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트렌드에 수제맥주 뜬다
‘홈술’ 트렌드에 수제맥주 뜬다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8.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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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부담 줄인 주세법 개정·日맥주 불매운동 영향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주류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체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제맥주는 주세법 개정, 홈술 트렌드 확산 등에 힘입어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류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수제맥주에 대해 살펴봤다. 사진=각사 제공

홈술·혼술 트렌드에 수제맥주 인기
코로나19의 여파로 ‘홈술’·‘혼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대표 수제맥주 기업 제주맥주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연 매출을 뛰어넘는 성과를 얻었으며, 편의점 CU가 선보인 ‘곰표밀맥주’는 초도 물량 30만 개가 일주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33억 원 가량으로 추산되며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0.8%에 달한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향후 5년간 평균 30%씩 성장해 오는 2024년에는 3000억 원 규모까지 커져 전체 맥주시장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점 CU가 선보인 ‘곰표밀맥주’(왼쪽)와 편의점 GS25의 ‘제주백록담’.
편의점 CU가 선보인 ‘곰표밀맥주’(왼쪽)와 편의점 GS25의 ‘제주백록담’.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을 이끈 1등 공신은 편의점, 마트, 슈퍼마켓 등 가정 채널이다. 그 중에서도 편의점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 상반기 CU의 수제맥주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0.8% 성장했다.

CU가 지난 5월 대한제분·세븐브로이와 손잡고 단독 출시한 곰표밀맥주는 출시한 지 2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수제맥주 매출 1위를 유지하며 누적 판매량 60만 개를 넘어섰다. 곰표밀맥주의 인기 덕분에 지난달 CU의 수제맥주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배나 껑충 뛰었다. 

편의점 GS25도 수제맥주 인기에 발맞춰 수제맥주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S25의 전체 캔맥주 매출 가운데 수제맥주가 차지한 비중은 8.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된 캔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가 차지한 비중(7%)을 뛰어넘는 수치이자 2년 전인 2018년(2.1%)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GS25는 ‘광화문’·‘경복궁’·‘제주백록담’ 등 랜드마크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 PB 수제맥주 라인업을 1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2018년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사로 공식 출범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맥주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배 증가한 148억 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 130억 원을 뛰어넘었다. 제주맥주의 상반기 출고량을 병으로 환산하면 약 1300만 개에 이르며 이는 상반기에만 1초에 한 병씩 팔린 셈이다.

제주맥주에서 생산한 수제맥주들.

주세법 개정·日맥주 불매운동 영향 커
수제맥주가 주류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는 올해 초 개정된 주세법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산 수입맥주 불매운동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법 개정을 통해 50년간 주류에 적용됐던 세율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경했다. 수제맥주의 경우 소규모 제조 방식과 고가 재료 사용으로 인해 맥주 원가가 기성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쌌다. 따라서 기존 종가세 방식으로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했지만 종량세 방식에서는 출고가가 아닌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거두게 돼 과세 부담이 줄어들었다.

또한 주세법 개정으로 편의점에서 일반화된 ‘캔맥주 4캔에 1만 원’ 할인 행사에 수제맥주가 동참할 수 있게 된 점도 수제맥주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 캔당 3900원~5200원 선이던 수제맥주를 할인 행사를 통해 구매하면 15%~40%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소비자들은 부담 없이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한몫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의 열기가 거세지자 수입주류의 대표주자였던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일본산 맥주는 판매율 급락과 함께 마트와 편의점에서 퇴출이 가속화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국산 수제맥주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가 직격탄을 맞았다면 올해는 코로나19로 중국 맥주까지 타격을 받고 있어 국산 수제맥주의 인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성 있는 맛과 향으로 다양성 충족
수제맥주가 수입맥주의 빈자리를 채우고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수제맥주만의 독특한 맛과 향이 ‘미코노미’, ‘가심비’ 등 한 잔을 마셔도 맛있게 먹으려는 소비자들의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국산 수제맥주의 가장 큰 매력은 신선함과 다양성이다. 수입맥주의 경우 대부분 생산한 이후 국내로 수입되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수제맥주는 생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선한 제품들이 판매된다. 또한 지역에서 나는 과일이나 특산물 등 다양한 재료와 제조 방법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소비자들은 위트 에일, 사워 에일, 스타우트 등 기존에는 쉽게 맛볼 수 없던 다양한 종의 맥주를 일반 가정 채널에서 경험할 수 있다.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해외 수입맥주와 국내 대기업 맥주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 수제맥주가 주세법 개정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코로나19와 맞물려 호재를 얻은 것 같다”며 “신선함과 다양성 등 수제맥주만의 강점을 살려 주류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맥주와 함께 판 커지는 안주 간편식 시장”  

신세계푸드와 GS리테일이 손잡고 선보인 즉석 안주 제품 ‘올반 한잔할래 동파육’(왼쪽)과 CJ제일제당의 안주 간편식 브랜드 ‘제일안주’. 대상 청정원 ‘안주야(夜)’.

홈술·혼술 문화 확산에 따른 수제맥주의 인기와 함께 안주 간편식 시장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안주 간편식 시장은 약 7000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안주 간편식은 크게 요리형과 마른안주로 나뉘는데 이 중 요리형 안주 시장의 규모는 약 1200억 원이다. 

맥주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안주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자 유통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다. 유통업체와 생산업체가 협력해 안주류를 공동 제작하는가 하면 냉동 제품 위주로 형성돼 있던 간편식 안주 시장에 상온 제품이 등장하는 등 안주 간편식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와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안주 간편식 부문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신세계푸드가 보유한 식재료 수급 및 간편식 제조 인프라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유통망을 접목해 즉석 안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안주 간편식 ‘올반 한잔할래’를 론칭한 이후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출시한 ‘올반 한잔할래 동파육’은 합리적인 가격과 정통 중화요리의 맛, 간편한 전자레인지 조리법 등이 호응을 얻으며 GS25의 냉동 안주류 가운데 매출 순위 5위 안에 드는 인기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에는 스페인 대표 오리 감바스를 간편식으로 구현한 ‘올반 한잔할래 감바스’와 잡내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불난마늘족발’ 등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양사는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냉동 안주류가 막창, 닭발, 족발 등 포장마차 메뉴에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안주 메뉴 상품을 개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안주 간편식을 향후 10여 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비슷한 시기에 상온 안주류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상온 안주 간편식 브랜드 ‘제일안주’를 론칭하고 ‘소양불막창’, ‘순살불닭’, ‘불돼지껍데기’, ‘매콤알찜’ 등 4총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햇반 컵반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기존 상온 간편식 제조로 쌓아온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안주 간편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 청정원도 같은 달 상온 ‘안주야(夜)’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메뉴는 ‘통마늘 모듬곱창’, ‘매콤제육오돌뼈’, ‘매콤껍데기’, ‘소양돼지곱창’, ‘통마늘 제육오돌뼈’, ‘통마늘 매콤껍데기’ 등 6종이다. 대상은 안주 간편식 선도 브랜드로서 상온 제품을 통해 안주야의 유통 채널을 다양화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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