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와 요리사의 차이
셰프와 요리사의 차이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0.09.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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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어느 언론 매체에 실려 있는 글은 두 전문 영역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었다.

셰프는 요리를 새롭게 창조하고 요리사는 정해진 레시피에 의해서 음식을 만든다고 정의하면서 나름대로 차이를 제시하고 있었다. 모두 옳은 얘기라고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귀담아들을 점도 있다고 여겨졌다.

어느 방송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셰프가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방문하는 지역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식재료를 수집해 독특한 음식을 말 그대로 뚝딱 만들어 내놓는 것을 흥미롭게 보았다. 밖에 나가서 직접 식재료를 구하고 자기 나름의 조미료와 특징적인 양념감 재료를 넣어 그 지역에서 그때만 맛볼 수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음식을 만들었다.

음식 재료의 특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여러 재료의 조합에 의한 변화까지 알려줘 아주 흥미로웠다. 각 지역에서 특별히 사용한 적 없이 묻혀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참신한 시도라 여겨졌다.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가정 음식은 특별한 레시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리책에 나와 있는 식재료나 사용하는 양이나 조합, 조리 방법들은 하나의 예를 제시한 것이지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절대성은 없다.

나와 우리 형제들에게 항상 맛있고 감칠맛이 나게 아침, 점심, 저녁을 만들어 주셨던 우리 어머님은 한 번도 요리책을 읽어 보신 적이 없고 레시피가 무엇인지도 모르셨다. 그런데도 어머니에게는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야 맛이 있고 조화로운지 알아내는 신비한 비법이 숨겨져 있었나 보다.

누대로 이어진 경험이 바탕이 되었겠지만 나름대로 원칙이 세워져 있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내 뇌리에 어머님 맛으로 각인되어 있으니 신비롭다. 아마도 많은 주부도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조리는 창조의 영역이다. 같은 재료와 향신 조미료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각자가 만든 음식은 독창성을 갖는다.

조합의 차이도 있지만 요리 과정의 차이, 가열 방법, 시간 등은 차이 날 수밖에 없다. 같은 재료로 한날 같이 만든 김치도 며느리가 비빈 김치와 시어머니의 것이 다름은 익히 알고 있다.

사람의 사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고 한다. 고착형 사고와 성장형 사고, 즉 경직된 생각에서 변화를 거부하고 내가 알고 있거나 기존의 습관에 따른 행동을 하는 사람과 시대 변화와 여건에 적응하면서 앞을 예측해 대응하는 사고다. 보통은 나이 든 사람들이 고착형 사고형이 많고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젊은이에게서 성장형 사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고착형, 경직된 사고보다는 주위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 그리고 소비자의 취향, 경향 등을 항상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성장형 사고가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소비자도 기존의 정형화 된 음식보다는 더 특색 있고 차별화된 맛과 향을 선호하며 특정 업소의 그 요리사에 의해서 만든 음식만을 선호하는 계층이 늘고 있다. 같은 음식을 제공하지만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보지 못하는 그 무언가를 음식에 담을 때 단골이 만들어 진다고 느낀다.

이는 사용하는 식재료의 특성과 그 식재료를 다루는 방법, 조리의 조건 등이 연관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음식을 다루는 요리사의 독창성이 가미된 결과로 본다.

이제 레시피에 의한 규격화된 음식의 차원을 뛰어넘어 만들어 놓은 정형화된 가공식품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음식을 창조하는 단계로 영역을 넓혔으면 한다. 그러면서 혼이 깃들게 하면 금상첨화다. 이 어려운 시기에 외식업이 생존하는 길이며 업소를 찾아오는 손님에 대한 최고의 대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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