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샐러드” 1조 원 넘은 샐러드 시장
“밥 대신 샐러드” 1조 원 넘은 샐러드 시장
  • 이동은 기자 lde·박귀임 기자
  • 승인 2021.09.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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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웰빙’·‘비건’ 등이 코로나 시대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식품·외식업계에 샐러드 열풍이 한창이다. 그동안에는 식전에 먹는 애피타이저나 메인 음식과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 또는 체중조절용 식단으로 여겨지던 샐러드가 이제는 어엿한 한 끼 식사로 거듭났다. 사진=각사 제공

샐러드, 한 끼 식사로 ‘우뚝’
“얼마 전부터 평일 한 끼는 무조건 샐러드를 먹으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 활동량이 줄다 보니 군살이 늘어 다이어트 목적으로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섭취하는 게 몸에도 좋을 것 같아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먹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A씨의 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샐러드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신선 편이 과일·채소 시장은 지난 2018년 8894억 원, 2019년 9369억 원, 지난해 1조1369억 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샐러드에 대한 관심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한 샐러드 검색량은 지난해 1월 전년 대비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잦아지면서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저열량 고영양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과 출근하더라도 건강하게 식사할 수 있는 메뉴를 원하는 ‘오피스 샐러드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간편함을 추구하는 식사 문화까지 보편화하면서 애피타이저나 사이드 메뉴로 즐기던 샐러드는 식사 대용 식품을 넘어 주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상반기 샐러드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44.6% 급증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 지난 7월 매출 전월 대비 388% 급증
SPC그룹 피그인더가든, 상반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샐러디, 지난 7월 200호점 돌파

 

편의점·커머스 등 판매량 급증
최근 샐러드 판매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추세다. 특히 샐러드 ‘완제품’과 ‘키트’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직접 샐러드를 만들 경우 다양한 채소를 구매해 소분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하고 남은 재료도 신선하게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샐러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6% 급증했다. GS25의 올 상반기 샐러드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4% 늘었다. CU와 이마트24의 올 상반기 샐러드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9%, 46% 증가했다.

샐러드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마켓컬리에서 샐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의 지난 7월 샐러드 매출은 전월 대비 388% 급증했으며 판매수량은 412% 늘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7월에 샐러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마이셰프 마케팅 관계자는 “자사몰 내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면 최근 재택근무를 하며 자극적인 배달음식 대신 건강한 한 끼로 샐러드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무더웠던 이번 여름에 샐러드는 가열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매출 신장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샐러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또한 올 상반기 이마트의 샐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SSG닷컴의 샐러드 판매량 역시 32% 늘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하거나 딜리버리 전용 메뉴로 샐러드를 선보여 높아지는 소비자 수요에 발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샐러드 전문점 날개… 코로나19 사태 속 성장 주목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샐러드 전문 업체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샐러드 구독·배송서비스를 운영하는 프레시코드는 지난 8월 기준 회원수 20만 명, 샐러드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했다.

2016년 출범한 프레시코드는 프리미엄 샐러드를 비롯해 식단 관리 도시락, 건강 간편식 등 194종의 제품을 구매·구독 방식으로 배송하고 있다. 프레시코드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단일주문, 세트상품, 정기구독 판매량을 모두 합친 판매량은 200만 개를 돌파했으며 누적 배송 건수는 100만 건이다. 최근에는 정기구독 신청 건수도 늘어 지난달까지 누적 8만5000건을 구독 서비스로 배송했다. 

회원 수가 늘면서 매출 역시 증가했다. 프레시코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9억2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31억7000만 원)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지난 2분기 매출은 28억90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73.2% 늘었다. 프레시코드의 지난해 매출은 65억 원으로 2016년(1100만 원)과 비교했을 때 590배 성장했다. 올해 목표 매출은 163억 원으로 이를 달성할 경우 2016년 대비 1490배 성장할 전망이다.

프레시코드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선보였던 배송·정기구독 서비스를 지난 7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며 “샐러드, 건강 간편식 문화를 확산해 많은 고객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샐러디(Salady)는 지난 7월 2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 2013년 론칭한 이후 2015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 지난해 9월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최초로 100호점을 오픈해 주목받았다.

샐러디는 샐러드부터 웜볼(곡물밥이 채소와 함께 베이스로 들어 있는 샐러드), 샌드위치, 랩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배달-포장-홀 매장 운영 시스템을 강화했다. 배달 외에도 비대면 주문 활성화를 위해 네이버 주문을 전 매장에 도입했으며 지난달에는 자체 앱을 통한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인 ‘샐럽오더’를 선보였다. 

SPC그룹의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의 픽업 & 딜리버리 주문용 도시락.
SPC그룹의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의 픽업 & 딜리버리 주문용 도시락.

대기업도 샐러드 시장 진출 박차
샐러드 열풍이 지속하자 식품·외식업계 대기업들도 새로운 샐러드 전문점을 론칭하거나 매장을 확대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샐러드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SPC그룹의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배달 건수는 6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0% 늘었다.

지난 2017년 오픈한 피그인더가든은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강남·판교·코엑스점에 이어 지난해 12월 광화문에 5호점까지 문을 열었으며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별도의 오프라인 판매 채널과 온라인을 통해서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은 한 끼 샐러드인 볼 샐러드와 가볍게 즐기는 미니 샐러드, 집에서 취향껏 즐길 수 있는 샐러드 키트 등이다. SPC삼립이 편의점과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판매하는 피그인더가든 샐러드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6%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홈푸드의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cf여의도파크원점.
동원홈푸드의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cf여의도파크원점.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5월 문을 연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호점 합정점부터 2호점 서초, 3호점 용산, 올해 3월 오픈한 4호점 여의도 파크원점까지 개별 매장의 매출액이 각각 오픈 대비 약 100% 성장하는 등 인기에 힘입어 론칭 약 1년 2개월 만인 지난달 3일 서울 반포동 파미에스테이션에 5호점을 오픈했다. 

크리스피 프레시의 샐러드는 동원그룹 각 계열사의 강점을 살린 신선한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원산업이 어획한 참치와 노르웨이산 연어를 비롯해 동원그룹의 채소 브랜드 청미채, 동원홈푸드 삼조쎌텍의 차별화된 소스 등을 활용해 샐러드를 만든다.

대표 메뉴는 청미채를 주재료로 참치, 연어 등 수산물을 푸짐하게 채운 하와이식 샐러드 포케와 비프·치킨 등 육류를 곁들인 플레이트, 아보카도와 곡물을 함께 섞어먹는 볼 샐러드 등이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국내 샐러드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는 만큼 올해 광화문점과 롯데몰 김포공항점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판매 경로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의 배달 전문 샐러드 브랜드 ‘웨얼스마이샐러드’.
CJ푸드빌의 배달 전문 샐러드 브랜드 ‘웨얼스마이샐러드’.

CJ푸드빌은 지난 6월 배달 전문 샐러드 브랜드 ‘웨얼스마이샐러드(웰마샐)’를 론칭하며 샐러드 시장에 진출했다. 웰마샐은 현재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서울 강남점과 공덕점, 대학로점 등 3개 직영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뚜레쥬르 직영점에서 제조해 배달·포장하는 숍인숍 형태로 운영한다. 웰마샐은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 메뉴와 샌드위치, 음료, 커피, 드레싱 등을 판매하고 있다. 

채선당이 지난해 10월에 선보인 새 브랜드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채선당이 지난해 10월에 선보인 새 브랜드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외식기업 채선당은 지난해 10월 새 브랜드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를 선보였다. 론칭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전국에 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는 채선당 R&D팀이 전국 각지의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엄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연구·개발한 품질 높은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최근 샐러드 시장은 간편식 선호 트렌드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해지면서 배달, 정기 구독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샐러드의 경우 1만 원을 웃돌아 일각에서는 ‘샐러드가 밥보다 비싸다’는 지적도 있지만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고객들 역시 고가여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으면 소비하기 때문에 샐러드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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