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뜨거운 감자 ‘일회용컵 보증금제’
업계 뜨거운 감자 ‘일회용컵 보증금제’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5.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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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세척·보관은 온전히 가맹점주 몫
환경부, “유예여부 검토 중”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시행 공개 시연회에서 공개한 일회용컵보증금 스티커와 소비자용 앱. 사진=환경부 제공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시행 공개 시연회에서 공개한 일회용컵보증금 스티커와 소비자용 앱. 사진=환경부 제공

내달 10일부터 시행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두고 해당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반발에 나섰다. 일회용컵보증금제 시행으로 발생하는 모든 부담을 가맹점주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컵 보증금에 대한 업주의 카드 수수료 비용, 컵 세척 및 보관 업무와 같은 문제 해결 없이 이대로 시행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10일부터 전국 주요 커피 판매점, 패스트푸드점 등을 대상으로 제품가격에 일회용컵 한 개당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포함토록 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소비자는 음료를 일회용컵에 담아 구매할 때 보증금 300원을 내고 해당 컵을 구매매장이나 같은 브랜드 다른 매장에 돌려주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대상은 커피, 음료, 제과제빵 등 105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 3만 8000여 곳으로 가맹점 100곳이 넘는 프랜차이즈다. 그러나 문제는 일회용컵 반환 시 필요한 바코드 라벨 스티커 부착부터 반환컵 세척보관 업무까지 모두 가맹점주의 몫이라는 점이다. 

당초 바코드 라벨 비용 부담, 라벨 주문시 보증금 선지급, 반환 컵 수거비용까지 모두 가맹점주 몫이었으나 논란이 계속 일자 환경부는 업주가 라벨을 선 주문할 필요 없이 관련 업무를 프랜차이즈 본사가 맡도록 19일 결정했다. 자원순환사회 경제연구소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본사에서 가맹점에게 일회용컵을 팔아 큰 수익을 얻고 있으므로 라벨의 구입, 일회용 컵 부착 등은 본사에서 책임지고 이행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증금 카드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손님들은 컵을 반납하면 더 냈던 3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300원에 대한 업주들의 카드 수수료는 돌아오지 않는다. 

서울 강동구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하 모씨는 “가맹점주에게 너무 일방적”이라면서 “하루에 700~800잔 판매하는 대형매장의 경우에 수수료가 쌓이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부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관련해 간담회를 300회 정도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정작 업주들의 현장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면서 소통 문제 또한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특히 늘어날 업무에 대한 걱정이 앞서 있었다. 하 씨는 “수 백개가 넘는 바코드 라벨을 매일 컵에 일일이 붙여야 할 뿐 아니라 반환된 컵을 세척할 생각만 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또한 한 번 사용한 컵을 따로 보관해야 하다보니 위생과 보관장소에 대한 문제도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크아웃 전문 브랜드의 경우엔 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장소가 협소한 곳이 많아 보관이 어려운데다 업계에서는 저가커피의 경우, 보증금으로 인상된 가격에 소비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형평성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박 씨는 “왜 프랜차이즈 카페만 시행하는 지 모르겠다면서 단순히 전국의 매장 수가 많다고 대상이 되고 매장 수가 적다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지난 18일 컵 보증금제 시행을 유예할 것을 환경부에 요청했다. 국민의 힘 정책위원회는 “조속히 시행령을 개정해 해당 제도의 시행을 유예하고 계도기간을 지정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등 즉각적인 행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책위는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대표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컵 미반환 시 커피값 인상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외식 물가가 상승되는 결과가 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일회용컵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보증금제는 탄소중립 추진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부합하며,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말했다. 

환경부는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 19일 업주가 컵 라벨 주문 보증금 납부 등을 가맹본부에서 처리하도록 결정하고 컵 보증금 시행 유예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2002년 처음으로 시행됐다. 환경부와 패스트푸드 7개 업체, 커피전문점 24개 업체가 자발적 협약으로 시행했지만 37%의 낮은 회수율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됐다. 당시 일회용컵 반납이 구입한 매장에서만 가능한 점, 보증금액이 50~100원으로 너무 낮게 책정된 점 등이 지적된 바있다.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고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무인회수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정책인 만큼 다회용컵 사용 인센티브를 강화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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