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출발 기금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
[사설] 새출발 기금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2.09.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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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없이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이 지난 7월 말 현재 433만9000명으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 중 76.2%를 차지해 국내 자영업자 10명 중 8명가량이 종업원 없이 나 홀로 운영하는 자영업자라는 점에서 국내 자영업의 취약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비중은 4년 전인 2018년 7월 29.1%에서 지난 7월 23.8%로 감소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70.9%에서 76.2%로 증가했다.

나 홀로 사장이 급증한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았을 뿐 아니라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그나마 내점 하던 고객이 크게 줄어 종업원을 둘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탓이다. 매출이 많이 감소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인건비다.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처음에는 정직원을 내보내고 대신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이머를 채용한다. 이보다 더 어려워지면 그나마 채용했던 아르바이트마저 내보내고 경영주가 모든 것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9년 이후 급격히 오른 최저 임금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연이어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자들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아 나홀로 사장이 많이 증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편으로는 높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디지털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업체도 크게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고용원을 두지 않고 키오스크나 태블릿 등 자동주문시스템을 활용한다거나 배달 중심의 점포로 전환하는 점포가 크게 늘어났다. 또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들 역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나 홀로 사장이 늘어난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금처럼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나홀로 사장은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들의 생존이 크게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보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영세한 편이다. 따라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들은 자칫하다가는 폐업으로 이어져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일 이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한다면 재기할  기회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현실이다.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한다면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 자명한데 과연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 더욱이 1000조 원에 달하는 자영업 대출은 나 홀로 사장을 크게 압박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할 당시보다 2배가량 급등한 금리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새 출발 기금프로그램’을 마련해 빚더미에 오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발표했다. 총 30조 원 규모의 재정을 풀어 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당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원금 감면이나 금리 인하 등 채무 조정 혜택을 줘 빈궁에 처해 있는 자영업자를 구제할 방침이라는 취지는 매우 환영할만 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얼마나 실현될지 의문이다. 그동안 정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지원 정책을 마련했지만 번번히 소리만 요란할 뿐 현장에서의 효과는 미미했다. 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새 출발 기금 프로그램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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