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비 급등에 외식물가 ‘비상’
식재료비 급등에 외식물가 ‘비상’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1.05.14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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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6.1%), 생선회(6.0%), 김밥(4.4%), 볶음밥(3.8%)↑
파(270%)·고춧가루(35.3%)·달걀(36.9%) 등 식재료값 치솟아

 

식재료비 상승, 음식 가격 인상 불가피… 자영업자 부담↑

4월 소비자물가 2.3%↑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년 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식품·외식업계의 식재료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8월(2.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8년 11월(2.0%) 이후 0~1%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올해 1월 0.6%, 2월 1.1%, 3월 1.5%, 지난달 2.3%로 상승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농축수산물을 비롯해 공업 제품 등이 포함된 상품 가격은 1년 전보다 3.7% 올랐다. 특히 식품·외식업계의 식재료 가격과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 등으로 13.1% 상승했다. 농산물은 17.9%, 축산물은 11.3%, 수산물은 0.6%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산물 중에는 ‘금(金)파’라고 불릴 만큼 값이 오른 파 가격이 1년 전보다 270% 급등했다. 또한 사과(51.5%), 고춧가루(35.3%), 쌀(13.2%) 가격이 올랐으며 물가파동을 겪은 달걀도 전년 동월 대비 36.9% 올랐다. 돼지고기(10.9%)와 국산 소고기(10.6%)의 상승 폭도 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대파 1kg의 평균 소매 가격은 5045원으로 이는 1년 전 가격인 2298원보다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달걀 한 판의 평균 가격은 7340원으로 1개월 전 가격인 7564원보다는 224원 떨어졌지만 지난해 5327원보다 37.8%나 올랐다. 올해 초 한파 피해와 AI 여파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오른 이후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산 깐마늘 1kg의 평균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70.6% 상승한 1만1687원, 건고추(화건) 600g은 63.9% 오른 2만668원에 팔렸다.

과일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과(후지 품종) 10개의 소매가는 3만4314원으로 지난해 가격인 2만1273원보다 61.3% 올랐다. 배(신고 상품) 10개도 평균 4만6741원에 판매됐는데 이는 1년 전보다 39.9% 오른 수준이다.

외식물가 상승률 1년 10개월 만에 최대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자 지난 4월 외식물가 역시 1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지난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13.02(2015년=100 기준)로 1년 전보다 1.9% 올랐다. 지난 2019년 6월(1.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대 미만 수준을 유지해오다가 올해 1월 1.1%를 기록한 이후 2월(1.3%), 3월(1.5%), 4월(1.9%)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체 39개 외식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은 죽으로 1년 전보다 7.6% 상승했다. 이어 햄버거(6.1%), 생선회(6.0%), 김밥(4.4%), 볶음밥(3.8%) 순으로 나타났다. 짜장면은 지난 2019년 10월(3.5%) 이후 가장 높은 3.2% 상승했고 이 밖에 갈비탕( 3.6%), 짬뽕(3.2%), 설렁탕(2.9%), 김치찌개 백반(2.8%), 떡볶이(2.8%), 칼국수(2.5%), 라면(2.5%), 냉면(2.4%), 치킨(2.1%), 된장찌개 백반(2.0%), 돼지갈비(1.6%), 막걸리(1.5%), 삼겹살(1.4%) 등도 일제히 올랐다.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품목은 피자(-2.9%), 커피(-0.4%), 학교급식비(-100.0%) 등 3개에 불과했다. 

세계 식량 가격 11개월째↑… 인플레이션 우려
국내 식재료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곡물과 육류, 유제품 등 주요 식품의 국제가격도 오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7% 상승한 120.9포인트로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유엔이 24개 품목의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매월 작성·발표하는 수치다.

곡물은 작황 부진 우려로 1.2% 상승했다. 옥수수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올랐으며 밀은 세계 생산 전망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안정세를 보였다. 설탕은 브라질의 사탕수수 수확 지연과 프랑스 냉해로 공급 부족이 우려됨에 따라 3월 대비 3.9% 상승했다. 식용류, 참기름 등 유지류는 주요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 여파로 1.8% 올랐다. 육류는 동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 영향으로 1.7% 상승했다. 버터, 치즈 등 유제품은 아시아 수요가 높아 1.2% 올랐다.

이 같은 세계 식량 가격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에 더욱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제 곡물, 육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음식 가격 올리니 손님 줄어
식재료비 상승으로 외식물가가 오르자 자영업자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은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식재료값과 임차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음식 가격을 올렸더니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줄어들었다. 배달로 버텨보려 해도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대기업 HMR, 밀키트 판매 영향까지 겹쳐 더는 장사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원 3명과 함께 매장을 운영했는데 올해 들어 직원 2명을 줄였다”며 “손님은 줄어드는데 고정비는 계속 늘어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직원을 줄이게 됐다. 그나마 남은 직원 한 명도 주말에만 고용하고 평일에는 혼자 일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주변 지인들도 상당수가 직원을 줄였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직원 없이 홀로 일하는 자영업자 수는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1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 명 증가했다. 증가 규모로 살펴보면 지난 2001년 10만2000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반면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137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6만5000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24만7000명이 감소했던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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