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식품·외식업계 여전히 벼랑끝… 사업 영역 확대 돌파구
[창간 특집]식품·외식업계 여전히 벼랑끝… 사업 영역 확대 돌파구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2.06.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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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세상이 달라졌다
커피 브랜드들이 매출을 높이기 위해 커피 메뉴에서 벗어나 식사와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메뉴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탐앤탐스에서 판매하는 식사 메뉴(왼쪽)와 엔제리너스 석촌호수점 매장에서 판매하는 와인 제품들.사진=각사 제공
커피 브랜드들이 매출을 높이기 위해 커피 메뉴에서 벗어나 식사와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메뉴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탐앤탐스에서 판매하는 식사 메뉴(왼쪽)와 엔제리너스 석촌호수점 매장에서 판매하는 와인 제품들. 사진=각사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고 엔데믹 시대가 열렸다. 서울 종로·강남·홍대입구 등 전국 주요 상권과 거리에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식당·카페의 매출도 2020년과 2021년 대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밀키트·HMR을 앞세워 국민들의 식탁 점유율을 넓혀나가고 있다.

경제 불황·식자재비 폭등… 위기가 오고 있다

그러나 식품·외식업계는 엔데믹 속에서 위기의식을 높이고 있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벼랑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식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 속에서 억눌렸던 임대료도 지난 4월 이후 일제히 급등하면서 영업비용을 폭등시켰다. 이로인해 매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에서 한정식 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식재료 가격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과 5월에 가격을 올렸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농산물의 6월 평균 도매가격은 전월 대비 배추(10kg) 8.7%, 무(20kg) 3.2%, 양파(15kg) 61.6%, 고등어(10kg) 6.1%, 명태(냉동 20kg) 1.3%, 수입 소고기(1t) 9.8%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배추(10kg) 67.4%, 무(20kg) 46.7%, 양파(15kg) 84.9%, 고등어(10kg) 11.5%, 명태(냉동20kg) 29.5%, 수입 소고기(1t) 13.1% 상승했다. 

 

식자재·원재료 가격 급등… 매출은 올라도 영업이익 제자리
프리미엄 버거 시장 꿈틀… 생존 위해 카페서 와인·피자 판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호프연합·전국카페연합 등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공식 종료(4월 18일) 직후인 4월 셋째주와 넷째주 상당수의 외식업체들이 코로나19 건물주로부터 임대료 인상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국호프연합 관계자는 “저 뿐 아니라 대다수 회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공식 종료일 다음날부터 그 주간에 임대료 인상을 통보받았으며 그 중 거의 대부분이 법정 상한선인 매년 5% 인상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임대료 5% 상한제가 매년 무조건 5%씩 임대료를 올리는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의 이같은 어려움은 서울 종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가 공개한 원가구조에서 잘 나타난다.

B씨는 “식재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한 상 1인분에서 돼지고기 원가가 4000원이었는데 지금은 17000원 한 상에서 원가가 9000원”이라고 말했다. B씨가 공개한 돼지고기 한 상의 코로나19 사태 이전 원가 구조는 돼지고기 값 4000원, 쌈·된장찌개 등 기타 반찬 값 2000원, 임대료 2000원, 세금과 공과금 1000원이다.

이를 고객에게 1만5000원에 판매하면 영업이익이 6000원(40%)이다. 이 중 대출이자 2000원과 설거지도구 등 잡비로 1000원을 지출한 후 나머지 2000원(20%)은 B씨가 사용할 수 있는 순수익이다.

엔데믹이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원가구조는 돼지고기 값이 9000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무려 125%나 올랐다.

또한 쌈장 등 기타 반찬도 최소한으로 줄였지만 75%나 상승(3500원)했다. 여기에 임대료도 5% 올라 2100원이다. 세금과 공과금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전혀 줄지 않은점을 감안하면 원가는 총 1만5600원이다.

B씨는 “소비자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13.3% 올렸지만 이같은 원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76.7% 감소한 1400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도 크게 오른 상태에서 하반기 정책대출 상환이 시작되면 이를 어떻게 갚아나갈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한 타격은 코로나19 수혜주로 알려졌던 식품업계도 피해가지 못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 육류·곡물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익률을 크게 줄였다. 이에 수 차례 소비자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국제 식품원료 가격 상승세가 꺾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두의 5월 평균 수입 가격은 1kg 당 767.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1% 상승했고 같은기간 소맥은 522.3원으로 79.4% 상승했으며 캐놀라는 1104.0원으로 64.3% 올랐다.

식품업계도 엔데믹을 맞아 심각한 식품 원료 원가상승 등의 여파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식품 상장기업들 중 상위 40개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등 3개사가 전체 매출액의 47.0%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CJ제일제당, 오리온, 오뚜기에 66.0%를 거뒀다. 또한 CJ제일제당, 오리온, 대상 등 3사가 식품 상장기업 40개 사 총자산의 절반(49.9%)이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수혜 종목으로 인식됐고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의 식품업체들은 식품원료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이에 식품업계는 식품 원자재 상승 등의 악재를 극복할 수 있는 규모를 가진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며 역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역에서 기회 발생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식품·외식업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외식업계의 변화는 패스트푸드·치킨·커피 등 비대면 친화 업종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분야에서는 대표주자인 햄버거가 고급 프리미엄으로 진화되면서 패스트푸드 햄버거 시장과 프리미엄 버거 시장으로 양분화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든램지 버거(1월, 서울 잠실), 굿스터프이터리(5월 서울 강남)가 진출해 자리를 잡았고 하반기에는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슈퍼두퍼 버거, 파이브가이즈 등이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치킨업계는 주력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중심으로 수제맥주, 서양식, 햄버거 등 이종업종으로의 확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치킨업계의 영역확장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bhc는 지난해 아웃백스테이크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 슈퍼두퍼 버거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교촌치킨과 BBQ도 올해 수제맥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변신도 눈에 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을 지칭하는 단어인 ‘카페’는 더 이상 커피와 음료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이제 카페에서 커피는 기본이고 각종 베이커리류에 피자, 주먹밥, 함박스테이크, 샐러드 등도 주문할 수 있다. 카페는 식사와 여유를 한 번에 즐기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주류 판매가 금지된 휴게음식점의 한계를 벗고 커피와 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모험에도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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