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불구 매출 급감… 배달·점심 영업으로 버틴다
연말 대목 불구 매출 급감… 배달·점심 영업으로 버틴다
  • 특별취재팀=박현군 기자 ·이동은 기자@·정태권 기자
  • 승인 2020.12.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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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 이후 서울 주요 상권 현황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점심시간에 찾아간 종로2가 먹자골목은 주변 회사들이 아직까지는 재택 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어서 그나마 점심 장사를 하고 있었다.(25일 오전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30분까지 촬영)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점심시간에 찾아간 종로2가 먹자골목은 주변 회사들이 아직까지는 재택 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어서 그나마 점심 장사를 하고 있었다.(25일 오전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30분까지 촬영)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명대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우려했던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고 지난 1일부터는 2단계에 고위험 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2+α(알파)’ 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와 동일하게 수도권 내 카페는 시간과 상관없이 배달·포장만 허용되고 일반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이 금지됐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또다시 불어닥친 위기에 외식업계의 탄식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배달·포장 서비스와 점심 영업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급감한 저녁 매출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이후 변화한 서울 주요 상권을 살펴봤다.

■ 종로·광화문
 식당가, 저녁 매출 실종·연말 예약 취소에 울상
“재난지원금·대출이자보다 세금 혜택이 도움 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종로 일대를 찾았다. 외식업소의 시름이 깊어졌고 특히 점심과 저녁 장사를 함께하는 횟집, 레스토랑, 고깃집 등은 울상이었다.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 뒤편에서 고등어구이집을 하는 A사장은 2단계 격상 후 영업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보면 모르냐?”며 퉁명스럽게 대답한 채 석쇠에 생선을 굽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만석이었던 매장은 현재 그 반도 못채우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고등어구이집을 다시 찾아갔다. A사장은 점심 장사에 사용한 구이판을 닦고 있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년 대비 80% 이상 매출이 줄었다. 42년 동안 장사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계속 어려워도 버텼지만 이번 연말에는 여기저기서 폐업하는 가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돼 대기업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다시 늘면서 점심 손님이 줄었고 또 오후 9시 이후 장사가 금지돼 저녁에는 손님이 아예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상공인에게 꼭 필요한 정책은 “재난지원금, 대출이자 혜택 같은 것보다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난지원금을 외식에 사용하는 직장인들은 회사 주변 음식점을 찾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효과가 없는 정책이라고 부연했다.

점심시간에 눈에 띄게 붐비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한 곳은 스타벅스 매장으로 현재 2단계에서는 매장 내 취식이 안 되고 테이크아웃만 허용돼 주문 고객과 주문한 메뉴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진 스타벅스는 포장 주문 고객들로 붐비고 있어 한산한 음식점들과는 대비를 이뤘다.  사진 왼쪽 종로 스타벅스, 오른쪽 강남 스타벅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진 스타벅스는 포장 주문 고객들로 붐비고 있어 한산한 음식점들과는 대비를 이뤘다. 사진 왼쪽 종로 스타벅스, 오른쪽 강남 스타벅스. 

 

종로에서 식당의 손님 대기줄은 볼 수 없었지만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대기줄은 여전했다.
종로에서 식당의 손님 대기줄은 볼 수 없었지만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대기줄은 여전했다.

또 스타벅스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매장도 점심시간 내내 손님이 붐볐다. 
음식점에서 테이크아웃을 해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직장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 중에서도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샐러드류 전문점이 인기가 있었다. 

종로2가에 위치한 참치 전문점 황제참치에서 근무하는 요리사 B씨는 “어제부터 저녁 장사가 제한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을 뿐 아니라 연말 예약도 대부분 취소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황제참치는 2단계 격상 이후 전주 대비 내점 고객이 40% 줄었다.

종로1가 피맛골 뒷편에 있는 횟집 어사출또에서 근무하는 C씨는 “저녁 장사를 9시까지로 제한하고 연말 모임을 금지하는 건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직장인들 대상 점심 영업을 주로 하는 광화문 미진, 유가네, 진천 가마솥 설렁탕 등 한식당들은 위기 속에서도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닭갈비 전문점 유가네에서 근무하는 C씨는 “지난주보다 손님이 줄었지만 주변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오기 때문에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3~4월과 재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격상된 8~9월에 비하면 조금 낫다. 그러나 향후 추세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설렁탕·갈비탕·돈가스 등을 판매하는 광화문 미진에서 근무하는 D씨는 “우리는 식사 고객을 받기 때문에 다행히 손님이 줄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거리에 유동인구가 사라지면 8월의 악몽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3~4월과 8~9월에는 기업·공공기관의 재택근무 확산으로 식수 인원 자체가 줄면서 점심장사에 타격을 입었지만 지금은 주변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매출도 아직까지 크게 줄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C씨는 계산을 마치고 문밖으로 나서는 손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광화문 미진이 위치해 있는 보신각 뒷편 식당가는 점심시간만 되면 근처에서 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다. 그러나 이날 점심시간이 한창인 오후 12시 30분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 종각역 보신각과 종로3가역 사이 식당가들도 오전 11시 40분부터 오후 12시 50분까지 한산한 거리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좌석을 모두 채운 업소들은 한 곳도 보이지 않았다.

 

■ 강남역

배달·포장 가장 활발… 고깃집은 점심 영업으로 활로

지난달 25일 평일 점심시간에 찾은 강남역 일대는 지난 8월 코로나19 2차 대유행 당시와 비교했을 때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강남역 상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음식점 앞에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배달원들과 배달 수단(오토바이, 자전거, 킥보드 등)이었다. 대로변 상권과 뒷골목 상권 모두 2차 대유행 시기와 같이 인파가 줄어들어 한산하고 적막한 모습이었으나 사람 대신 배달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한식·일식·중식·분식 등 업종을 불문한 음식점은 물론 베이커리 카페와 아이스크림·디저트 전문점 앞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끊이지 않았고 방문 포장한 음식을 찾아가는 사람도 다수였다. 전통적인 오피스 상권으로 꼽히는 강남역 상권의 특성상 배달·포장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직장이 강남역에 위치한 회사원 A 씨는 “카페에서 샐러드나 빵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는 편인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돼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 포장을 주문했다. 방문 포장도 30분 전에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오전에 빠르게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띈 특징은 고기 골목으로 유명한 강남역 10번 출구 뒷골목 일대 고깃집들의 점심 영업이었다. 

지난 8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돼 저녁 9시 이후 음식점 영업 금지가 처음 시행됐을 당시에는 임시 휴업한 곳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고깃집이 점심 영업을 한다는 안내문과 점심특선 메뉴 가격표를 써 붙인 채 점심 장사에 한창이었다. 

강남역 고기 골목에서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는 B 씨는 “지난번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저녁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됐을 때는 갑작스러운 조치에 경황이 없어 매장을 임시 휴업했다. 이후에 매출이 반 토막 났고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서 활로를 찾다가 점심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제육볶음, 김치찌개, 부대찌개, 비빔밥 등 직장인들이 점심 메뉴로 즐겨 찾는 백반 메뉴를 점심 특선으로 제공하는데 매출 회복에 꽤 도움이 된다. 점심 영업이 없었다면 이번 2단계 조치에도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진 카페들은 포장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여전히 붐볐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테이블과 의자는 이용할 수 없도록 모두 치워놓은 상태였지만 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또한 몇몇은 주문한 커피를 받은 이후에도 매장 내에 서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참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디저트와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업소의 경우 고객이 매장 내에서 버젓이 커피와 케이크를 먹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홍대
4월·8월보다 어려워… 9시 이후 외식금지에 식당들 초토화

“아이고 완전히 죽었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빨간돼지집에서 근무하는 A 씨의 말이다. 이곳에서 2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A 씨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첫 주인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업소를 찾은 손님은 지난달 14일부터 19일 기간에 비해 주간 기준 40%, 야간 기준 90% 줄었다. 

빨간돼지집 인근 역전우동 사장은 “코로나가 사람 잡는다. 더 이상 말하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 역전우동 매장에는 여성 고객 1명만이 앉아 있었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누나홀닭(누구나 홀딱 반한 닭)에는 6팀이 모여 있었다. 

홍대 거리 중앙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민 새마을식당도 6명이 모여 앉아 있었다. 이 곳에서 일하는 B 씨는 “오전부터 지금(16시 40분)까지 받은 손님이 20여 명 정도 된다”며 “지난주에 비하면 너무나 적지만 그나마 다른 가게들보다는 장사가 잘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에는 오후 4시 55분경 6명이 들어왔다. BBQ에서 일하는 C 씨는 “이분들이 첫 손님”이라며 “저녁 9시면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치맥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연말 모임 자제를 당부하면서 모임 예약도 모두 취소됐다. 나도 언제 잘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버거킹이 철수한 3층짜리 건물은 아직까지 새 입주자가 없어서 건물 전체가 비어 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0대~30대의 모임 장소로 각광을 받았던 일본라멘 전문점 부탄츄와 이색카페 YI FANG 골목에도 불황의 그늘이 깃들었다. 부탄츄는 3명의 손님이 함께 라멘을 먹고 있었는데 부탄츄 종업원에 따르면 이들이 토요일 첫 손님이었다. YI FANG는 테이크아웃 손님 1명뿐이었다. 

새마을식당 위층에 자리 잡은 주점 프랜차이즈 동경야시장, BBQ 매장 2층의 홍대양꼬치, 빨간돼지집 2층의 이자카야무세이 주점 등 각 건물 2층에 자리를 잡은 식당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오히려 호황을 구가하는 곳도 있었다. 2호선 홍대입구역 앞에 있는 KFC 매장은 1층과 2층 모두 발 디딜 틈 없이 고객으로 꽉 차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자튀김 등 가벼운 간식과 음료를 시킨 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KFC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D 씨는 “거리두기 2단계로 카페에서 테이블 이용을 못해 갈 곳이 여기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D 씨는 매장 한 켠에서 노트북을 켜고 학교 리포트를 작성 중이었다. 주변에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공부·업무를 하고 있었고 1층과 2층을 둘러보다가 자리가 없음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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