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歡待) 받을 권리
환대(歡待) 받을 권리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 승인 2022.09.1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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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케이크를 사기 위해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몇몇 손님이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매장에서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말이 들릴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직원이 두어 명은 있을 것 같은 크기의 매장에서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찾고 있던 케이크를 진열대에서 찾았는데 정작 주문하려니 아무도 없어 조금은 난감해 하면서 “여기 아무도 안 계세요?”라고 말했다. 두어 번 같은 말을 반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매장 안쪽 창고에 있던 직원이 얼굴을 내밀며 “카운터 앞에 있는 모니터를 이용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다시 들어가 버렸다.

순간 아차 싶었다. 능숙하게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무안함이 올라왔다. 보통은 매장 입구에 웬만한 어른 키 정도의 기기가 자리잡고 있는데 그곳은 노트북 모니터 정도 크기의 무인 판매기가 진열대 한쪽에 위치했다. 처음 방문한 사람은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그것도 자그마한 안내 문구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최근 국제사회 이슈와 함께 원재료 물가 상승으로 인해 예전보다 더 비싸진 케이크 가격을 보면서 관련 사업의 대략적인 원가구조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지불한 서비스 원가에 대한 보상을 도둑맞은 것 마냥 내내 찜찜했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은 유형적인 제품 요소와 무형적인 서비스 요소가 결합돼 있다. 즉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의 감성이 합쳐져서 궁극적으로 상품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마치 라면을 마트에서 사서 집에서 끓여 먹는 것,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끓는 물을 부어 그곳에서 먹는 것, 그리고 음식점에서 끓여 주는 것을 받아먹는 것 등의 가치가 서로 다른 것도 그런 이유이다.

상품의 특성에 따라 제품적 요소의 비중이 훨씬 큰 것도 있고 반대로 서비스적 요소의 비중이 큰 것도 있다.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갈수록 경쟁이 극한을 넘어서는 요즘 시대에서 상품의 제품과 서비스적 요소의 비중을 얼마나 절묘하게 구분하고 배합하는가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만큼 상품의 가치에 민감한 쪽은 없기에 더욱 그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바로 당장은 소비자가 그 가치를 헤아리지 못한다고 해도 한두 번의 경험을 통해 인지하게 되고, 상품의 가치가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게 되는 그 순간 거래는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외식(外食)이 식품판매(food sales)와 다른 이유는 ‘외식 서비스(food service)’이기 때문이다. 많은 서비스업 중에서도 특히 외식 서비스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산업의 대표격이다. 상품의 가치적 측면에서 볼 때, 식품으로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적 요소보다 편안한 식사 과정을 통해 안정과 행복을 영위하게 해 주는 서비스적 요소가 훨씬 많아야 궁극적인 가치가 높아지고 소비자의 만족이 증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외식업 종사자들이 여전히 제품적 기능에만 충실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코로나19 시대’를 기회로 삼아 무인 판매대를 운영하면서 더욱 서비스 요소를 깎아 내고 있다.

과연 누구의 편의를 위한 ‘키오스크’인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사업을 하면서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향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가치(value)라는 것은 ‘더하기, 빼기’와 같은 단순 계산과는 차원이 다르다.

요즘 같은 상실과 혼란의 시대에서 ‘호스피탈리티 상품’의 가치적 구조를 이해하고 나아가 고객의 ‘환대받을 권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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