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꺾이지 않는 김치 플레이션
[사설] 꺾이지 않는 김치 플레이션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2.11.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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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이 결국 우리의 대표 전통음식인 ‘김치’에도 따라붙었다. 

올여름 기록적 폭우와 폭염에 병충해 피해까지 겹치면서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무, 고추, 파 등의 생산량이 감소해 결국 김치의 원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보쌈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 김치전골 전문점 등 김치가 메인 재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음식점뿐 아니라 한식당에서의 김치는 밑반찬으로 무한 제공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보니 대한민국 모든 한식당과 김치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건비 상승에 구인난까지 겹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얼어붙고 있는 현 상황에서 김치플레이션까지 삼중, 사중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나 얼갈이김치를 제공하는가 하면 과거 배추김치 제공이 쉽지 않았던 해외 한식당에서나 볼 수 있었던 양배추김치를 제공하는 곳마저 생기고 있다. 이제 한국의 골목식당에서도 김치를 돈 받고 판매하는 모습이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김치가 금(金)치가 된 지는 벌써 수개월이 지났고 일부에서는 이제는 비싼 금(金)치를 넘어 금해야 하는 금(禁)치가 되었다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가을배추 풀려도 김치가격 하락 어려울 듯

농산물 유통 종합정보시스템인 농넷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배추 거래량은 9만4320.4t으로 지난해 동기 물량인 9만7043.8t에 비해 3000t가량이 감소했다. 또 지난 10년 내 같은 기간 중 배추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16년 20만4300.5t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여름철 배추를 책임지던 고랭지 배추마저도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오른 배추가격 탓으로 김치공장을 돌리지 못하거나 극히 소량만을 생산하는 김치공장이 늘고 있다.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배추 소매가격(상품 기준)은 4514원으로 평년 가격인 3725원보다 21.2%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되면서 도매 배추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김치 가격은 쉽게 내리지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김치의 주재료가 되는 고추, 마늘, 소금 등의 가격이 쉽게 내리지 않는 탓이다. 특히 소금은 최근 품귀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김치 플레이션 확산 막아야

국산 김치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산 김치를 찾는 업체들도 크게 늘고 있지만 중국산 김치 역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산 김치 가격은 10kg당 1만2000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2만 원까지 올랐다. 중국산 김치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국산 김치와 가격 차이가 커 중국산 김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3월 중국의 한 남성이 알몸으로 절임 배추통에 들어가 하반신을 담근 채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음식점들은 ‘알몸김치보다 더 무서운 배춧값’ 때문에 중국산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자칫하다가는 과거처럼 국산 김치 시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갈수록 김치플레이션(김치+인플레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보니 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 김치 공장, 김치를 주재료로 하는 식품 가공공장 등은 원가 상승으로 신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는 ‘김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김치 원산지 표기 및 국산 김치 사용 확대를 위한 홍보를 지속해 왔다. 음식점들도 국산 김치가 좋다는 것은 안다. 문제는 치솟는 각종 비용에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김치를 감당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치플레이션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으며 그렇다 보면 생계를 위해 중국산 김치로 돌아서는 음식점들도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기후변화 등 외부 환경요인으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 기후변화 등 김치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전략일 것이다. 

더는 반복적인 문제들로 인해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을 저해하지 않도록 핵심 관리 지정을 통해 품목별 년도, 월별, 주별 생산과 소요량을 예측하고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식량안보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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