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완성, 밸런스에 주목하라
맛의 완성, 밸런스에 주목하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0.07.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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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요즘처럼 음식에 관한 관심이 높은 적은 없었다.

한때 철학적인 주제처럼 회자되던 ‘인간은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제는 먹기 위해 사는 세상이라는 말에 감히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어느 사회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고도산업화 이후의 풍요로운 식생활이다.

우리나라도  60년대 이후 실로 눈 깜짝할 사이에 선진사회를 넘나드는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초근목피에 보릿고개 등 굶주림이 일상처럼 존재했던 시대가 우리가 기억조차 못 하는 먼 조상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요즘 세상에 넘쳐나는 음식과 맛에 대한 향연들은 어떻게 나타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음식에 대한 혼란이 아직도 생생하게 공존하는 특이함을 갖고 있다. 

과연 ‘맛’이라고 하는 것은 인류에게 있어서 영원한 것일까? 마치 과학 공상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더이상 사람들이 식량으로 생명을 유지하지 않는 날이 찾아올 것인가?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다양한 바이오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인간의 수명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신체 장기들도 인공적으로 대체하면서 언젠가는 사람들도 식량에서 생명 에너지를 얻기보다는 인공 에너지를 통해 활동을 영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단지 허구적인 것으로만 그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것이 가능하던 그렇지 않던 확실한 것은 우리 사회가 겪었던 단기간의 경제성장보다는 훨씬 나중에나 겪을 일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맛이란 무엇일까? 학계에서도 맛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나마 과학적인 측면에서 다루는 관능적인 미각의 개념으로만 이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맛의 개념을 마케팅에 접목할 수 없었고 단지 조리학적 차원에서 음식의 관능적 미각 향상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과거와 달리 사람들이 식사를 통해 만족하고 궁극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과정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외식산업에서는 경쟁이 포화상태를 넘어서고 사업 사이클이 점점 단축되는 상황에서 맛에 관한 경영학적 분석은 절실히 요구된다. 

외식사업에서의 맛은 음식, 시설(분위기), 인적서비스 등 3가지에 의해 결정되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3가지 요소를 어떤 비중으로 구성하는가이다. 특정 사회의 안정된 상태와 성숙도에 따라 3가지 요소에 대한 중요도가 달라진다. 불안정한 사회일수록 우선 음식 맛에 대한 집중도가 극히 편중적이다. 그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것은 시설이고 가장 나중에 인적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발생한다. 가장 완벽한 맛은 음식, 시설, 인적서비스가 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나타나지만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비율대로 구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수준이 음식 맛에 편중되는 상황이라면 음식의 재료와 소스 그리고 모양과 식감 등 음식 자체에 가장 비중을 높게 둬야 맛집으로 평가받는다. 우리 사회는 과거 양적 포만감이 맛으로 대변되던 시대에서 질적 미각에 대한 수준이 향상되고 각종 방송 매체와 SNS 등을 통한 시각적 자극이 고조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음식에 이어 시설적인 요소에 대한 비중을 높여가는 단계에 들어섰다. 머잖은 미래에 우리 사회에도 인적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겠지만 아직은 음식에 대한 편중성이 매우 높고 서서히 시설과 분위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가는 실정이다.

외식산업에서 맛의 완성은 곧 외식사업의 성공을 의미한다. 경영학적 차원에서 맛의 완성은 음식, 시설, 인적서비스 등의 3가지가 소비자의 요구수준과 제대로 균형(balance)을 맞췄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 황금비율을 찾아 소비자 수준을 뛰어넘도록 실천하는 것이 사업자가 반드시 짚어가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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