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13.5%, 갈비탕·김밥 12.9%… 주요 외식 품목 10%대 기록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9.0%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2년 7월 9.0%를 기록한 이후 3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주춤한 상태에서 나타나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외식 물가지수는 112.8(2020=100)로 외식분야가 포함된 개인 서비스(6.4%)의 품목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외식분야 중에는 햄버거가 13.5%로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갈비탕(12.9%), 김밥(12.9%), 자장면(12.2%), 치킨(10.7%), 도시락(10.5%) 등 대표적인 서민 외식품목 역시 1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죽(2.9%), 막걸리(5.4%), 커피(5.6%) 등은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팬데믹 이후 심화된 공급망 차질,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적인 요인이 원자재·곡물 가격 급등세로 이어지면서 서비스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농산물 중 채소는 7월(25.9%)과 8월(27.9%)에 배해 22.1%로 낮아졌지만 배추(95%)와 무(91%)의 가격이 급등해 외식물가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축산물은 3.2%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입 소고기(12.7%)와 닭고기(13.0%)는 다른 품목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밀가루(45.4%), 부침가루(42.1%), 식용유(55.2%) 등도 크게 상승해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한풀 꺾였지만 전기·가스 요금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요인이 남아 있어 5%대의 고물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생활물가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급,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 물가 관련 요인들을 계속 점검하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5일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물가 상승 폭이 두 달째 완화한 것에는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둔화가 기여했다”며 “석유류 가격의 흐름에 따라 물가상승세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물가 흐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에 대해 “환율 급등세, 전기·가스·도시가스 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인상 등이 국내 물가상승압력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연말까지 5%대는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