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로 차려 내는 홀로만찬 ‘한상’
HMR로 차려 내는 홀로만찬 ‘한상’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1.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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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신년특집
요리보다 HMR로 꾸린 집밥

한국인의 밥상이 바뀌고 있다. 쌀을 씻어 밥솥에 지어먹고 시장에서 식재료를 사서 요리하기 보다 마트에서 구매한 햇반과 오뚜기밥과 온라인으로 주문한 미역국·곰탕·김치찌개 등 국물요리 HMR, 동네슈퍼에서 산 김치와 돈까스, 고등어조림이 심심치 않게 우리 밥상에 올라오고 있다. 또한 편의점에서 떡볶이, 만두, 떡갈비 등을 주류와  함께 구매해 홈술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에서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든든한 한끼 식사와 맛있는 간식’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트렌드가 지난해 HMR 시장 확대로 이어졌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식품업계의 호황을 이끌었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HMR류 내수시장 규모는 1조6000억 원 규모로 2019년 1조5000억 원보다 무려 1000억 원 이상 성장했다. 이 중 국·탕류는 20.2%, 카츠류 18.4%, 냉동밥은 10.1%로 성장한 반면 상품죽은 4.6%, 핫도그는 3.5% 감소했다. 사진=각사 제공

 

지난해 햇반 점유율 3.2%p 하락, 오뚜기밥 3.4%p 성장

즉석밥 시장 대표 브랜드 CJ제일제당의 햇반(왼쪽부터), 오뚜기의 오뚜기밥, 동원F&B의 쎈쿡

 

밥류 HMR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성장을 거둔 시장 중 하나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밥류 HMR 시장 규모는 즉석밥, 냉동밥, 컵밥 시장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5609억6000만 원으로 전년(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5492억4000만 원 대비 2.1% 성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밥류 HMR 시장의 71.2%를 차지한 즉석밥 시장은 2020년 3993억6000만 원 규모로 전년 3990억8000만 원 대비 0.1% 성장했다. 냉동밥은 977억 원으로 전년 887억6000만 원 대비 10.1% 성장하면서 밥류 HMR 시장의 17.4%를 점유했다. 컵밥시장도 오뚜기의 적극적인 1인 가구 공략에 힘입어 2019년(614억 원) 대비 4.1% 성장한 639억 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오뚜기의 오뚜기밥, 동원F&B의 쎈쿡을 중심으로 형성된 즉석밥 시장은 지난해 오뚜기밥의 눈부신 선전 속에 시장점유율의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햇반의 과점을 깨지 못하는 모양새다. 반면 쎈쿡은 오뚜기밥에 점유율이 잠식당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집계자료에 따르면 햇반 매출은 지난해 2679억7000만 원으로 전년 2805억5000만 원 대비 4.5% 감소했고, 쎈쿡도 지난해 35억9000만 원에서 28억 원으로 22.2%나 줄었다. 반면 오뚜기는 지난해 12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9년 1133억4000만 원 대비 12.1%나 성장했다. 이로 인해 햇반의 점유율은 지난해 67.1%로 전년 70.3% 대비 3.2%p 하락했고 양반밥도 0.9%에서 0.7%로 0.2%p 떨어졌지만, 오뚜기밥은 지난해 31.8%를 기록해 2019년 28.4% 대비 3.4%p 성장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냉동밥 시장에서 선전했다. 냉동밥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321억4000만 원의 실적을 거둬 전년 274억3000만 원 대비 17.2% 상승했다. 오뚜기도 67억4000만 원으로 전년 61억2000만 원 대비 10.1% 성장했다. 반면 풀무원은 지난해 125억1000만 원을 기록해 전년 141억1000만 원 대비 11.4% 하락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점유율의 변화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냉동밥 시장 점유율은 32.9%로 전년 30.9% 대비 2%p 증가한 반면 오뚜기는 6.9%로 전년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고 풀무원은 12.8%로 전년 15.9% 대비 3.1%p 하락했다. 

컵밥 시장은 오뚜기가 이끌었다. 오뚜기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1인 가구들을 겨냥해 컵밥류를 기존 6종에서 덮밥류, 비빔밥류, 전골밥류 등 23종으로 확대하고 밥량도 20% 늘렸다.

또한 코로나19 극복 메시지를 담은 홍보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략해 전년 대비 17.2% 상승한 170억6000만 원의 실적을 거뒀고 점유율도 2019년 23.7%에서 2020년 11월 26.7%로 3.0%p 성장을 이끌어냈다. 반면 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4.9% 하락한 414억7000만 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외식형 국·탕류 vs 오뚜기 지역색 국·탕류 한판 승부

비비고 국물요리 HMR 제품들.
비비고 국물요리 HMR 제품들.

밥류와는 달리 상온 국·탕·찌개류 시장은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동원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4개 업체의 실적은 2018년 12억 원, 2019년 14억6000만 원, 2020년 17억9000만 원으로 20%씩 성장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국·탕·찌개류 HMR·RMR 시장에서 이들 4개 사의 점유율도 2018년 57.6%, 2019년 62.7%, 2020년 64.0%로 확대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은 차돌육개장, 전복미역국, 갈비탕 등 한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수준의 외식형 메뉴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초격차를 유지해가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 어렵고 외식에서 선호도가 높은 메뉴들을 선별해 제품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선보인 ‘비비고 차돌육개장’은 큼직한 차돌양지와 진한 고기 육수가 전문점 수준이라고 호평 받았다.

오뚜기 지역색 국·탕류 HMR 제품들.
오뚜기 지역색 국·탕류 HMR 제품들.

이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곳은 오뚜기다. 오뚜기는 지난해 ‘부산식 돼지국밥 곰탕’, ‘안동식 쇠고기국밥’, ‘의정부식 부대찌개’, ‘남도식 한우미역국’, ‘서울식 설렁탕’, ‘종로식 도가니탕’ 등 지역색의 맛을 구현한 제품 출시로 차별화를 시도해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오뚜기는 국·탕류 시장에서 매출 307억2000만 원을 기록해 2019년 244억 원 대비 25.9%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국·탕류 시장 점유율도 2019년 11.5%에서 11.0%로 0.5%p 높였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여행 계획이 무산된 사람들에게 간편한 지역 음식을 통해 간접적인 향수를 전달하고 고영양식을 통해 인체 면역력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청정원은 지난해 재택근무·수업이 확산하면서 늘어나는 집콕족을 겨냥해 한우진곰탕, 사골김치찌개, 사골우거지들깨탕 등 14종의 국·탕·찌개류 HMR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국·탕류 HMR 대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시장에서 111억7000만 원의 매출을 거둬 2019년 125억5000만 원 대비 11.0%나 하락했고 그 결과 시장 점유율도 5.4%에서 4.0%로 0.6%p 감소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에서 1위 '대상 종가집'과 2위 'CJ 비비고 김치'의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다. 닐슨코리아가 지난해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상이 44.7%였고 CJ제일제당은 40.2%로 4.5%포인트 차이밖에 안났다. 5년 전만 해도 대상은 국내 포장김치 시장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에서 1위 '대상 종가집'과 2위 'CJ 비비고 김치'의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다. 닐슨코리아가 지난해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상이 44.7%였고 CJ제일제당은 40.2%로 4.5%포인트 차이밖에 안났다. 5년 전만 해도 대상은 국내 포장김치 시장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홈술’이 늘면서 안주 HMR 시장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대상 청정원 ‘안주夜’(위)와 동원F&B ‘심야식당’이 있다.
‘홈술’이 늘면서 안주 HMR 시장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대상 청정원 ‘안주夜’(위)와 동원F&B ‘심야식당’이 있다.

 

 



냉동만두 시장, CJ제일제당 독주체제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왼쪽부터). 풀무원 앏은피 만두. 동원F&B 개성 왕만두.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왼쪽부터). 풀무원 앏은피 만두. 동원F&B 개성 왕만두.

지난해 냉동만두 시장은 CJ제일제당 천하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만두만으로 1조 원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3600억 원을 거두며 초격차를 확인한데서 그치지 않고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서도 67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국내 시장을 이끈 제품으로는 비비고 왕교자·비비고 군만두·비비고 한섬만두를 들 수 있다.
반면 CJ제일제당의 경쟁업체들인 해태, 동원F&B, 풀무원은 지난해 만두 경쟁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들 기업은 재무적 구조조정, 사업구조 재편, 온라인채널 확대 등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만두 사업부문에서 움직임이 적었다.

이와 관련 동원F&B 관계자는 “지난해 위드 코로나시대 적응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변화와 혁신이 1순위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풀무원과 동원F&B가 2019년까지 얇은 만두피, 속이 꽉찬 만두 등을 출시하며 비비고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사활을 걸었지만 지난해에는 만두류 시장에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2019년 43.6%였던 점유율을 45.5%로 늘렸다. 반면 풀무원은 16.2%에서 15.7%로 0.5%p, 동원F&B는 9.1%에서 8.4%로 0.7%, 해태는 13.8%에서 12.8%로 1.0%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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