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 기획] 배달앱, ‘선택 아닌 필수’ 자리 매김
[창간 25주년 특집 기획] 배달앱, ‘선택 아닌 필수’ 자리 매김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7.12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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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 비즈니스의 뉴노멀 ‘배달앱

식품·외식 산업이 비대면·이커머스 환경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외식업체가 5곳 중 1곳에서 배달앱을 이용하는 등 이커머스 의존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달앱 등 이커머스 이용 수수료가 외식업계의 새로운 고정비용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수요를 기반으로 급성장 해 있는 배달앱 시장 현황을 살펴봤다. 사진=각사 제공

지난해 외식업계의 배달앱 이용율이 크게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외식업계의 19.9%가 배달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1.2% 대비 8.7%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배달앱 이용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치킨전문점(79.4%), 패스트푸드점(65.9%), 일식(43.0%), 중식(36.0%) 순이었다. 반면 호프전문점·소주방 등 주점업(5.0%)과 한식당(13.7%)은 지난해 배달앱 이용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천에서 호프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진아씨는 “호프집의 매뉴를 배달할 경우 포장·배달수수료 등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손님 입장에서도 집에서 맥주를 먹고 싶으면 그냥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편하다”면서 “배달은 우리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배달앱 이용료 전년대비 13.3% 증가

배달앱 이용 비율이 급증하면서 외식업계의 월 평균 배달앱 이용료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외식업계가 지불한 배달앱 이용료는 월 36만 원으로 전년 31만8000원 대비 13.3% 증가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온도 차이가 존재했다. 지난해 월평균 배달앱 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한 업종은 월 평균 58만6000원을 지불한 ‘햄버거·피자·샌드위치 및 유사음식점업(이하 패스트푸드업)’이다. 패스트푸드업에서 지불한 배달앱 사용료는 2019년 30만7000원 대비 90.9% 상승했다.

이는 배달앱 이용율이 같은 기간 55.2%에서 65.9%로 10.7%포인트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비용이 크게 급증한 것이다. 배달앱 이용료가 전년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서양식 음식점업이었다. 서양식 음식점에서 2020년 지불한 월 평균 배달앱 이용료는 34만7000원으로 전년 15만 원 대비 131.2% 증가했다.

이밖에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업(이하 분식점업)’에서 지난해 지불한 월 평균 배달앱 이용료는 전년(18만2000원) 대비 100.4% 증가한 36만4000원이었고 호프전문점 등 주점업도 지난해 배달앱 이용율이 2.5%에서 5.7%로 3.7%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배달앱 이용료는 24만3000원에서 38만8000원으로 59.5%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중식업의 경우 2020년 이용율이 전년대비 1.2% 포인트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지불한 이용료는 37만3000원으로 전년(23만6000원) 대비 58.2%나 급증했다. 반면 제과점업, 기타외국식음식점업, 일식전문점은 이용율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비용은 오히려 줄었다.

먼저 제과점업의 배달앱 이용률은 2019년 1.6%에서 2020년 27.6%로 26.0%포인트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지불된 배달앱 이용료는 같은 기간 58만8000원에서 17만 원으로 71.0% 감소했다.

기타 외국식 음식점의 배달앱 이용율은 전년 8.9%에서 19.9%로 11.9%포인트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월평균 이용료는 31만2000원에서 16만7000원으로 46.4% 감소했다.

또 커피전문점 등 비알콜성 음료점에서 월 평균 지불한 배달앱 이용료도 24만1000원에서 20만6000원으로 14.5% 감소했다.

배달앱·배달대행업체 매출액 증가

전국 외식업체의 배달앱 이용률과 월 평균 배달앱 이용료를 행정안전부의 일반음식점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외식업체 총 수(67만8000여 개 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5622억8000만 원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통 등 배달앱과 바로고, 메쉬코리아, 로지올 등 배달대행업체 및 공공배달앱과 사설 업체 등 10여 개 업체에게 지불됐다.

이에 따라 배달앱과 배달관련 플랫폼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배달업체 1위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액 1조952억 원, 영업이익 582억 원, 당기순이익 21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2위 업체 요기요와 3위 쿠팡이츠도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대행 전문업체 중 로지홀도 2020년 매출액 323억 원, 영업이익·당기순이익 각각 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로지홀과 함께 배달대행업체 빅3를 형성한 메쉬코리아와 바로고도 전년대비 큰 폭의 매출 상승을 보았다.

메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564억 원으로 전년 1615억 원 대비 58.8% 증가했고 바로고의 매출액도 454억 원에서 771억 원으로 69.8% 성장했다. 그러나 두 업체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키는데는 실패했다.

배달앱 간 ‘단건배송’… 점유율 높이기 사활

코로나19를 계기로 배달앱 시장이 확대되면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 전쟁은 배달앱시장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들고나온 단건배달 프로모션에 배달의민족이 ‘배민1’로 맞불을 놓면서 시작됐다. 단건배달이란 라이더가 한 번에 한 개의 배달임무만을 수행하는 서비스로 쿠팡이츠가 2019년 하반기에 도입했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이 지난달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출시했고 위메프오도 4월 15일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한 단건배달 서비스 제공을 선언하면서 경쟁구도가 시작됐다. 이에 쿠팡이츠가 지난달부터 단건배달 프로모션을 선포하고 이 기간 중 서비스 중계수수료를 배달금액의 15%가 아닌 1000원 정액으로, 거리별 배달료를 6000원에서 5000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배민1’도 쿠팡과 동일하게 중계수수료를 12%에서 1000원 정액, 거리별 배달료를 6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하하는 프로모션을 선포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한 번에 한 개의 상품만을 배달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만큼 배달비용이 올라가고 중계수수료를 별도로 부과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배민1’이 정착되는 시간 동안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배민1’을 체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여려 주문에 섞여서 배달되는 것 보다는 나만을 위한 배송 서비스가 더 큰 만족을 준다”며 “앞으로도 단건배달 서비스를 더욱 특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건배달 프로모션이 결국 배달앱업체 간 치킨게임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과 쿠팡이츠 간 단건배달 경쟁은 이미 치킨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단건배달 서비스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프로모션을 중단할 경우 소비자와 라이더의 대량 이탈이 우려되는 만큼 요금을 정상화하기도 힘들다”며 “결국 승자가 결정된 후 배달료 인상 등으로 외식업계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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