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계 “정부 의도 의심되는 터무니없는 예산”
내년도 예산안 중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및 손실보상 예산 관련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권칠승, 이하 중기부)는 2022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액을 1조8000억 원 규모로 책정했다.
중기부는 손실보상법 시행일인 10월 8일 손실보상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손실보상 세부기준을 확정한 후 이르면 10월 말부터 신청·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법 공포일인 지난 7월 7일부터 9월 30일까지 발생된 피해는 올해 추경예산으로 편성된 손실보상금 1조 원으로 지급하고 10월 1일부터 발생된 손실에 대해서는 내년도 예산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승재 의원(국민의 힘)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중기부의 손실보상 예산 1조 8000억 원은 소상공인을 몰락시키겠다는 선전포고”라며 “내년도 추경 편성을 전제로 3월 대선 이후 손실보상 부담을 고스란히 차기 정권에 넘기는 무책임한 예산편성”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비과학적인 거리두기 조치 재검토, 실효성 있고 직접적인 피해구제 수단 마련 등 당장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며 “국민 혈세로 장밋빛 전망만 내세우는 희망고문 대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피눈물 나는 혈세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최승재 의원은 또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국민 혈세로 충당하는 예산의 상당액이 대선을 앞둔 선심성, 일회성 지원사업으로 채워져 있고. 온라인·스마트화 지원을 이유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플랫폼 사업자에 강제로 편입시키겠다는 것은 코로나를 핑계로 소상공인 영업시장을 왜곡되게 구조조정을 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자영업 단체들도 1조8000억 원 규모의 손실보상금 예산 책정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1조 원의 예산으로도 7월 7일부터 9월 30일까지 3개월 간의 손실에 대한 보상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1년 동안 발생할 손실 보상을 1조8000억 원으로 정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더 현실적으로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정부가 올해 4분기부터 자영업자들의 영업권을 보장한다면 피해액은 조금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자영업자들은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입은 피해가 업체당 최소 1000만 원은 넘는다”며 “1조8000억 원은 터무니없는 액수이며 어떤 근거로 산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 대표는 “정부가 과연 자영업자들에게 손실보상을 해 줄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정부는 영업권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던가 손실보상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