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비빔면 ‘배홍동’ 팔도 바짝 쫓는다
농심 비빔면 ‘배홍동’ 팔도 바짝 쫓는다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8.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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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배홍동’ 상반기 매출 20% 증가… 2위 굳히기
오뚜기 ‘진비빔면’ 중량 20% 늘리면서 양으로 승부

올여름 비빔라면 시장이 뜨겁다. 지난해 출시된 농심 ‘배홍동’의 매출이 20% 상승하면서 비빔라면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팔도 비빔면을 바짝 쫓는 모양새다. 2020년 ‘진비빔면’을 출시한 오뚜기는 올해 새롭게 리뉴얼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한 층 강화했고 풀무원은 지난해 육류원료를 첨가하지 않은 채식 비빔면 ‘정비빔면’을 출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비빔라면 시장 성장과 함께 점유율을 넓히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비빔면 시장, 연평균 10% 이상 성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757억 원에서 2020년 14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비빔라면 시장은 간편식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1500억 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라면시장의 6%(2019년 기준) 규모를 차지하는 비빔라면은 그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전체 라면시장이 2013년부터 정체된 상황 속에서 연평균 1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밥, 홈쿡 트렌드 영향으로 집에서 취식하는 비율이 높은 비빔면의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aT에 따르면 일반 라면의 경우 편의점 구매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비빔면의 경우 집에서 취식하는 비율이 높다 보니 할인점, SSM 구매 비중이 각각 34.7%, 21%로 편의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농심 치열한 2위 공방전 

한편 올여름 비빔면 시장은 시장 점유율 55%~60%를 차지하고 있는 팔도 비빔면을 필두로 진비빔면과 배홍동을 차례로 출시한 오뚜기와 농심이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1984년 출시 이후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했던 팔도 비빔면은 최근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3년간 연평균 판매량이 1억 1600만 개에 달하며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3월 배, 홍고추, 동치미로 맛을 낸 비빔장을 내세우며 출시한 농심의 배홍동은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로 상승세를 타고 2위 굳히기에 나섰다. 농심 측은 “지난달 배홍동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180억 원을 기록했다”면서 “특히 더위가 시작된 5월 이후 매출은 30% 가까이 증가해 올해 매출 목표액인 300억 원 달성은 무난히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출시 당시 방송인 유재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배홍동은 패키지 디자인을 모티브로 ‘비빔면 장인 배홍동 유씨’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면서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편집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스마트폰 케이스, 그립톡, 에어팟 케이스, 잠옷 등 다양한 굿즈를 선보여 MZ세대의 흥미를 끌어내고 비빔면의 신흥강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심이 배홍동을 출시하면서 농심이 기존에 판매하던 ‘찰비빔면’은 지난해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배홍동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출시 당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자문을 받아 소스 레시피를 완성해 화제를 모았던 오뚜기 진비빔면도 2020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8200만 개를 넘어서면서 신흥강자로 자리 잡았다. 진비빔면은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 제품 대비 중량을 20% 늘린 점과 다른 제품보다 두껍고 탄력 있는 면이 인기 요인이다. 최근에는 리뉴얼을 통해 소스에 기존에 없던 원료인 배, 매실, 무 등을 더해 새콤달콤한 풍미를 더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에 ‘눈살’도

비빔라면 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스타를 앞세워 과도한 마케팅을 펼치자 소비자들의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MZ세대를 공략해 보이그룹 2PM 준호로 모델을 교체한 팔도는 새 모델을 기념해 팬사인회 초청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공분을 산 바 있다. 팬사인회 초청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팔도 비빔면 묶음 상품에 들어 있는 ‘팔도’ 혹은 ‘비빔면’이 적힌 포토카드 2개 조합을 인증해야 응모권이 주어지는데 ‘비빔면’ 카드만 월등히 많이 나오면서 구매자들이 사인회에 응모할 자격조차 얻기 힘들게 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빔면 130개 묶음(600개) 상품을 구매했지만 ‘비빔면’ 포토카드만 나온다는 사연 등 대량으로 구매해도 한 종류 포토카드만 나와 인증할 수 없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팔도의 과도한 팬덤 마케팅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풀무원이 지난해 4월 육류 원료를 첨가하지 않고 만든 ‘정비빔면’.
풀무원이 지난해 4월 육류 원료를 첨가하지 않고 만든 ‘정비빔면’.

비건·지역특색 비빔면 등 신제품 다양

한편 시장 점유율 1~3위를 다투는 제품 외에도 다양한 비빔라면이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뚜기는 제주 특화 브랜드 ‘제주담음’에서 제주산 메밀과 감귤을 활용한 비빔면 제품을 출시했다. 제주담음은 현지 농가로부터 공급받은 원료를 제품화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고 농산물 소비 촉진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오뚜기가 새롭게 선보인 제주 메밀 비빔면은 브랜드 특색을 살려 제주산 원료를 활용했다. 특히 비빔 양념에는 제주산 감귤 과급 농축액을 넣어 상큼한 맛을 살렸다.  

풀무원은 지난해 4월 육류 원료를 첨가하지 않고 사과 등의 과일농축액과 고추장을 첨가한 풀무원 ‘정비빔면’을 출시했다. 콩에서 얻은 식이섬유인 ‘소이화이버’를 함유해 지난해 7월에는 비빔면 최초 비건인증을 받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이 출시한 비비고 비빔유수면 2종.
CJ제일제당이 출시한 비비고 비빔유수면 2종.

삼양도 홈플러스와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비빔면을 공동으로 개발해 2020년 3월부터 출시 중이다.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은 끓는 물에 익힐 필요 없는 ‘비비고 비빔유수면’을 출시하고 팔도와 농심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비빔장 소스를 별도로 판매하는 등 비빔면 시장이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치열한 비빔면 시장을 두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늘었다며 긍정적인 시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3사 비빔면 모두 각자의 맛과 개성을 잘 살린 제품”이라면서 “각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잘 찾아 소비할 수 있도록 시장이 세분화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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