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외식사업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코로나 이후 외식사업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 김맹진 백석예술대 관광학부 교수
  • 승인 2020.06.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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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코로나19 앞에서 지구촌 사람들이 벌벌 떨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 이렇게 나약할 수 없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마저 선입견 없이 만나기가 어렵다. 저 사람은 주로 어디를 다니고  누구를 만날까? 설마 무증상 감염자는 아닐 테지?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사회. 2020년의 인류는 고통스럽다. 언제까지 감내해야 할지도 알 수 없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적인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어느 산업이라고 다를까마는 외식업체는 매출이 격감하고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카운터에서 “손님이 좀 늘었나요? 오늘은 지난번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라고 버릇처럼 말하면 주인은 “오실 때마다 관심 갖고 물어봐주시니 감사해요.”라고 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때 즐겨 찾았던 학교 부근의 생선구이집은 아예 문을 닫았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돼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이전처럼 외식업체의 고객이 늘어나고 매출이 회복될 수 있을까? 전염병의 위험 때문에 발길을 끊은 고객이 다시 돌아왔을 때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여기저기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코로나 이후 어떻게 변화해야 산업이 다시 활성화되고 삶이 더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외식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 외식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더욱 위생과 안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이들이 세균과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한 외식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집 안팎에서 음식을 한 테이블에 차려놓고 나누어 먹는다. 농경시대부터 가족과 씨족이 더불어 음식을 나누며 공동체의 단결을 도모하던 문화의 소산이다. 이러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식사를 할 때마다 께름칙한 경험을 하곤 한다.

반찬과 찌개, 탕 등의 음식을 한 상에 차려놓고 먹다 보면 각자의 입속에 들어갔던 젓가락과 숟가락에 묻은 침과 음식이 섞인다. 건강한 사람들끼리는 문제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위생적인 식사 방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수년 전부터 앞접시와 개별 국그릇, 국자와 집게 등의 보조도구를 사용해 음식을 덜어 먹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아직도 많은 음식점은 김치나 나물, 국 등의 여러 가지 반찬을 일행이 함께 먹도록 하고 있다. 하나의 반찬 그릇에 여러 사람의 젓가락과 숟가락이 교대로 들락거리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 전통의 음식을 나눠 먹는 공식(共食)문화가 코로나 이후에도 지지받을지 생각해 볼 문제다.

개인별로 각자의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는 서양 국가들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훨씬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주장할 사람이 있을 법하다. 지금껏 괜찮았으니 앞으로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안이함은 벗어나야 한다. 코로나 이후 외식 소비자의 심리는 이전과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에 집착해왔던 외식사업 경영에도 반성이 있어야 한다. 식재료 획득과 메뉴 구성, 공간설계, 서비스 절차, 상품전달, 인력 운영 등의 여러 측면에서 과감한 변화가 시도돼야 한다. 소비자의 안전하고 행복한 외식 생활이 무엇 보다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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