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프랜차이즈업계의 경우 일부 매장이 휴업에 들어가는가 하면 몇몇 업체는 아예 중국 내 모든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정상 영업을 하는 매장들도 방문하는 손님이 손에 꼽을 만큼 적어 매출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우한에 1호점을 연 처갓집 양념치킨은 영업을 중단했으며 BBQ는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 내 50여 개 전 매장이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BBQ 관계자는 “본사에서 전체 중국 매장에 휴업 지침을 내려 현재는 모두 휴업 중이다. 영업 재개 시점을 예상할 수 없어 답답한 상태”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KFC, 피자헛은 우한 내 매장 대부분을 폐쇄했으며, 미스터피자도 중국 내 130여 개 매장 중 일부 매장이 휴점에 들어갔다. 중국 내 약 300개 매장을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도 일부 매장이 휴점에 들어갔으며 스타벅스커피는 4100개 매장 중 절반 이상이 영업을 중단했다.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우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도 마찬가지다. 베이징에서 가장 영업이 잘되는 기린사 지역의 와라와라의 경우 지난달 30일 기준 매출이 95% 하락했다. 이곳 온대성 사장은 “거리에 인적이 없을 만큼 조용하고, 종일 고객이 13명 방문했다”며 “모든 한식당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사스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온 사장은 현재 중국 내 대장금, 와라와라 등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1개 매장은 휴업을 하고 있고, 3개 매장은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도 마찬가지다. 한식세계화상해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경범 사장은 한향원과 판소리, 상하이 공항 푸드코트 등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 10일 춘절이 끝나고 고향에 갔던 직원들이 복귀하는 날이지만 휴일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며 “한인타운 내 약 200여 개 업소가 밀집해 있지만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고, 오픈한 곳도 매출이 90% 이상 추락해 거리 자체가 한산하다”고 말했다.
상하이 한인타운에 위치한 대형복합쇼핑몰 완상청에 있는 식당가도 지난 14일 현재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이곳에 입점해 있는 더본차이나의 본가도 다음주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칭다오에서 한식당 김가네를 운영하고 있는 안중철 사장은 “전체 음식점의 10% 정도만 오픈한 상황으로 아직까지 동북지역으로 춘절을 보내러 간 직원이 복귀를 못해 일할 직원도 없는 상황”이라며 “길거리에 사람이 다니지 않는 데다 영화관, 대형쇼핑몰 등 대중 밀집장소는 영업을 하지 않고, 마트만 문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식당이 영업을 하기 위해 김치 등 식재료 수급이 중요한 상황에서 생산공장이 이번주부터 방역에 통과한 업체부터 가동을 하기 시작해 식재료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우한과 근접한 지역에 위치한 매장은 없지만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일부 매장은 휴업에 들어갔다”며 “정상 영업을 하는 매장들도 국내보다 훨씬 매출 하락이 크고, 특히 대형몰에 입점한 매장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주문이 증가한 배달음식의 경우 배달원이 현관 앞까지 가지 않고 대문이나 아파트 단지 앞에 음식을 두고 가면 주문자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배달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