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장 빅뱅… 배달앱·대기업·공공앱 등 각축장
배달 시장 빅뱅… 배달앱·대기업·공공앱 등 각축장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0.08.2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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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 배민·요기요 vs 공공·대기업 | 온라인유통, 유통 공룡들 SSG vs 롯데ON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업소와 식품제조업체들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식음료 비대면 판매의 주도권을 놓고 기존 온라인 유통플랫폼 간 전쟁이 촉발됐다. 또 일부 푸드테크 스타트업과 간편결제 업체들도 식음료 시장의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식품·외식시장의 비즈니스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본지는 온라인 기반 유통시장에서 벌어지는 플랫폼 전쟁에 대해 조명해 본다. 사진=각사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식품·외식시장 환경을 바꾸고 있는 유통업계의 경쟁은 단순한 비즈니스 경쟁을 넘어 승자독식의 쩐의 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작은 배달앱이었다. 한국 시장을 놓고 한국·독일 배달 플랫폼들과 이마트, 롯데마트, 아워홈, CJ그룹 등이 뛰어들었고, 배민사태를 계기로 지방정부들이 공공배달앱으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판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배민-요기요 M&A, 배달앱 판도 뒤집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주목받은 플랫폼은 배달앱이다. 국내에서 배달앱은 IT기술과 진취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유통분야 스타트업 비즈니스 영역으로 취급받았다. 미래 성장형 비즈니스지만 아직 산업적 의미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 간 인수합병과 배달의민족 수수료 사태 이후 배달앱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재계와 유통산업계가 가장 먼저 주목한 점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대금이다. 지난해 12월 13일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100%를 40억 달러(한화 약 4조7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한화 약 2조 원)의 두 배이고 한국 물류·유통기업의 최강자 중 하나로 꼽힌 대한통운의 인수대금 3615억 원보다 훨씬 높았다. 

또 지난 4월 불거진 배민 수수료 사태는 뉴노멀 환경에서 배달앱과 푸드딜리버리의 영향력과 시장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 박석종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민·요기요 M&A와 배민 수수료 사태는 대기업과 자본들로 하여금 푸드딜리버리 채널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신세계, 롯데, CJ대한통운 뿐 아니라 다양한 유통 대기업들이 배달과 푸드딜리버리 시장 참여를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GS리테일은 배달앱 우리동네딜리버리를 론칭해 배달 사업에 본격 나섰다. CU는 24시간 배달서비스 가맹점을 100호를 늘렸다.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의 배달앱 위메프오는 배달앱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GS리테일은 배달앱 우리동네딜리버리를 론칭해 배달 사업에 본격 나섰다. CU는 24시간 배달서비스 가맹점을 100호를 늘렸다.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의 배달앱 위메프오는 배달앱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판매 전문기업 쿠팡은 모기업인 손정희의 비전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 온라인 배달앱 전문기업 ‘쿠팡이츠’를 설립했다. 

쿠팡이츠는 모기업 쿠팡이 전국 거점지역에 설립한 콜드체인형 물류창고를 기반으로 전국에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배달통을 제치고 국내 배달앱 시장 3위에 등극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쿠팡이츠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한 사람은 총 39만1244명으로 배달앱 시장 3위의 배달통 이용자 27만2139명 보다 43.8% 앞섰다. 

또 GS리테일은 우리동네딜리버리를 론칭해 배달앱 사업에 본격 나섰다. 이 시스템은 GS리테일과 GS슈퍼마켓·GS파크·심플리쿡 등 자사 브랜드 제품을 온라인 앱에서 구매하면 배달원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받아 고객에게 배달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리동네딜리버리는 현재 배달인프라와 IT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이고 2022년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U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전국 50개 가맹점에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전국 100개 점포로 확대했다. 24시간 배달 서비스 도입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자 기존 12시간 배달 서비스 가맹점을 중심으로 운영 시간 확대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도 위메프오를 설립하고 배달앱 사업에 뛰어들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위메프오의 사업성과 배달 인프라 구축 성과에 따라 온라인 비즈니스를 배달앱 비즈니스로 바꾸고 앞으로는 자사 뿐 아니라 티몬 등 경쟁사들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위메프는 배달앱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을 펼치며 배달앱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배민·요기요 중심의 배달시장 재편도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배민·요기요에 도전장을 던진 곳들은 대부분이 스타트업·벤처창업자들이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재벌대기업들이 자본력·상품력·기획력을 앞세워 진출하고 있다”며 “도전자들의 의지에 따라 시장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워홈, 동서식품, 동원그룹, 신세계푸드, 롯데쇼핑 등 기존 식품·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유통망 강화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론칭 2년여 만에  국내 배달앱 이용자 수 3위에 등극했다. 슥닷컴은 모바일 버전을 오픈하고 새벽배송·즉시배송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론칭 2년여 만에 국내 배달앱 이용자 수 3위에 등극했다. 슥닷컴은 모바일 버전을 오픈하고 새벽배송·즉시배송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온라인 판매망 고도화
또 기존 오프라인 중심 유통 강자들도 자사 온라인 판매채널에 배달 시스템을 탑재해 온라인 유통망 강화에 나섰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 계열이다. 이마트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슥닷컴(ssg.com)의 모바일 버전을 오픈, 냉동피자, 와인, 생수 등 식품군을 강화하고 관계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를 끌어들여 상품망을 구축했다. 또한 슥배송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새벽배송·즉시배송 역량을 강화해 푸드딜리버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슥닷컴은 지금까지 이마트, 신세계푸드 등 자사 상품군들을 중심으로 판매해 왔지만 내년부터 자사에 입점하지 않은 중소기업과 다른 경쟁기업들에게도 유통망을 오픈해 본격적인 플랫폼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반면 신세계그룹의 영원한 유통 맛수인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 7개 회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롯데ON을 출범시켰다. 

롯데ON은 O4O(Online for Offline) 기술을 동원해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 화면을 제공하고 7개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전국 1만5000여 오프라인 매장을 네트워크화한다. 

또한 롯데그룹의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가 롯데ON의 광역 거점형 물류창고 역할을 하고 롯데슈퍼는 세포형 거점으로 활용된다. 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 등이 보유하고 있는 배송 조직을 하나로 모아 역량을 배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롯데ON은 이마트와 달리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하기 보다는 롯데 계열사들의 언택트 판매망을 담당할 계획이다.

또 아워홈, 동서식품, 동원그룹도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고 자사 제품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처음부터 풀무원그룹 계열사 제품들의 온라인 판매를 전담하기 위한 자회사 올가홀푸드를 설립했다. 올가홀푸드는 자체 홈쇼핑을 통해 풀무원의 신선식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프레시코드, 슥닷컴, 배달의민족에 입점하기도 하면서 온라인 마케팅을 극대화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판매 채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슥닷컴과 슥배송은 빠른 배송에 초점을 두고 변화를 모색하는 반면 롯데ON은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배민-요기요 대항마 공공배달앱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도 배달 플랫폼 시장 변화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지난 4월 배민 수수료 사태가 터지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전라북도 군산시는 지역 내 영세 음식점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공공배달앱 서비스 ‘배달의 명수’를 출시했다. 이후 충청북도 먹개비, 인천시 서구의 배달서구 등으로 확산됐으며 현재는 서울시가 공공배달앱 제로배달유니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제로배달유니온은 제로페이에 가입한 서울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게 된다. 가맹·중개 수수료는 0원이다. 이 배달앱의 가장 큰 특징은 제로페이 결제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한국간편결제연구원은 제로배달유니온을 통한 제로페이 결제를 통해 편리성·안전성을 확보한 후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 롯데ON, 슥닷컴 등으로 결제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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