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구독 서비스’ 본격 도입
식품·외식업계 ‘구독 서비스’ 본격 도입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8.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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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월정액 이용 서비스 도입
과자·아이스크림·과일까지… 신개념 유통 확산

식품·외식업계가 본격적인 ‘구독 서비스’ 도입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식품·외식업계는 구독 서비스 도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외식·식품·유통기업에서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살펴봤다. 사진=각사 제공

 

구독경제란 소유경제와 공유경제에 이어 등장한 신개념 경제모델로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구독 서비스는 월정액료를 지불하면 정해진 날짜에 지정된 주소로 상품을 배송하는 형태의 ‘정기배송’ 형태와 월정액료를 결제하면 일정 기간 무제한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이용’ 형태가 대표적이다.

구독 서비스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배송해주거나 일정 기간 무제한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할인된 가격으로 여러 상품과 서비스를 폭넓게 경험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한다. 또한 매번 제품을 골라 구매할 필요가 없어 의사결정 및 구입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선택의 피로감을 낮춰준다는 장점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 측면에서 편의성을 높여주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기업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수익 보장과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주문 횟수나 수량, 특성 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개인별 맞춤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어 많은 기업이 구독 서비스에 뛰어드는 추세다.
한편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약 5300억 달러(한화 약 632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오는 2023년까지 전 세계 기업 75%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예상했다.

사진 왼쪽부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제철 과일 구독 서비스,  배상면주가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 오설록 차(茶)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
사진 왼쪽부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제철 과일 구독 서비스, 배상면주가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 오설록 차(茶)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

베이커리 업계 ‘구독 서비스’ 전쟁 시작
국내 베이커리 1, 2위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최근 구독 서비스를 실시하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달 6일 베이커리 브랜드 중 처음으로 커피와 프리미엄 식빵, 모닝세트 등을 월마다 정기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1만9900원을 내면 30일 동안 매일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뚜레쥬르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3000원 대로 30일간 빠짐없이 이용할 경우 한 잔당 정가 대비 80% 이상 할인된 700원에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정가로 계산하면 7일만 이용해도 가격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커피 외에도 한 달에 7900원을 지불하면 주 1회 프리미엄 식빵을, 월 4만9500원을 내면 한 달 동안(주말 제외) 커피와 샌드위치로 구성된 모닝세트를 제공한다. 식빵과 모닝세트 월 구독료 개별 구매 가격과 비교하면 5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다만 뚜레쥬르의 구독 서비스는 빵을 정기배송 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월 구독료를 내고 매장을 방문해 빵을 사가는 방식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그동안 반복 구매 비중이 높았던 식음료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배송을 하지 않는 대신 고객들이 정가 대비 최대 80%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20일 커피와 샌드위치 세트를 한 달 동안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월간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구독 서비스는 월 1만9800원에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 아메리카노를 이용할 수 있는 ‘커피 구독권’과 월 4만8900원에 식사용으로 좋은 12종의 포카차·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 세트를 즐길 수 있는 ‘파리의아침 구독권’으로 구성됐다. SPC그룹 통합 어플리케이션 해피앱을 통해 원하는 구독권을 선결제한 후 매장에서 모바일 바코드를 제시하면 이용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파바 딜리버리, 갓 구운 빵 서비스에 이어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 파리바게뜨만의 차별화된 구독 서비스를 가맹점까지 확대해 고객 만족은 물론 가맹점 매출 신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도 지난 6월 시범적으로 월 9900원에 30일간 매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1잔씩 마실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던킨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스몰 사이즈 기준 3500원이다. 30일 동안 매일 구독권을 이용할 경우 정가 대비 91% 할인된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에 따라 던킨 커피 정기 구독권은 판매 기간을 5일로 한정했음에도 선착순 200개의 구독권이 연일 완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식품·유통업계, 과자·과일 등 정기배송
식품·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 형태는 정기배송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선보였다. 월간 과자는 월 9900원의 구독료를 3개월 선결제하면 롯데제과의 인기과자 제품을 중심으로 매월 다양하게 구성된 과자 박스를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과자 구성은 미리 알 수 없다. 이용자들에게 ‘선물 받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다만 그 달 출시된 신제품을 추가로 증정하고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월간 과자 구독권은 선착순 200명에 한해 판매됐으며 출시한 지 3시간 만에 완판됐다.

롯데제과는 월간 과자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15일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나뚜루’를 론칭했다. 월간 나뚜루는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나뚜루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매월 다른 테마를 적용, 그에 맞는 제품을 나뚜르 브랜드 매니저가 엄선해 제품을 구성한다. 구성 내용은 제품을 받을 때까지 비공개로 진행된다. 구독료는 월 2만6400원이며 3개월 선결제 방식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월간 나뚜루, 월간 과자 등 과자 구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월간 과자 2차 모집은 8월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5월부터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월 구독료 18만 원을 내면 매주 신세계백화점 청과 바이어가 직접 고른 20만 원 상당의 고급 제철 과일 3~5종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 구독료가 저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구독률이 85%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신세계 관계자는 “무거운 과일을 직접 장을 봐 운반할 필요없이 배송 받을 수 있고 전문가의 큐레이션을 원하는 수요도 많아지면서 구독서비스가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류업체 배상면주가는 지난 1월 온라인 쇼핑몰 홈술닷컴 오픈과 함께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면 판매 중인 배상면주가 포천LB의 막걸리 또는 막걸리와 안주 세트를 원하는 주기에 맞춰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정기구독 신청 고객은 10%의 구매 할인 혜택과 맛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제품을 교환해주는 품질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정기구독 고객에게 우선 출고해 출고 지연이나 품절 시 다른 고객보다 먼저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1월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회원 수는 매달 10%, 월 매출은 매달 20%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티 브랜드 오설록은 차(茶)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을 운영하고 있다. 월 구독료 2만9000원을 내면 구독자에게 달마다 가장 마시기 좋은 차를 큐레이션해 제공하고 차 종류에 따라 다구와 차 관련 소품을 함께 꾸려 배송한다. ‘티 테이스팅 노트’를 구성품으로 동봉해 구독 고객이 차의 매력을 더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한지수 혜전대 호텔조리외식계열 외래교수는 “구독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식품업계를 거쳐 외식업계로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독서비스 도입이 고정 수익 창출과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지나친 할인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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