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2개월, 외식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자영업자들은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매출이 평소에 비해 10% 남짓한 곳도 많다. 매출이 급감하자 고육지책으로 일부 자영업자들은 휴업을 하거나 직원들을 감원하고 유·무급 순환 휴직을 시키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 조차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최고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외식업을 운영하는 K 사장은 “밤낮없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밤이면 불야성을 이뤘던 거리가 일시에 인적이 끊기고 불 꺼진 점포들을 보노라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이는 대구만의 모습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평균 50~60% 추락했다. 2개월째 이런 상황이니 생활비는 고사하고 임대료가 걱정이다. 얼마나 더 버텨야 하는지도 막막하다. 이러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크다.
40~50년 자영업을 해온 경영주들조차 오랜 세월 영업을 해오면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당해 봤지만 요즈음 같은 재앙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은 역사상 최악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4주간 외식업체의 92.7%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소상공인연합회는 회원의 97.6%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대출 절차 복잡… 담보·신용있어야 가능해
많은 외식업 종사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견뎌야 한다는 각오를 수없이 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각오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정부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추경을 하고 지원금을 수 조원 집행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자영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은 거의 없다.
은행 대출을 알아 보니 담보물건을 요구하지만 담보물건이 있을리 없다. 지금의 신용으론 신용대출은 어림없는 일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소상공인 경영애로자금을 신청하려 해도 이 역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절차도 복잡하다. 설령 서류를 다 준비해도 현재 신청 건이 폭주해 언제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까마득한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근근이 부어온 적금과 보험을 깨 적자를 메웠지만 이제는 더 이상 깰 적금도 보험도 없다. 임대료에 인건비에 다가오는 하루하루가 무섭기만 하다.
폐업을 하려고 해도 개업할 때 들어간 권리금은 날라갈 것이 뻔하고 집기며 기물을 사느라 들인 비용, 거래처 외상대금 등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사태가 진정된 후 다시 창업하려 해도 수중에 남은 돈이 없으니 어찌할 수도 없고 그저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문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다.
폐업 후 지원 소용없어… 타이밍이 중요
지금 자영업자들에게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위기 상황이다. 지원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 자영업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만일 코로나 사태가 2~3개월 지속 된다면 국내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은 초토화될 것이 뻔하다. 모두가 초토화돼 폐업한 후에 지원해 준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모두가 망한 후에나 빌려주고 지원해 줄거냐’ 는 목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