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백설 다시다 ‘대한민국 대표조미료’
서른살 백설 다시다 ‘대한민국 대표조미료’
  • 김병조
  • 승인 2005.11.1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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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이기고 시장 80% 점유
‘고향의 맛’ 다시다가 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1975년 11월 20일 첫 선을 보인 백설 ‘다시다’는 안방 식탁에 큰 변화를 가져온 한국형 복합조미료이다. 30년의 세월동안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치열한 추격을 물리치고 최후 승자가 된 덕분에 복합조미료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오랜 식품 제조 기술과 엄선된 고급 원료로 만들어낸 이 제품은 초창기의 ‘쇠고기 다시다’, ‘멸치다시다’를 비롯해 80년대의 ‘조개 다시다’, ‘냉면 다시다’, 2000년대의 ‘가쓰오’, ‘해맑은 멸치’ 등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가고 있다.

다시다는 현재 복합조미료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91년 51%의 시장점유율을 보인이래 71.2%(98년), 76.3%(99년), 80%(2002년)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다시다의 성공 신화 뒤에는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있었다. 이 상품은 기존의 발효조미료 시장에서 새로 창출해낸 블루오션이었다.

70년대 중반까지 발효조미료 시장을 주도하던 ㈜미원(현 대상)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 천연복합조미료 다시다였다. 쇠고기와 파, 마늘, 양파 등 천연 양념이 이상적으로 배합돼 우리 고유의 국물맛을 손쉽게 내주는 천연복합조미료라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조리시간이 짧고 보관과 휴대가 간편하다는 이점도 다시다 인기에 한몫을 했다.

미원은 1982년 ‘맛나’를 출시해 다시다에 도전장을 냈으나 고배를 마셨다. 94년 생산된 LG의 ‘맛그린’과 96년 대상의 ‘진육수’도 다시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각사의 마케팅 역량이 총결집됐던 ‘조미료 전쟁’에서 마지막 승자가 된 CJ의 다시다는 성공적 마케팅의 교본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다시다는 현재 상품 구매자의 96%가 재구매 의사를 나타낼 만큼 매우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1996년 중국에도 진출했다. 2002년부터는 중국 청도 공장에 연간 4천t 규모의 다시다 생산시설을 갖추고 ‘대희대’(大喜大)라는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김해동 MD1 대표이사 겸 CJ 식품BU장


다시다와 함께 한 30년, 김해동 식품BU장
대한민국 조미료 역사의 산 증인

30년을 지켜온 장수 상품 다시다 뒤에는 청춘을 바쳐 30년을 함께 동고동락해온 사람이 있다. CJ에서 MD1 대표이사 겸 식품BU장을 맡고 있는 김해동 대표가 그 주인공. 다시다가 처음 출시된 1975년 CJ에 입사한 김 대표는 올해 30년 근속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84년부터 86년까지 다시다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하던 시기에 조미료특판1과 팀장을 맡아 치열했던 조미료 전쟁터를 누빈 산 증인이다. 그는 당시를 경쟁제품의 도전을 뿌리치고, 조미료 시장에서 다시다의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시기로 기억한다.

CJ는 ‘다시다’로 당시 전통적인 경쟁자였던 미원의 경쟁제품 ‘맛나’와 일전을 벌이던 때였다. 김 대표는 거래선 확보를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며 새벽까지 판촉물 부착을 하곤 했다고 털어놓는다.

경쟁제품을 마케팅 및 영업력에서 앞선 ‘다시다’는 80년대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조미료 시장을 평정했다. 85년 다시다 연매출은 200억원, 지난 해 연매출은 1800억원이다. 20년 동안 9배의 성장을 한 셈.

다시다의 성장과 함께 성장한 김 대표는 서울2사업부와 특판1사업부, 동부SU장을 거쳐 작년 말 다시다와 함께 햇반, 쁘티첼, 육가공식품 등 CJ의 식품사업을 총괄하는 식품BU장에 올랐다.

김 대표는 그때의 경험을 잊지 못하는 듯 CJ의 식품을 총괄하고 있는 지금도 제품 진열과 판촉 행사까지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곤 한다. 제품의 이미지와 가치를 소비자에게 직접적이고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 대표는 매월 첫날 전체 MD1과 식품BU 등 2천명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자상한 선배이기도 하다. 다시다 30년을 맞은 11월의 메시지는 ‘오늘은 새로운 날, 날마다 작은 차이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11월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김해동’이었다.

‘그래 이 맛이야’ 고향의 맛 다시다!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새로운 광고 시도

다시다 하면 떠오르는 말은? ‘그래 이 맛이야’, ‘고향의 맛 다시다’

누구나 들으면 ‘아 그거’라고 할 수 있는 광고카피는 그리 많지 않다. 다시다는 몇 안 되는 유명 광고카피를 가진 제품이다. 그만큼 오늘날 다시다가 있기까지 광고가 차지한 비중이 크다는 말이다.

다시다가 30년 동안 사랑 받는 장수 브랜드가 되는 데 크게 기여한 다시다 광고는 제품 광고가 아니라 기업광고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을 정도로 대한민국 광고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원래 다시다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보면 입맛이 다셔진다’ 또는 ‘입맛을 다시다’란 의태어에서 나왔다. ‘입맛 다신다’는 표현은 신세대가 잘 모르는 우리말을 소개하는 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됐지만, ‘다시다’는 누구나 아는 복합조미료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가장 널리 알려진 다시다 광고는 ‘고향의 맛’ 캠페인이다. 1975년 출시된 다시다는 ‘쇠고기 국물 맛 쇠고기 다시다’로 소비자들이 처음 접하는 새로운 조미료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법을 전달했다.

소비자의 고급화 지향과 경쟁 고급 조미료 출시에 맞춰 87년부터는 우리 고유의 맛인 쇠고기 국물 맛을 ‘고향의 맛’으로 승화시킨 캠페인을 전개했다. ‘고향의 맛 다시다’는 87년부터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전략 하에서 그 가치를 확장해왔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토속적인 생활 속의 맛을 주제로 한국인이 모두 공감하는 생생한 계절음식과 다시다 간의 강한 연계 형성에 주력해 ‘고향의 맛’, ‘우리의 맛’을 핵심 메시지로 ‘어머니의 손맛’, ‘추수’, ‘명절’, ‘혼례식’, ‘다시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다양한 광고를 선보였다.

이후 1990년 초기에는 ‘잃어버린 고향의 발견’이란 주제로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는 ‘황해도 연백’, ‘연변 일송정’, ‘연변 연길시장’, ‘민통선 김정구’ 편을 선보였다. 90년대 중반에는 ‘맛의 근원을 찾아서’로 ‘지리산 싸리버섯 찌개’, ‘서귀포 해물 뚝배기’ 등 지역별 별미 기행을 통한 맛의 비법을 찾아보기도 했다. 또한 90년대 후반에는 ‘고향의 가치와 승화’를 통해 IMF 상황에서의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아버지’, ‘날 받아놓은 딸’ 그리고 주부들의 가슴 깊이 공감을 가져온 ‘산후조리’ 편을 방송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 식생활의 변화에 맞춰 주부들의 눈높이에서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내를 위해 낙지전골을 준비하는 남편이 실수로 밥은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나의 실수’편이나,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내를 위해 수제비를 준비해놓고 지하철역으로 마중 나온 남편 이야기인 ‘비 오는 날의 수제비’편, 신세대 부부가 서로 일심동체가 되는 ‘포구’, ‘갯벌’편으로 맛있는 생활과 젊고 신선한 다시다를 표방하고 있다.

3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다시다 광고는 오히려 더 젊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시다 30년, 찌개 993억 그릇 끓였다
총판매량 49만 6800여t, 판매액 2조 1517억원 기록

CJ 백설 ‘다시다’는 오랜 기간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식탁에 오른 장수 인기 브랜드인 만큼 그 기록도 눈부시다. 총 판매량은 49만 6800t이며 총 판매액은 2조 1517억원이다. 100g 제품을 기준으로 했을 때 총 49억 6800만개의 제품이 팔렸으며, 이를 다시 환산하면 연간 1억 6500만개, 1분당 319개가 팔린 것이다.

그동안 팔린 다시다로 총 993억 6천 7백만 그릇의 찌개를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의 1천만 가정이 9900여차례의 식사를 할 수 있는 양이다. 4인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한민국의 전 국민이 9.2년 동안 매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막대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팔린 다시다 파우치를 전부 이어붙인 길이도 엄청나다. 300g 제품을 기준으로 했을 때 팔린 제품을 가로로 이어붙인 길이는 총 36만 4천km. 지구를 9바퀴 돌 수 있는 거리이다. 또 다시다를 전부 쌓았을 때의 높이는 5만km에 이른다. 에베레스트 산의 5,618배에 해당한다.

다시다의 장수 비결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다시다를 보완한 ‘다시다 골드’를 통해 제품군의 다양화를 시도했으며, 천연 유기농 재료로 차별화되는 ‘다시다 순’을 통해 프리미엄 조미료 시장을 개척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1981년 40억원의 매출에서 꾸준히 상승해 2005년 현재 연간 1800여억의 매출을 올리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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