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타벅스의 배신
[사설]스타벅스의 배신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2.08.0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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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국내 외식업계의 독보적인 기업이다. 1999년 이대점을 개업한 이후 23년간 한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한국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왔다.

지난 2021년 매출 약 2조4000억 원으로 3년 연속 국내 외식업계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국내 커피업계 랭킹 2위에서 5위 기업의 매출을 합해도 스타벅스의 매출을 넘을 수 없을 정도로 격차는 매우 크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스타벅스의 지속 성장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스타벅스의 브랜드파워는 입점한 건물의 가치는 물론 인근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스타벅스를 입점시키려는 이들이 끝을 모를 정도로 이어진다. 오죽하면 ‘스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나온 지 오랜 일이다.

발암물질 통보받고도 서머 캐리백 배포

스타벅스가 지난 2018년부터 선보인 굿즈 상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2018년 증정품인 ‘마이 홀리데이 매트’, 2019년 ‘섬머 스테이 킷’,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 ‘서머래디백, 서머 체어’,  2021년 ‘서머데이 쿨러, 서머나이트 싱잉랜턴’, 올해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까지 매년 여름이면 스타벅스의 찐팬들은 굿즈상품에 열광한다.

굿즈 상품은 스타벅스의 음료 17잔을 마셔야 받을 수 있는 여름 한정품이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으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여름 출시한 서머래디백은 당시 한 고객이 커피 300잔을 시키고 커피는 한잔 그리고 굿즈 상품만 17개를 받아 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굿즈 이벤트 행사 시 얼마나 많은 고객이 몰려왔으면 스타벅스 직원들이 굿즈 이벤트에 따른 업무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트럭 시위’까지 벌인 바 있다. 

매년 인기상품으로 히트를 치던 스타벅스의 올해 굿즈 상품인 ‘서머 캐리백’(여행용 가방)에서 유해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공업용 방부제로 동물들의 표본을 만들거나 건축자재의 방부제로 자주 사용돼 새집 증후군의 주원인 중 하나이다. 독성이 강하고 역한 냄새가 심해 두통을 유발하는 유해화학물질이자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스타벅스측이 굿즈상품에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계속 배포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SNS에서 단체 소송 같은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자 스타벅스는 발암물질 논란이 발생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달 28일 서머 캐리백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을 시인하고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보상책, 개선방안 등을 발표했다. 

스타벅스가 자랑한 ESG 경영 구호일 뿐

지난해 11월 24일 스타벅스 송호섭 대표는 농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매년 발표하는 ‘2022 식품외식산업전망대회’에서 스타벅스의 ESG 경영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의 가치 있는 같이’(BETTER TOGETHER)라는 주제로 발표한 내용에서 “스타벅스는 환경을 넘어 사람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며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 및 일상 생활 속 자발적 실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오는 2025년까지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금지하고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해 매장을 꾸미는 등 지속적인 ESG 경영을 추진하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굿즈상품을 고의적으로 배포하고 지난 4월에는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에서 강한 휘발성 물질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에 해당 빨대를 전량 수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샌드위치 품질이 형편없어 SNS에서 조롱거리가 된 바 있다. 매년 여름이면 중고장터에서 가장 인기리에 판매되는 스타벅스의 굿즈 상품 ‘서머 캐리백’은 이번 사태로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등 3대 중고장터에서 거래 금지 조치 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국내 최대 외식기업인 스타벅스의 경쟁력은 ‘신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스타벅스가 예전 같지 않다는 여론과 함께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름 한정품이자 아이디어 상품인 굿즈상품을 통한 마케팅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겉으로는 ESG 경영을 외치며 고객에게는 발암물질이 들어간 굿즈상품을 고의적으로 배포하는 스타벅스의 행태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이번 발암물질이 검출된 굿즈상품을 비롯한 최근 스타벅스의 연이은 과오는 스타벅스를 아끼고 사랑한 고객들은 물론이고 특히 800만 명이 넘는 리워드회원들을 배신한 몰염치한 행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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