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식당인가, 레스토랑인가?
우리 집은 식당인가, 레스토랑인가?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승인 2020.03.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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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식당과 레스토랑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혹자는 한식을 파는 곳은 식당이고 양식을 파는 곳은 레스토랑이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또는 고급 음식점은 레스토랑이고 싸구려 음식점은 식당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식사하는 장소를 의미하는 레스토랑(restaurant)의 어원은 회복하다는 의미의 ‘restore’에서 비롯됐다. 그 유래를 보면 프랑스에서 사람들의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음식을 파는 곳이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어원이 시작된 시대적 배경을 보면 당시 외식은 집을 떠나 여행하던 사람들이 지친 심신 상태에서 기운을 차리기 위해 해야 했던 일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다양한 맛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 공간으로 변화무쌍하게 탈바꿈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의미는 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음식점은 끼니를 해결해 주는 곳으로 음식의 생태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고 탐미적 욕구를 해소하는 심리적 기능과 더불어 인간의 사회활동에 가장 필요한 매개체 역할로서의 사회적 기능도 수행한다. 

많은 나라들이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수요보다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심화 되는데 외식사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음식의 다양한 기능을 충족시키면서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사업의 관건이며 이는 업종과 함께 고려해야 할 핵심요소인 ‘업태’로 자기매김했다.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업체들이 등장하고 문을 닫기를 반복하는 현대 외식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업종과 업태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사업의 성패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성공한 업체는 결국 업종과 업태를 제대로 선택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업종과 업태를 선택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바로 근본적인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음식점이 무엇을 파는 곳이냐는 질문을 던져보면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 좋은 서비스, 가성비 높은 메뉴 등과 같은 대답을 한다. 그래서인지 최고의 맛을 내는 비법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실제로도 양념이나 육수 등을 만드는 방법(레시피)을 제법 거금을 주고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맛이 나지 않아 사업에 실패도 하고 또 다른 비법이 있는지 찾아다니는 안타까운 모습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은 매우 중요한 상품적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핵심요소는 ‘온전한 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음식점은 레스토랑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쉼을 판매하는 곳이어야 한다.

여기에서 ‘쉼’이란 사람들이 무언가를 다시 만들어 내기 위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즉 밥을 먹고 난 사람들이 맛있게 먹었다, 배부르다 등의 느낌만 갖는 것이 아니라 식사라는 행위를 통해 재생산을 위한 긍정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최고급 식재료나 시설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분식 메뉴를 팔고 있어도 이용한 손님들이 긍정의 에너지를 얻고 갈 수 있는 온전한 쉼터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당당히 레스토랑의 자격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밥집, 식당, 맛집, 레스토랑 등과 같이 명칭에 따라 음식점의 품격이 각양각색이지만 온전한 쉼을 줄 수 있다면 업종과 업태를 불문하고 진정한 레스토랑의 품격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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