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배민·쿠팡 갑질금지법 만든다
네이버·배민·쿠팡 갑질금지법 만든다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2.2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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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0억 원·거래액 1000억 원 이상 온라인 플랫폼 대상
중소상인자영업자연합회, 자영업자 권익 반영한 법안 추진 중

지난해부터 식품·외식업계의 온라인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온라인 플랫폼과의 관계설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4월 배민 수수료 사태 발생 후 외식업계가 플랫폼 갑질피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꾸준히 요구한 데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화답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4월 5.8%의 수수료 부과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했다. 이를 놓고 외식업주들과 소비자, 관계기관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 공동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새로운 수수료 부과 방식을 전면 철회했다. 이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감독의 제도화 논의가 현재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7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온라인 플랫폼 통신판매중개거래 공정화 법 제정안’ 발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11일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 지난달 25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7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각각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최초 발의한 송갑석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배민 사태를 계기로 관계법령을 살펴본 결과 온라인 거래에서 중개자와 판매자 간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법은 없다는 점을 알게 돼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통질서를 규제하는 법률 중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편의점·프랜차이즈·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 업체이거나 SSG, 롯데ON 등 오프라인 기반 업체의 온라인 몰에서 벌어지는 갑질에 대해서는 규제하고 있지만 배달의 민족·요기요·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또한 독점규제 및 공정화에 관한 법률도 주로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사업자 간 벌어지는 갑질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의 경우 온라인 전용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주 보호 대상이 최종 소비자라는 점에서 플랫폼과 판매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송 의원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 하면서 온라인 쇼핑거래액 증가세가 급격하게 확대됐다”며 “온라인 중개업자와 판매업자 간 공정거래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공정한 온라인 플랫폼 시장 관련 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 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실장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전체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50% 이상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공정경쟁관련 법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법안 제정을 통해 비대면 시장에서 소상공인들과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상생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추진단장은 “코로나19 시대 외식업에서 온라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배달의 민족, 쿠팡 등 플랫폼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영세 외식업주들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규제 대상에 포함 
연합회, ‘단체 교섭권’, ‘고객 영업DB 정보’ 자영업자 제공 명문화해야 

 

온라인 플랫폼 사업 불공정 거래 차단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 간 판매조건, 수수료, 대금지급 방식 등에서의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것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판매자 간 신의성실의 원칙, 검색·배열순위 결정원칙 공개, 중개거래 계약 내용 변경 사전통지, 보복행위·판매촉진비용 부담전가·배타적 거래강요·경영정보제공 금지, 표준계약서, 분쟁조정, 공정위의 실태·위반행위 조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대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범위에 대해서는 각 법안마다 입장이 갈렸다. 김형욱·민형배·전혜숙 의원은 모든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적용해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송갑석 의원 안은 1000억 원 이상 규모의 온라인 플랫폼만을 대상으로 했고 정부안은 직전 사업년도 기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거둬들인 총 수수료(매출액)가 100억 원 이상이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 총 중개거래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규제대상이지만 배달통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플랫폼에서도 갑질은 일어난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소상공인의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안과 송갑석 의원 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원모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은 “소규모 오픈마켓 사업자들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하게 되면 자칫 신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형 온라인 플랫폼만을 규제하는 안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이 법안들은 규제대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판매자들 간 표준계약서 작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중 공정위와 민형배·전혜숙 의원 안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을 이용해 판매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간 중개거래 기간·변경·해지조건, 서비스 내용, 수수료, 반품·교환·환불, 노출순서·형태, 판매자에 대한 패널티 규정, 할인쿠폰 등 마케팅에 대한 협의내용 등을 담은 표준계약서 작성을 강제했다.

반면 김병욱 의원 안은 제18조(표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계약서의 사용 및 작성)을 통해 표준계약서 작성 의무만을 규정하고 세부 계약내용은 시행령에 일임했다. 송갑석 의원 안에서는 표준계약서 작성의무를 규정하지 않았다.

또 정부, 민형배·김병욱·송갑석 의원 안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판매자 간 신의성실 의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판매자에 대한 보복금지 의무, 불공정 거래행위 금지 원칙을 명문화 했지만 전혜숙 의원 안에는 이같은 조항이 없다.

법안 주무부처 논란, 공정위 or 방통위
전혜숙 의원 안과 다른 의원 안이 이 같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기본 법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송갑석·민형배·김형욱 의원 안들은 이 법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특별법 형태로 규정하고 있다.

민형배 의원실 관계자는 “이 법의 제정 목적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통시장에서 힘이 집중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 사업자 간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법령인 공정거래법을 기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반면 전혜숙 의원 안은 제4조(다른 법률과의 관계)에서 이 법을 전기통신사업법상 규제를 보완하는 특별법 형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법에 따른 제재·감독 권한도 방송통신위원회로 지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혜숙 의원실 관계자는 “배민·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는 법률상 전기통신서비스 중 부가통신 서비스의 하나이며 인앱결제, 서비스 이용제한, 이용자 환불 등에 대한 규제 및 관리감독은 방통위 소관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부 자영업자 단체는 이 법이 공정거래 관련 규제이지만 주무부처를 방통위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성원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공정위가 국내 산업계의 불공정 갑질행위에 대한 기소권을 독점하고 규제하다보니 업무가 너무 많아서 피해를 제대로 구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부서로 관할을 이관해서 갑질 피해 발생 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 법을 전기사업법의 특별법으로 규정할 경우 방통위 소관으로 갈 수도 있지만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으로 규정하게 되면 중기벤처부가 직접 관할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연합회, 법안에 자영업자 권익 반영해야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연합회)는 국회에 발의된 입법안들이 비대면 시대 자영업자들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핵심 권익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회가 주장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핵심 권익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단체 교섭권과 영업DB 정보제공이다. 연합회측에 따르면 단체 교섭권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배너 노출 원칙, 수수료, 이벤트 등 부대비용 발생 등에 대해 사업자와 협의할 수 있는 법적 보장장치이다. 

이와 함께 연합회는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고객 DB 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이성원 사무총장은 “나에게 물건을 구매한 고객에 대한 연령, 성별, 나이, 성향, 취향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내가 공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비대면 시대 비즈니스를 위한 핵심 권익”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개인정보 보호규정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도 “플랫폼 사업자도 수집하지 않은 정보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이미 수집·가공해서 소유한 정보 중 사용자로부터 발생된 부분은 반드시 공유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플랫폼의 알고리즘까지 투명하게 공유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안을 만들고 있다. 연합회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제정된 이후 미비한 점을 살펴 의원입법 혹은 청원입법 형태로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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