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을 구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외식산업을 구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1.02.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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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모임을 하려고 집에서 멀지 않은 한식집에 예약전화를 했더니 지난해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한 해에 대여섯 번은 이용했던 식당이었는데 그동안 나 같은 사람도 방문을 자제한 데다 방역 수준에 따라 입장 고객 수, 영업시간 등의 제한이 이어지는 바람에 버틸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모처럼 찾아간 구이집에는 지난해 5월에 써놓은 ‘5월 한 달 간 쉽니다’라는 알림 문구가 지금까지 그대로 붙어있었다.          

코로나19에 소규모 자영업자, 특히 외식사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반음식점 개업 대비 폐업업소 수 비율은 116.2%였다. 폐업숫자가 개업숫자를 넘어선 것이다. 문을 닫은 외식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 당국의 지원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선별적 지원이냐 보편적 지원이냐와 같은 논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영업 제한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던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언제까지 방치하려는가?

지원 대상 업체를 선별하는 작업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주장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전자정부 시스템은 국민에게 행정서비스의 편의성만 제공하지 않음을 안다. 개인과 사업체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은가? 국세청에 신고된 사업체별 소득표준, 신용카드사와 온라인 결제금액 데이터만 갖고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의 변동과 손익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이나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업태를 개편해 매출이 늘어난 사업체도 일부 있을 것이나 대부분의 외식업체는 매출이 격감해 손해를 감수하며 버티고 있다. 막다른 상황에 몰린 경영자가 입은 손실과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의 생계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이익 수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손익분기점은 유지할만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생장점을 살려둬야 다시 싹이 돋아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이 임박하고 머잖아 치료제의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영업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연말까지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부터 문을 닫은 외식업 매장이 다시 문을 열고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데에도 많은 문제가 따를 것이다. 밀린 임차료와 관리비의 납부로부터 오랜 기간 방치돼 녹슨 조리시설과 훼손된 서비스 공간을 복구하는 문제, 다시 인력을 채용해 훈련 시켜야 하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지난 역사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역병을 치른 다음이나 산업혁명을 겪은 다음에는 많은 분야의 큰 변화가 있었다. 개인의 생활방식이 바뀌고 산업의 재편과 기업의 경영방식이 변화했다. 당연히 사회시스템, 정치, 경제, 문화적 환경도 바뀌었다. 식품과 외식산업계도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이후의 대전환기에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지금 준비해야 한다.

식품과 외식산업은 전통적인 제조업 경영과 다른 점이 많다. 특히 재료의 획득과 생산과정, 판매방식에 차이가 있다. 식생활에서 음식의 안전을 고려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증대될 것이다. 식재료의 획득단계에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조리와 가공 과정에서도 안전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안전과 편의성을 보장하는 음식상품의 개발과 새로운 판매방식 및 서비스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마케팅이 매우 중요한 기업 활동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GDP 수준은 세계 10위 수준이다. 자부심을 가질만하지만 국가는 재난 상황이다. 외환위기 때 대기업의 제조업과 금융업을 살리기 위해 국가재정을 쏟아부었던 사실을 기억한다. 이럴 때 정책당국은 산업 간 지원정책에서 차별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하고 특히 재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희생되는 사각지대가 없도록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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