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사업 종합지원 기관 육성 필요
김치사업 종합지원 기관 육성 필요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1.01.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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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김치가 나를 낳아 키워준 한국을 가슴에 안고 세계인의 품에 안기고 있다.

가히 김치 세계화의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예방에 필수인 면역기능 증진에 김치 등 발효식품이 관여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물결의 파도를 더 크고 넓게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동력을 줄 기반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가칭 ‘한국김치산업진흥원’ 설립을 제안하고자 한다. 마침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김치산업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주철현 의원)이 발의돼 힘을 얻을 수 있다.

세계인은 김치를 찾고 있는데 종주국의 김치산업 상황은 이 흐름에 비해 대비가 미흡하다. 국내 김치 소비량은 자가 김치와 상품 김치(외국산 포함)를 포함해 2015년 총 190만9398t에서 2019년 193만6050t으로 답보 상태다. 눈여겨볼 부분은 수입김치가 같은 기간 동안 22만 4124t에서 30만6049t으로 급격히 증가한 현상이다. 반대로 수출 물량은 2015년 2만3111t에서 2만9628t으로 증가했으나 이는 수입량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즉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김치의 상당 부분은 수입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김치가 가격과 품질 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는 품질과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 더이상 애국심에 호소해 우리 김치 소비를 촉진하려는 시도는 먹히지 않는다. 수입 김치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다 품질까지 고급화하는 시도가 계속되는 한 무역역조 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김치종주국의 프리미엄을 바탕삼아 우리 김치의 품질 고급화와 차별화,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22일은 김치의 날 선포 이후 처음 맞는 김치의 날이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인의 힘의 원천은 ‘밥심’이라고 합니다. 밥심을 받쳐주는 최고의 짝꿍은 김치입니다”라고 우리 김치의 위상을 정확히 짚었다.

김치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조상들의 얼과 지혜의 산물인 김치를 건강식품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노력에 집중할 때다. 김치는 이미 김장문화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든든한 문화적 입지도 구축한 바 있다. 이런 정신문화를 바탕으로 김치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식탁에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할 때가 됐다.

물론 우리가 즐기고 있는 전통김치를 그 형태 그대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근본을 지키면서 각국의 식생활에 스며들도록 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해 먹는 이의 입맛을 잡아야 한다. 나아가 김치의 진가를 알리고 건강기능성 식품으로서 가치를 과학적으로 증명함으로써 김치가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제안한 한국김치산업진흥원은 이런 시대적 요구사항을 감안해 첫째, 김치 세계화를 위한 수출로 확대를 주 임무로 하고 이에 따른 실행업무를 담당하도록 한다. 물론 aT 등 기존 기관과 협력은 필수다.

둘째, 국내 김치 관련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연계해 김치의 과학적 우수성 연구 결과를 계속 발굴,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을 맡아 김치의 위상을 높이고 해외 홍보도 체계화해 운영한다. 학술논문만으로는 부족하다.

셋째, 김치 홍보관을 개설해 국내·외 관광객과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김치를 알리고 교육하는 일을 맡는다. 이 홍보관에는 김치 체험관을 운영해 김치담그기 체험을 통해 우수성을 알리도록 한다.

넷째, 김치를 소재로 한 새로운 형태의 신제품 개발촉진 업무를 담당한다. 개발업무는 자체 사업이 아닌 연구개발 가능 연구기관에 위탁해 실용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이 결과물을 기업과 연계, 제품화하는 가교역할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김치의 문화적 위상을 정립하고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한 문화사업을 수행한다.

이미 구축된 전통문화사업과 연계하되 김치의 역사적 배경, 주·부재료의 특성, 그 속에 내재된 정신문화를 응결시키는 일이다. 물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사업과 연계하되 실질적인 실행업무를 담당하도록 한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전통식품의 가치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김치를 선두주자로 해 우리 발효식품을 한 단계 끌어 올린다면 발효식품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실히 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김치 등 발효식품은 이제 식품으로서 가치를 넘어 인류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민관이 합심해 이 기회를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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