛에 달아오른 빨간 피부도 걱정 없는 핫 커버닭 쿠션, 불닭 소스를 연상시키는 립소스 틴트 등 스토리텔링을 입혀 유쾌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의 2080과 치약을, 화장품 브랜드 스와니코코와는 밀가루 쿠션, 밀가루 핸드크림, 밀가루 썬크림을 출시했다.

라벨영은 마요네즈 용기를 꼭 닮은 쇼킹 마요네즈 헤어팩으로 코덕(코스메틱 덕후)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더샘은 초코파이를 모티브로 핸드크림을 출시, 진짜 마시멜로와 같은 폭신폭신한 제형과 실제 초코파이 봉지를 똑같이 재현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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