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토에서 뺏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
농토에서 뺏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 승인 2021.04.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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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지구상의 무기 자원은 한정돼 있고 결코 재생산할 수 없다. 농지에 있는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토양에 함유된 모든 성분도 계속 사용하면 줄어들게 되어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품의 모든 원료는 직·간접으로 땅에서 생산되며 땅이 품고 있는 자원을 식물이 이용, 태양에너지와 탄산가스를 사용해 식량자원을 생산한다. 토양 속 모든 원소는 재생산할 수 없어 계속 작물을 재배하다 보면 결국 사용한 만큼 줄어들고 더 나아가서는 결핍된 상태가 될 것이다. 

인간은 수천 년간 같은 농토에서 농산물을 생산해 우리 식량으로 사용해왔다. 옛날 농업은 여러 식물자원인 퇴비를 거름으로 사용했고 농산부산물인 짚이나 왕겨, 심지어 동물이나 인간이 배설한 분뇨를 다시 농지에 뿌려 뺏어왔던 성분을 제자리로 돌려주고 이를 이용해 다음 작물을 생산했다.

그러나 근세에 들어 유기농법이 쇠퇴하면서 자원순환의 고리가 무너져 부족한 성분을 인위적으로 만든 화학비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미량원소를 포함한 총체적 필요성분의 보충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30년 전 생산했던 토마토와 지금의 것은 성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고 영양분의 함량도 낮아졌다. 짐작하건대 당연한 결과이다. 식물은 토양의 성분을 있는 그대로 이용하는데 그 함량이 변했으니 생산되는 식물의 구성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식재료를 원래대로 지키고 후손에 물려줄 토양을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가 됐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단순하게 우리가 빌린 성분을 다시 땅으로 되돌려주는 선순환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벼농사에서 많이 생산되는 볏짚도 소 사료로 사용돼 재순환의 고리를 끊고 있으며 보리나 다른 곡류도 수확 후 남는 것을 다음 작물 재배에 걸림돌이 된다고 소각해 버리고 있다. 세계에서 사용하는 식품 원료의 활용률은 30% 내외라고 한다.

수확 후 손실, 유통 중 유실, 가공, 식이 중 먹지 못한 것을 합하면 상상을 초월한 물량이 직접 소비되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폐기되는 식량자원이 쓰레기가 돼 우리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산물 처리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유기질 퇴비화해 농지에 되돌려주는 범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잘 이용되지 않는 농산부산물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볏짚이나 보릿짚을 이용한 퇴비생산을 적극적으로 추진, 볏짚과 보릿짚을 적절히 발효시키면서 토양에 부족한 유·무기 성분을 보완해 흡수가 쉬운 형태로 만들어 부족분을 보충하도록 하고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토양 개선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여러 가축 폐기물을 적절한 미생물로 발효해 냄새 제거와 유용성을 높이는 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식품 산업에서도 배출되는 가공폐기물의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채소류의 가공부산물은 총생산량의 약 1/3에 이르는바 이의 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생산량이 가장 많은 배추의 경우 시래기도 연간 100만t 이상이 나오고 있으며 이를 산업폐기물로 구분, 매립 등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한 유기질 퇴비 자원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외 엽채류의 폐기물 활용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

이들 폐기물은 한 지역에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적정량이 나오지 않으므로 지역별로 퇴비공장을 건설,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적정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채산성을 맞추기 쉽지 않으므로 농가지원사업으로 농림당국의 특별 배려가 필요하다. 김치 가공공장에서 배출되는 시래기는 폐기물 처리비용만 하더라도 상당히 부담 수준이다. 그 외 농·축·수산물 가공폐기물의 활용도를 높이고 이 자원을 원래 있던 토양으로 돌려보내는 등 범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식품가공과 외식산업 분야에서는 영양소가 듬뿍 담긴 원료로 가공 조리한 제품이 소비자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큰 뜻으로 토양살리기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다음 세대에게도 기름진 농토를 물려주고 양질의 원료를 생산하는 기틀을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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