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동원의 재발견
식의동원의 재발견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 승인 2020.11.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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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너무나 잘 알려진 식의동원의 개념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프랑스 관련 학자의 발표에 의하면 발효식품, 특히 발효 채소를 많이 먹는 민족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발생 비율이 낮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양의 사워크라우트(sourkraut)를 들고 있다. 

채소 발효식품이라면 우리나라 김치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런 큰 흐름에 힘입어 우리 발효식품, 특히 김치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량도 크게 증가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비율보다 우리나라가 낮은 이유는 물론 의료계와 국가의 방역관리에 힘입은 바 크지만 우리는 김치나 장류 등 발효식품류를 일상식으로 먹고 있어 체질적으로 코로나19에 저항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의학계에서 의성으로 알려진 기원전 히포크라테스도 ‘약은 식품같이, 식품은 약같이’라는 말을 남겨 식의동원이라는 개념을 강조했고 한의학의 한 봉우리를 이룬 동의보감의 저술자 허준 선생도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즉 식품은 모든 병을 사전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건강한 식생활은 질병을 불러들이지 않고 오래 장수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동양의학에서 사용하는 약제는 대부분이 식물성이고 극히 일부가 동물 기원이기 때문에 한약은 결국 우리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물류를 적절히 섭취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장수인들을 조사해보면 낙천적인 성격과 함께 간소한 식사, 그리고 채식이나 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특색이다. 특히 우리나라 장수 마을로 알려진 순창 등 장수인들의 식습관과 식단은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질병을 멀리하고 건강하게 장수할 것인가를 정확히 제시해주고 있다. 이들은 채식위주이나 육식을 크게 거부하지 않으며 과식을 피하고 소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꾸준히 일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매일 먹고 있는 음식은 우리나라 대표 발효식품인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이며 정신적으로는 안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특징이다. 정신과 음식이 크게 관계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식단은 식물성 위주의 그린 필드라는 것이 특징이었다. 근래 들어 고기 섭취량이 늘면서 이전에는 발병 빈도가 낮았던 대장암이나 고혈압, 비만 등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를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특히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후성유전적인 결과에 의해서 우리의 음식이 유전인자까지 변화시켜 여러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전인자 자체는 변하지 않으나 유전인자의 구조를 조금씩 바꿔 특이 현상을 초래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즉 먹은 음식이 부분적으로 우리 유전인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식의동원이라는 동양의 개념은 앞선 생각이었고 체계화함으로써 세계의 의약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육식이 사람의 습관과 성격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인데 육식위주의 서양인은 투쟁적인 면이 있으나 채식위주의 식단을 구성한 동양인은 유순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기질을 가진 것도 음식 차이에 의한 성격 특성이라 여겨진다. 근래 급격히 달라지고 있는 우리 식단의 변화는 국민이 갖고 있었던 본래 성격까지 바꿔놓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특히 식단구성 중 인간의 생존에 필수인 단백질원을 동물성 식품에서 얻을 것인가 또는 식물기원 단백질이 더 좋을 것인가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동물복지와 국내 식량자원의 한계 그리고 동물사육에 따른 환경오염 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지속 공급이 가능한 친환경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자는 여론이 크게 일고 있다.

이는 동양에는 이미 정착한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개념에 크게 호응하는 추세라고 여겨진다. 이 분야의 연구가 우리나라에서 더욱 활발히 진행돼 식물성 식단의 중심국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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