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의 콜라보레이션 효과 – 곰표맥주 사례
외식산업의 콜라보레이션 효과 – 곰표맥주 사례
  • 김맹진 前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 승인 2021.06.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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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니 맥주가 제철이다. 냉장고를 열고 캔맥주를 꺼내어 드는 순간 손아귀에 느껴지는 시원한 촉감과 캔 뚜껑을 잡아당길 때 터지는 소리는 맥주를 맛있게 해주는 부수적 요소들이다. 

아들이 집에 사다 놓는 맥주 브랜드가 다양하다. 대형 맥주회사보다는 주로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서 만든 제품들이다. 하나씩 맛보다가 입맛에 맞는 브랜드를 찾은 게 곰표맥주다. 이제는 아들이 사다 놓지 않으면 내가 집 앞 편의점에 가서 사온다. 공급량이 달려 1인당 판매량을 2캔씩으로 제한하는 게 짜증이 날 지경이다.         

곰표맥주는 밀가루를 생산하는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곰표 밀가루와 브랜드명, 브랜드 이미지가 동일하다. 대한제분이 제분업에서 양조업까지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일까? 곰표라는 기존의 밀가루 브랜드를 활용해 브랜드 확장을 시도한 것일 테지? 밀가루 원료생산부터 맥주 생산까지 이뤄내는 이른바 전방통합을 추진한 걸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궁금증은 곰표맥주의 캔에 인쇄된 상품정보로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맥주 생산은 횡성의 세븐브로이라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맡았다. 판매는 편의점 CU가 독점한다. 브랜드만 보면 대한제분의 독자적인 사업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제분회사, 양조장, 유통회사가 협업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은 기술이나 생산능력, 마케팅, 자본 등 경영의 여러 영역에서 고루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고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능력이 뛰어난 기업과 협력을 한다. 이 때 자사의 우수한 능력과 타사의 우수한 능력을 결합시켜 신제품을 생산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이른바 기업의 전략적 제휴나 합작투자라고 말한다.

전략적 제휴와 합작투자는 주로 동종의 업계 내에서 이뤄지는 기술제휴나 자본의 합작형태를 띄었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이 나올만했다. 최근에는 서로 다른 이업종(異業種) 간의 각 기업이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얻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각 기업의 고객을 공유할 수 있으며 신제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단시간에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곰표맥주를 다시 보자. 대한제분의 핵심역량은 밀가루 생산기술이다. 제분 전문기업으로 우수한 원료를 제공한다. 거기에 방부제 없는 국산 밀가루를 내세웠다. 세븐브로이는 맥주 생산 전문기업이고 CU는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소매 유통기업이다. 각 업종의 전문기업들이 핵심역량을 내세워 협업을 성공시킨 사례다.

외식산업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업 간 콜라보레이션을 이뤄낼 만하다. 외식업과 농업, 양조업 등이 협업해 국내에서 생산된 쌀, 보리, 콩, 과일 등을 활용한 막걸리와 맥주, 와인 등을 만들어 새로운 브랜드로 판매한다면 상호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프랜차이즈 기업은 유통망과 수요가 확보돼 있는 상태에서 자사만의 독자적인 음료 브랜드를 갖게 되는 것이 또 따른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국산 재료에 대한 고객의 신뢰, 유통비용 절감, 마케팅 활용 등의 경쟁력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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