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수수료 개편, 외식업계 협·단체 “독과점 횡포” 반발
배민 수수료 개편, 외식업계 협·단체 “독과점 횡포” 반발
  • 박현군 기자,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4.09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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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상황… 감시·규제할 근거 마련해야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논란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일부터 5.8%의 수수료 부과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했다. 이를 놓고 외식업주들과 소비자들은 ‘독과점의 횡포’라며 탈퇴 운동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판의 목소리가 연일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외식업계의 협·단체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배민 정률제, 식당 순이익 대다수 가져가겠다는 것”
신훈 외식산업중앙회 기획조정실장

"배달의 민족이 주장하는 수수료 5.8%는 사실과 다르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받은 음식을 배달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업주들이 지불 해야 하는 배달 비용은 15%에서 20%에 달한다. 배민은 배달앱 주문 중계와 오토바이 배달을 함께하는 ‘배민 라이더스’ 서비스도 함께 운용 중이다. 이 서비스는 매출 당 16.4%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는 ㈜우아한 형제들도 외식업소에서 지불해야 하는 배달 비용의 적정선이 15%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배달 전문 업소들 중 배민 라이더스를 이용하면서 배민 용기 등 부가 서비스까지 이용할 경우 매출의 30%~40%까지 지불하기도 한다.

이달부터 적용되는 배민의 주문 수수료 5.8%만 가지고 전국 회원사들의 경영환경에 대입해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대다수 회원사가 배민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매장 임대료를 뛰어넘었다.

물론 배달 시스템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배달 시스템을 통해 지불되는 수수료는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낮아야 한다. 신용카드 회사는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VAN, IT시스템, 충분한 자본금 확충 등 관련 인프라를 만들고 투자한다. 신용카드 수수료에는 그 인프라를 만들고 유지·관리하는 비용이 포함된 것이다.

그럼에도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수수료율을 꾸준히 낮춰왔다. 반면 배민의 사업 인프라는 ㈜우아한형제들이 만들지 않았다. 삼성전자·SK텔레콤 등 IT업체와 정부가 협력해서 만들어 놓은 정보통신 인프라에 무임승차한 스타트업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외식업체들에게 거둬들이는 수수료도 신용카드보다 훨씬 낮아야 한다. 현재 배민의 정률제 수수료 체계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빨대를 꽂아 자기만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배민 수수료 5.8% 외식업소 부담만 가중”
이주택 외식산업협회 상무

"배달의 민족이 새로운 요금체계로 도입한 오픈서비스(건당 수수료가 5.8%이며, 부가세 미포함)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인건비·식자재비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수요의 급감으로 외식업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배민의 새로운 요금체제는 외식업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배민의 오픈서비스에 등록하면, 음식점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수수료를 많이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오픈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을 경우, 음식점의 노출이 극히 제한되어 기존보다 매출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외식업주들은 수수료를 많이 내더라도 매출유지와 광고(업체 노출)를 위해 건당 5.8%(부가세 미포함) 수수료를 지불하는 오픈서비스의 가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일부 음식점에서는 오픈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순이익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메뉴 가격의 인상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소비자의 반발이 우려된다.

독과점적 위치에서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정부기관에서의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며, 과도한 수수료 책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을 기회 삼아 공정한 경쟁질서가 유지되면서 모든 업계종사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배민 수수료 개편은 '아전인수'… 감시·규제할 근거 마련해야”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 팀장

"배달의민족은 그동안 요기요와 자신들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정액제’라고 늘 강조하면서 상생을 내세웠다. 그러더니 이번에 정률제로 수수료를 개편하고는 이것 역시 상생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아전인수격 해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 덕분에 이만큼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민이 특히나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에 수수료 개편을 시행한 데 대해 굉장히 실망스럽다.

이처럼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개편을 강행할 수 있는 것은 배달앱 시장 점유율 때문이다. 독과점을 넘어 사실상 독점이라 볼 수 있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수수료 개편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인해 배달앱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메뉴 가격은 인상될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심사에서 해당 내용을 집중 조사 하겠다고 예고했다. 심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필요한 것은 이들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다. 배달앱이 새로운 플랫폼이다 보니 정확한 담당 부처도 관련 법안도 없다. 정부는 플랫폼 분야의 별도 부서를 지정해서 이들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규제할 수 있는 소관 법 등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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