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유럽을 입힌다
음식에 유럽을 입힌다
  • 김병조
  • 승인 2006.12.21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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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안 와인 레스토랑 '파파게노'
(주)아모제(대표 신희호)는 특유의 선견지명과 자신감으로 무장해 ‘사고를 잘 치는’ 외식기업이다.
1996년 스테이크 중심의 패밀리레스토랑이 국내에 속속 상륙을 할 때 ‘후레쉬 마켓’을 캐치프레이즈로 샐러드, 유럽식 메뉴, 베이커리 등 유럽풍 패밀리레스토랑을 지향하는 ‘마르쉐’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눈과 입에 색다른 음식문화를 선사하더니 2000년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카페 아모제’라는 HMR(Home meal Replacement) 브랜드를 런칭, 백화점 반찬가게에 고급화 입김을 강하게 불어 넣었다.

70~80년대 경양식집의 인기메뉴였던 오무라이스의 대중적 폄하를 참기 힘들었는지 2004년에는 퓨전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토토마토’를 선보이며 볶음밥, 계란지단, 케첩 등 오무라이스의 트리오를 크림, 토마토&어니언, 오리엔탈 소스와 왕새우, 녹차커틀렛, 치즈버거 등 골라먹는 재미를 주는 소스와 토핑의 다양화를 꾀해 21세기형 간지 나는 메뉴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2006년의 끝자락, 겉으로 보기에 고요하기만 한 아모제는 또 사고를 친다.
외식메뉴의 선호도가 가볍지만(저칼로리) 높고(퀄리티) 덜 취하는 것(저도주)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아모제의 강점인 유럽풍 아우라(aura)에 섬세한 디테일이 도드라지는 유러피안 와인 레스토랑 ‘파파게노’가 닻을 올렸다.
파파게노로 제 4막장을 올린 아모제는 조용하고 끈기 있는 노력으로 무장해 외식전문기업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내딛었다.

왜 유러피안 와인 레스토랑인가.

최근 직장인들은 어깨가 무겁다.
부동산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경기상황은 계속 안개속이다.
어디를 가나 불안전하고 불투명한 현재 속에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해 아모제는 제 4브랜드의 컨셉을 잠시 나마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으로 방향을 세운다.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의 레스토랑이 좋겠다. 판타스틱한 분위기, 이름만으로도 기대되는 이국적인 남유럽풍 메뉴, 여기에 달콤 쌉싸래한 와인 한잔이면 현실의 긴장을 잠시나마 풀 수 있지 않을까.”
파파게노(papageno)는 모차르트가 별세하기 두 달 전에 완성한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오페라 ‘마술피리’의 주인공 이름이다. 숲속에서 새를 사냥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익살스럽고 정감 있는 캐릭터에서 착안해 낸 파파게노는 그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시도로 평가받을 만한 브랜드다.

아모제 브랜드라는 태생에서부터 비롯된 강점(R&D, 브랜드 인지도)을 갖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색적인 남유럽 메뉴를 도입했고 좀처럼 성공사례를 보기 힘든 와인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새로운 모험에 대한 위험요소를 회피하기 위해 신규 브랜드의 경우 성공브랜드들과 메뉴구성, 분위기 등에 있어 양다리를 걸치는 것이 일반적인데 파파게노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도 않고 성공이 검증되지도 않은 새로운 외식 카테고리의 형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남유럽 메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 드물다.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은 더더욱 드물다. 와인 한 병을 추가하면 평균 객단가가 3만원 정도 상승해 레스토랑 측에서는 와인 판매에 열을 올리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파파게노는 기존 노하우를 활용한 남유럽풍 메뉴와 2만~3만원대의 와인을 대거 선보이며 ‘일상에 지친 고객들에게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와 와인으로 여유를 제공한다’는 존재 이유에 충실하고 있다.

가격대는 넉넉하고 낙천적이지만 분위기는 오페라 무대를 형상화한 인테리어 컨셉으로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누구나 파파게노에 가면 오페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코자 하는 아모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4가지 있고 4가지는 없다

파파게노에는 기존 와인 바(bar)나 이탈리안, 프렌치 레스토랑과 비교해 4가지가 없고, 4가지가 있다.
우선 별도의 10% 부가세가 없고 부담 있는 서비스가 없으며 고가의 와인이 없다. 또 1호점인 강남점은 절반의 성공을 보장하는 A급 상권이라는 보호막도 없다. 오히려 오피스가 2층에 입점, 언뜻 보기에 갤러리인지 레스토랑인지 모르는 애매모호함으로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용기를 내 2층으로 올라온 고객들에게는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다. 오픈 후 한 달 정도 지난 현 시점에서 약 30%의 고객이 재방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 증거다.

대신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유러피안 메뉴, 카라프(carafe) 와인, 환상적인 분위기, 고객에 대한 열정이 있다.
이탈리안 피자, 파스타를 포함해 각종 해산물, 마늘, 올리브오일로 맛을 낸 스페인 정통 요리 ‘아히요’, 벨기에의 스튜요리, 영국의 피쉬앤칩스, 지중해식 생선요리 등 조리법이 까다로워서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운 남유럽의 메뉴들을 대거 섭렵하고 있다.
여기에 하우스 와인을 3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700ml 한 병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위해 375ml들이 와인 카라프(3잔 분량의 와인을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서비스 하는 것)를 8900원에 판매한다.

이와 함께 부담 없는 가격대의 50여가지 와인은 중앙대학교 손진호 교수와 소비자 패널, 소믈리에 등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우리 입맛에 부담이 없으면서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종류로 구성했다.
아모제의 전속 디자이너인 Mr. Fred Jones가 마술피리를 주제로 오페라 무대와 마법의 숲이 공존하는 판타지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대중 명품을 지향하는 파파게노는 고객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자유로운 공기를 담은 브랜드다. 저렴하면서도 맛있고 근사한 레스토랑은 고객에 대한 깊이, 음식에 대한 철학, 노련한 노하우가 어우러져야만 가능하다.
파파게노는 내년 상, 하반기 각각 1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고 2009년까지 5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초기부터 다점포에 초점을 맞춘 만큼 40~50평형대의 매장에도 적합한 주방의 사이즈와 저렴한 투자비 등의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음식과 문화를 담아 일상생활에서 녹아드는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한 파파게노가 국내 와인 레스토랑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하다.
"파파게노에 오면 누구나 오페라의 주인공"

아모제 마케팅팀 강지원 팀장, 이선우 대리
파파게노를 총괄 지휘를 하고 있는 강지원 팀장과 이선우 대리는 어느 날 갑자기 신희호 대표이사로부터 어린이 오페라 마술피리를 관람하고 오라는 주문을 받았다.

수많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아저씨 두 명의 등장은 쌩뚱 맞기도 했다. 그러나 무대 위 파파게노와 그의 여자친구 파파게나의 대사를 들은 후 낙천적이고 익살스러운 파파게노를 닮은 새로운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현실에서 다소 이탈된 공간을 선사하고자 한 대표이사의 주문사항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아저씨 두 명은 국내 주류문화가 생맥주 전문점이나 이자카야 중심에서 와인을 곁들인 음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에 착안, 와인을 대중적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모토로 파파게노의 브랜드 컨셉을 잡아 나갔다.

한 달간 유럽 각국을 돌며 그들의 와인과 밀착된 외식문화를 눈으로 직접 보고 와인 레스토랑을 확신하게 됐다.
특히 스페인 남부의 작은 마을인 안달루시아에 도착, 이 지역 작은 가게를 모델로 삼기로 마음을 먹게 됐는데 이 마을은 200가구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평화로운 곳으로 저녁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작은 식당에 모여 빠에야, 아히요 등의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농사, 포도주, 옆집 송아지 등에 관한 한담을 나누는 평화로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강 팀장과 이 대리는 남유럽 곳곳의 유명 식당을 돌며 100여 가지 이상의 메뉴 레시피를 확보했고 안달루시아 마을의 작은 식당처럼 고객들이 언제든 찾아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컨셉을 기획하게 됐다.

스위스 호텔 학교 출신으로 스위스는 물론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유명 호텔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유럽 외식문화에 깊은 안목을 자랑하는 강 팀장과 현장의 오퍼레이션 경험과 R&D를 담당하고 있는 이선우 대리는 수입맥주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문화를 선사할 수 있는 공간이자 다점포로 출점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키 위해 1년여 정도 준비를 했고 지난 11월 드디어 파파게노 강남점이 문을 열게 됐다.
‘씨앗을 뿌려보지 않으면 열매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강 팀장은 내년 쯤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신규 브랜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선우 대리는 파파게노의 안정적인 운영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다.
다가올 2007년, 아모제의 또 다른 ‘사고’를 위해 태어나게 될 두 남자의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손수진 기자 starssj@
사진 최원우 기자 be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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