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이커머스 시장 진출 선택 아닌 필수”
“외식업체, 이커머스 시장 진출 선택 아닌 필수”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11.26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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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 슬림쿡 대표

△슬림쿡은 어떤 브랜드인가.
=슬림쿡은 지난 2014년에 론칭한 샐러드·다이어트 도시락 전문 브랜드다. 정직, 신선, WIN-WIN이라는 3가지 회사 이념 아래 셰프가 직접 조리하고 관리하는 신선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문 영양사가 세밀하게 검수한 식재료를 3단 세척 및 전처리하고, 전처리 된 식재료를 전문 셰프가 조리한 뒤 메뉴가 완성되면 슬림쿡 전용 파우치와 용기에 담아 배송한다. 고객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매일배송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회원 수는 10만 명 정도이며 일일 생산량은 샐러드와 도시락을 합쳐 1만 개 정도다. 

△첫 온라인 비즈니스는 의류 사업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류 사업을 하다가 식품 제조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다이어트 도시락 업체에서 일하던 지인의 권유로 슬림쿡을 시작하게 됐다. 슬림쿡을 처음 시작한 2014년도만 해도 다이어트 도시락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고 시장도 작았다.

온라인 쇼핑몰과 슬림쿡 사업을 병행했는데 조그맣게 시작한 슬림쿡이 점점 커지면서 사업을 계속 이어갈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당시 광주에서 사업을 했는데 광주에서 사업을 계속하기에는 수도권 지역 새벽배송에 어렴움이 많았고 서울로 회사를 이전하자니 다이어트 도시락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수많은 고민 끝에 서울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생각을 되짚어보니 다이어트 도시락 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었다. 앞으로도 커졌으면 커졌지 절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슬림쿡의 다이어트 도시락(위)과 샐러드 도시락. 슬림쿡은 업계 최초로 매일배송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들에게 보다 신선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슬림쿡 제공
슬림쿡의 다이어트 도시락(위)과 샐러드 도시락. 슬림쿡은 업계 최초로 매일배송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들에게 보다 신선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슬림쿡 제공

△슬림쿡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식품 제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다’는 생각만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노하우가 없다 보니 현재의 70분의 1 수준의 주문량이었음에도 제품 제조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에 비해 효율성이 너무 떨어졌다.

효율성이 떨어지니까 당연히 수익률도 낮았다. 이런 구조로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조리, 포장, 배송 모든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작은 식당에서 메뉴를 포장해 판매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유통업의 시각으로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줬다. 제품 생산 구조를 바꾸고 효율이 50배 이상 올랐다.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양을 생산하게 됐고 수익률이 개선돼 마케팅 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어려웠던 부분은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기준이었다. 슬림쿡을 처음 시작했을 때 체중조절과 몸매 관리를 도와주는 제품이라는 설명을 하고자 ‘다이어트 도시락’이라는 표현을 썼다. 알고 보니 다이어트라는 단어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체중조절용 조제 식품이라는 별도의 인증을 받아야 제품명 앞에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

그래서 당시에는 허위·과장 광고로 적발돼 과태료를 내기도 했고 포털 키워드 광고에서 제외돼 사업이 주춤할 뻔 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영업정지를 당하거나 벌금을 내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타브랜드와 차별화된 슬림쿡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매일 배송되는 냉장 도시락이라는 점이 슬림쿡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 도시락은 대부분 냉동 도시락이 많다. 한꺼번에 대량 구매가 가능하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냉동 도시락을 취급한다. 그러나 냉동 도시락은 볶음밥, 닭가슴살, 완두콩, 햄 등 각각의 식재료를 납품받아서 메뉴에 맞게 소분해서 만드는 형태여서 사실상 체중 조절용 맞춤 도시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양을 줄여서 칼로리를 낮추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반면에 슬림쿡 샐러드와 도시락은 전문 셰프가 매일 직접 조리해서 새벽 배송한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도록 저염식으로 만들고 있고 채소도 최대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보관기간이 짧다는 단점은 있지만 매일 신선하고 맛있는 샐러드와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부가수익을 창출하려는 외식업 종사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면.
=이제 이커머스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분명히 어렵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지만 시작해보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큰돈을 들여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한다. 커머스 시장을 이해하는 데까지 빠르면 1년, 오래는 3년,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그래서 시작은 필수로 하되 적은 돈으로 시작하길 추천한다. 네이버, 쿠팡, 마켓컬리 등 기존의 이커머스 업체에 입점하는 형태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사몰을 운영하는 게 가장 좋지만 초기자본과 고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 이커머스 업체에 입점해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시작하는 게 좋다. 이커머스 시장을 어렵게 생각해서 사업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다. 너무 겁먹지 말고 우선 부딪히고 겪어보면서 배워나가길 바란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요건이 있다면 무엇인가.
=HMR 등 자신의 제품을 브랜드화시키는 과정에서의 기본은 상세페이지라고 말하고 싶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는 제품 사진과 설명을 자세히 안내해놓은 상세페이지가 있다. 상세페이지는 곧 영업사원이라고 보면 된다.

유능한 영업사원이 되도록 상세페이지를 만들어야 한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과장 광고를 하지 않고 자사 제품의 장점과 차별성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상세페이지가 온라인 사업에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싶다. 

△향후 이커머스 시장을 전망한다면.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의 말처럼 코로나19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이미 변화하고 있던 소비 패턴을 급격히 빠르게 바꿨을 뿐이다.

소비 시장은 갈수록 모바일 구매나 언택트 구매가 당연하게 이뤄지는 시대로 바뀔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19가 끝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배달,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커머스 시장 진출이 필수라고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이커머스 시장 진출이 필수라면 코로나19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 지금 같은 때 오히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슬림쿡에 더욱 집중해서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제조 기술을 발전시켜서 샐러드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는 게 목표다.

신선하고 맛있는 샐러드와 도시락으로 건강한 샐러드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또한 슬림쿡을 조금 더 플랫폼화시켜서 직접 제조한 제품 외에도 다이어트에 특화된 모든 외부 제품까지 취급하도록 변화를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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