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2021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 2부는 식품·외식 세션별 전문강연으로 구성됐다. 외식 세션에서는 △2021 외식소비 전망(김난도 서울대 교수) △미리보는 2021 외식산업 트렌드 키워드(육주희 한국외식정보(주) 국장)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서강현 서래스터 해외사업부 팀장)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F&B 라스트마일 다각화(안병익 식신 대표)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바꾼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돌발사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다기보다 강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강하게, 약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필요한 것은 일단 시도하고, 실패하든 성공하든 거기서 배워 다시 시도하는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가설 검증능력과 학습 역량이다.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조직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최근 조직 관리 영역에서 ‘실패를 수용하는 문화’를 자주 강조하는데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패한 프로젝트에 담당자의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그 조직은 어떤 새로운 시도도 하지 않게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패했느냐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배워 어떻게 개선했느냐다. 핵심은 속도다.
2021년 10대 소비 키워드는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로 선정됐다. 카우보이 히어로를 풀어 살펴보면 △브이노믹스(Coming of V-nomics)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 △자본주의 키즈(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 △거침없이 피보팅(Best We Pivot) △롤코라이프(On This Rollercoaster Life) △오늘하루운동(Your Daily Sporty Life) △N차 신상(Heading to the Resell Market) △CX 유니버스(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 △레이블링 게임(Real Me : Searching for My Real Label) △휴먼터치(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 등이다.
또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바꾸게 될 경제를 브이노믹스라 칭했다. 대면성의 정도, 대체재의 존재 여부, 기존 트렌드와의 부합성 등을 기준으로 업종별로 V·U·W·S·역V형으로 구분된다.
대면성이 얼마나 높은지, 대체재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기존에 진행되던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이 세 가지 기준으로 여러 데이터를 참고해 분류한 다섯 가지 경기 회복 유형화로 V형(빠른 회복형), U형(완만한 회복형), W형(물결형), S형(가속형), 역V형(코로나 특수형) 으로 업종별 회복의 양상을 확인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특수형인 국내 여행과 화상 커뮤니케이션, 홈웨어 시장은 역V자형으로 비대면 성향이 높다. 기존 트렌드와 부합하는 온라인 쇼핑과 캠핑, 호캉스 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더욱 성장이 가속화되는 S자형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이후 사업전환을 일컫는 중요한 용어로 피보팅을 꼽았다. 피보팅은 미리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닌 실험에 초점을 맞춘다. 가설을 세우고 실행하고 수정하는 등 반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소비자 니즈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해본 뒤 맞지 않으면 수정하는 것이다. 모바일 전화번호부 사업에서 배달사업으로 전환한 ‘배달의 민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한정판 상품의 리세일, 당근마켓 등 중고시장의 성장을 ‘N차 신상’으로, MBTI·심리테스트 등 끊임없이 자아정체성을 찾으려는 현대인들의 성향 ‘레이블링 게임’,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사람의 숨결과 감성을 더 선호하는 성향 ‘휴먼터치’, 넷플릭스·스타벅스 등 브랜드와 고객이 함께 서비스와 충성을 주고받는 현상을 가리키는 ‘CX 유니버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