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 블루오션인가 시기상조인가
HMR, 블루오션인가 시기상조인가
  • 관리자
  • 승인 2007.01.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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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HMR(가정대용식, Home Meal Replacement).

시장형성 5~6년째를 맞고 있는 국내 HMR 시장은 어떨까?

싱글족이 늘어나고 맞벌이가 일반화되면서 즉석조리 가정대용식에 대한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 예상, HMR시장은 외식업계의 장밋빛 미래로 제시돼왔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 부응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가정대용식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메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 일본의 겉모습만 들여와 국내 사정에 맞는 새로운 모델이 없다는 점, 고객접근방법에 대한 대안 등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두산이 런칭했던 ‘데일리’는 런칭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사라졌고 최근에는 CJ푸드빌이 ‘델쿠치나’에 대한 사업을 접고 전 매장을 폐점했는가 하면 현재 운영중인 업체들도 대부분 집객력이 보장되는 백화점 내에 입점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급식회사에서 유일하게 HMR 시장에 진출한 한화리조트는 현재 20개의 롯데마트 내 식품코너에 ‘매리미’를 운영 중이지만 사업초기 단계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새로운 컨셉으로의 재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HMR 시장에 대한 대형 외식업체들의 관심도 잇따르고 있다.

BBQ는 미국식 델리샵 ‘델리아띠’를 내달 중순 런칭해 구슬김밥, 샐러드,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완제품 배송 시스템으로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며 쇼부는 테이크 아웃과 배달 시스템을 보다 강화해 로드샵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HMR 브랜드 런칭을 기획중에 있다. 또 바비큐폭립을 홈쇼핑에서 판매해 큰 수익을 올린 롸이즈온은 이달 중순경 대형유통업체 이마트에 입점해 엠파이어 찹스테이크를 비롯한 애피타이저 메뉴, 샐러드, 홈메이드 소스 등 16가지 메뉴를 판매할 예정이다.

HMR시장은 현재 패밀리레스토랑 전문 업체 또는 호텔에서 런칭해 레스토랑 수준의 양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와 한식 반찬시장으로 양분돼있다.

국내 HMR 업체들의 현황과 전망, 새로운 업체들의 계획을 통해 향후 HMR 시장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진단해봤다.


[인더키친]
신세계 백화점의 백화점 내 델리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입점제의를 받아 2001년 3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첫출발한 조선호텔의 ‘인더키친’은 현재 도곡점(도곡동 타워팰리스 스타슈퍼 내 위치), 명동점(신세계 백화점 본점 내 위치), 청담점 등 4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다.

서양식, 또는 호텔 음식을 사다먹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중ㆍ상류 소득수준의 20~30대 여성 고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인더키친은 특급호텔의 레스토랑 요리를 가정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른 경쟁업체와의 차별 포인트를 ‘맛과 Quality’로 삼고 있는 인더키친은 원재료 구입부터 생산, 관리, 배송까지 조선호텔이 직접 책임지고 있다.

인더키친의 메뉴는 ‘블랙누드 샐러드’(3000원/100g), ‘훈제연어 샌드위치’(8000원/1개) 등 10여종의 샐러드와 8~9종의 샌드위치, 수제 햄버거 스테이크, 잠발라야 볶음밥 등이다.

매출이 크게 증가했던 2004년에 비해 2005년, 2006년에는 한 자리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곡점의 경우 고객 수가 한정돼있어 비교적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인더키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HMR 시장에 대한 수요가 공급업체들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물을 좋아하고 차가운 음식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등 한국인들의 식문화 자체가 아직은 HMR 시장에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카페 아모제]
지난 2000년 신세계 강남점 내 1호점을 오픈, 14개 매장을 운영 중인 카페 아모제는 고객층의 범위를 젊은 여성, 학생들까지 넓히면서 HMR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가장 판매비중이 높은 메뉴는 버거 스테이크, 단호박 고구마 등이며 개당 가격을 매기거나 샐러드 같은 경우 적정 분량씩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나만의 레서피 공모’ 등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던 카페 아모제는 이달 중으로 파티나 피크닉 등 행사에 걸맞는 메뉴를 선정해 쇼케이스에 섹션을 분류해놓을 예정이다. 홈파티나 피크닉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페 아모제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HMR시장은 일본에 비하면 미흡한 수준이지만 고객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고객의 니즈를 창출, 선도해가는 단계라고 본다”며 “아모제는 향후 카페 아모제와는 다른 컨셉과 가격대와 메뉴군으로 대형마트에 진출, HMR의 대중화를 위한 발판 마련에 대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쿠치나]
CJ푸드빌에서 지난 2001년 8월 현대백화점 미아점에 1호점을 오픈, 8개 매장을 운영해왔던 HMR 전문점 ‘델쿠치나’는 지난 1일부터 전 매장의 영업을 종료했다.

그동안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주력으로 다양한 메뉴를 보유,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모니터제도를 실시하는 등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지만 수익이 낮아 난항을 거듭해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델쿠치나가 백화점 수수료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로드샵 형태로 추진하려 했으나 추진 과정에서 컨셉을 재조정, 매장 내 식사 및 테이크아웃이 모두 가능한 신규브랜드 ‘더 플레이스’를 런칭했다”고 말했다.

슬라이스 피자, 파스타, 핫 샌드위치 등 일반 메뉴들은 자체적으로 규격화 해 테이크 아웃 판매를 겸하고 있으며 샐러드 애피타이저 바에서 판매하는 메뉴들은 테이크 아웃 전용 용기에 필요한 양만큼 직접 담아 구매할 수 있다. 샐러드 & 애피타이저 가격은 100g당 2500원이다.

[장독대]
(주)더난식품이 운영하고 있는 반찬전문체인점 ‘장독대’(대표 윤석수)는 지난 98년 목동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5개의 지사가 설립, 250여개의 가맹점이 운영 중에 있다.

장독대 메뉴의 종류는 일일반찬 120여종, 밑반찬 70여종 등으로 지역 상권과 계절에 따라 다양하며 특정 메뉴는 특화된 브랜드의 제품을 OEM방식으로 10여 가지를 납품받고 있다.

그날 팔리지 않은 메뉴는 모두 폐기 처분하고 있으며 2~3일 정도 판매가 가능한 메뉴의 경우에는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지원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고 주로 아파트 단지 상가를 공략, 30~40대 주부들과 노년층 고객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 장독대는 매출이 높은 계절인 여름철에 휴가를 떠나는 가족들이 간편하게 식사준비를 할 수 있도록 ‘피서 밑반찬 셋트’를 출시하거나 나물류가 많아지는 봄에는 봄나물 산채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고객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 단체급식과 관련해 논란이 많았던 최근에는 회사나 유치원 등에서 점심메뉴 반찬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등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소영찬방]
이소영찬방은 궁중요리전문가인 이소영씨가 현대백화점 천호점 내에 1호점을 오픈하며 런칭한 한식 반찬전문점이다.

현재 현대백화점 서울 삼성점, 울산 삼산점, 울산 동구점 등 현대백화점 내에만 4개의 직영점이 운영 중에 있으며 올 3월말 경 신세계 죽전점에 5호점이 오픈될 예정이다.

이소영찬방은 기존 한식 반찬전문점들처럼 젓갈이나 마른반찬 등 저장류에 국한된 메뉴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방식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즉석에서 조리한 신선한 반찬을 다양하게 마련해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소영 사장은 궁중요리전문가라는 프로필을 내세우고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정직하게 만든다’는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이소영 사장은 “대부분의 한식당들이 밑반찬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 주메뉴와 맛의 균형이 맞지 않거나 비위생적인 밑반찬을 내고 있으며, 찬모 고용으로 비용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며 “고객들이 외식업소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밑반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체 공장을 설립, 한식당들에 도매 판매를 하는 것이 향후 이소영찬방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HMR 시장에서 한식이 반찬가게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은 한식 단품요리는 갓 조리했을 때와 데워먹을 때의 맛 차이가 크다고 인식, 이러한 고정관념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인식이 전환되고 조리기술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게 된다면 한식 HMR 시장은 더욱 전망이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아 기자 jeon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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