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M&A로 신성장동력 찾는다
식품업계, M&A로 신성장동력 찾는다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0.11.17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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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인수·국내기업 간 사업분할·그룹 간 전열정비
미국에서 판매하는 CJ 제일제당의 자체 아시아 식품 브랜드들(왼쪽).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미국 쉬완스컴퍼니의 생산 제품들.
미국에서 판매하는 CJ 제일제당의 자체 아시아 식품 브랜드들(왼쪽).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미국 쉬완스컴퍼니의 생산 제품들.

지난해부터 식품업계는 M&A를 통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중소 식품기업군에서도 계열·관계사와의 합병에 나서고 있다. 

해외사업 역량 확보 위해 인프라 구축
CJ제일제당의 미국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는 M&A업계의 핫이슈 중 하나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6월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해 쉬완스컴퍼니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8개월 뒤인 2019년 3월 1일 쉬완스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인수대금도 1조8867억 원으로 쉬완스컴퍼니의 기업가치(3조 원)를 감안하면 성공적인 M&A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채·금융비용이 폭등한 결과 2019년 유동성 위기와 적자실적을 불러온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통해 미국 51개 주 전역에 촘촘한 영업망을 확보했고 이 영업망을 통해 햇반·고메 등 HMR 제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M&A를 통한 미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5월 20일 생수업체 제이원을 매각하고 같은해 6월 30일 이마트 미국법인으로부터 장터코퍼레이션(Chang Tuh Corporation)을 121억3000만 원에 인수했다. 

한편 제이원의 매각 가격에 대해 신세계푸드 측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M&A 업계에서는 직전분기 제이원의 기업가치가 6억여 원인 점,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생수사업 철수를 결정한 점 등을 들어 5억 여원 수준에서 매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2600억 원에 대만 퉁이그룹으로 매각된 웅진식품 사례는 국내기업의 해외매각 사례다.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에서 2013년 웅진홀딩스로부터 950억 원에 인수한 후 5년 만에 매각한 것으로 173.7%(1650억 원)의 수익률을 거둔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M&A업계는 퉁이그룹에서 웅진식품의 가치를 고평가한 이유를 온라인 마케팅 역량 강화 때문이라고 본다. 퉁이그룹 관계자도 웅진식품의 온라인유통 채널 노하우를 대만에 도입하고 웅진식품 온라인 채널에서 자사의 라면 등 제품을 국내에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웅진식품은 하늘보리와 자연은을 비롯한 자사 제품을 대만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M&A 통한 공세적 인프라 확장
빙그레의 해태제과식품 빙과사업부문 인수는 2020년 후반기 M&A 시장을 달군 이슈다. 이 인수를 통해 빙그레는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 1위를 굳혔고 해태제과식품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고 과자사업 투자여력도 확보했다.

이번 M&A는 해태제과에서 지난해 10월 16일 이사회를 통해 빙과사업부문 매각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이날 결정에 따라 2020년 1월 1일 빙과사업부문을 분할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출범시켰다.

이후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해태아이스크림 매각을 추진했다. 해태제과식품은 빙그레에 해태아이스크림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때 인수가격은 1325억 원이다.

빙그레는 3월 중 해태아이스크림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31일 계약금 140억 원을 납입한 후 8개월 간의 추가 협의를 거쳐 지난달 5일 잔금 1185억 원을 납입하고 인수를 마쳤다. 이번 M&A와 관련 빙그레 관계자는 “고가 프리미엄 빙과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수출판로 확대 등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CJ프레시웨이도 지난해 M&A를 통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3월 31일 농산물 전처리회사인 제이팜스와 액상소스 제조업체 제이앤푸드를 230억 원에 인수하며 식자재유통라인을 강화했다. 

한촌설렁탕과 육수당을 운영하는 이연FnC도 중소 식품기업 행남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HMR 역량 강화에 나섰다.

가정용 도자기를 제조·판매하는 식기사업부문과 조미김 등 수산물 가공품을 제조·판매하는 식품사업부문을 운영하는 행남사는 정보연 이연FnC 대표가 개인적으로 설립한 사모펀드인 마크투인베스트먼트에 의해 지배를 받던 곳으로 이연FnC와는 별개로 경영해 왔다. 그러나 이연FnC가 지난해 10월 30일 행남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338만여 주(29.3%)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연FnC는 지난해 6월 충청북도 오송바이오폴리스에 대규모 식품공장 완공을 통해 국탕류 HMR 제품의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데 이어 행남사의 전국 식품 영업망을 일시에 확보함으로써 국탕류 HMR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행남사는 이연FnC를 통해 7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해 11월 분식 냉동식품과 가루소스 등 상온제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에스제이코레를 140억 원에 인수했다.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 관계자는 “1인가구·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냉동식품과 가정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에스제이코레는 전체 매출의 과반을 해외에서 창출해 온 저력과 창사이래 무차입 경영을 계속해 온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투자이유를 밝혔다.

 

사조그룹·오뚜기, 내부 지분구조 조정 중
그룹 내 사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M&A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17년 이후 사조그룹의 M&A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조정과 계열사 간 중복투자 방치 등 사업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6월 1일 종료된 사조대림의 사조해표 흡수합병도 이같은 차원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조대림과 사조해표의 흡수합병에 대해 “양사의 B2C 영업망을 통합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라며 “순환출자구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윤 동양종합증권 애널리스트는 “순환출자구조가 상당 부분 단순화됐다”며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지분구조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도까지 사조그룹의 지배구조는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씨푸드→사조화인코리아→사조해표→사조시스템즈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였지만 이번 M&A를 통해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시스템즈로 단순화됐고 사조대림이 충분한 자사주를 확보하고 있어 추가 구조조정의 여력도 확보한 상태라는 것이다. 

오뚜기도 지배구조 투명화와 특수관계인 간 거래 비중 축소를 위한 계열사 간 통합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1일 오뚜기는 오뚜기제유지주를 흡수합병했다. 이는 2018년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를 흡수합병한 것의 연장선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오뚜기에스에프지주 등 다른 지주 자회사들의 흡수합병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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