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 인상·근로자 해고금지 요구
경영계, 마이너스 성장·지급능력 하락 수용불가
내년 최저임금 협상이 민주노총의 몽니로 인해 안개 속으로 빠졌다.
노사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근로자 측 안 1만 원, 사용자 측 안 8410원을 전달받았다.
근로자 측은 시급 1만 원을 주장하면서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실생활이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것과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근거로 내세웠다.
반면 사용자 측은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성장 예상과 소상공인의 지급능력 하락을 근거로 지난해 대비 2.1% 삭감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들은 지난 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4차 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 제도는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도 사용자 위원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로 올해 한국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역성장 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 경영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요구는 최저임금 1만 원에 그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지난 1일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 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갖기로 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 협약’도 경영상의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명문화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최저임금 1만 원 관철과 경영상 이유로 직원 해고 금지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와 소상공인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는 오히려 고용불안을 가중시켜 저임금 근로자들의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이라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프랜차이즈업계를 비롯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한계상황에 서 있다”며 “여기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해고금지 명문화는 결국 기업에게 문을 닫으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에게 무조건 시급 1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근로자 측의 주장은 우리에게 직원을 해고하고 사업을 접으라는 것”이라며 “노동계와 정부·여당이 최저임금 인상을 관철하고 싶다면 소상공인 업종의 최저임금은 별도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부결 결정은 유감이며 여전히 소상공인에게 불리하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임을 다시 한번 재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다음달 5일이다. 이의신청 등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이달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