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新 판매채널 ‘펀딩’
식품·외식업계 新 판매채널 ‘펀딩’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11.2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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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출시 전 소비자 반응 예측… 테스트베드 역할
스펙보다 서포터 마음 움직이는 ‘스토리텔링’ 중요

식품·외식업계에서 크라우드 펀딩이(crowd funding)이 주목받고 있다.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제품을 출시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신제품 출시 전 미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고 제품의 기획부터 제작과정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큐레이션’ 기능으로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어 최근 농심,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식품기업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업체 RMR(Home Meal Replacement)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외식업계서도 크라우드 펀딩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오뚜기가 지난달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시한 ‘제주똣똣라면’.
오뚜기가 지난달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시한 ‘제주똣똣라면’.

스토리 탄탄하고 차별성 있어야
오뚜기는 지난달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주똣똣라면’을 출시했다. 제주똣똣라면은 제주지역 로컬 맛집인 ‘금악똣똣라면’과 협업으로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에 금악똣똣라면의 레시피를 더한 제품이다.

제주똣똣라면 출시를 기획한 유광선 e-biz영업팀 사원은 “제주 특화 라면을 기획하면서 어떻게 하면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TV에서 진라면 매운맛을 사용하는 식당을 봤고 함께 협업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주도 라면 성지인 금악똣똣라면은 2021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 달에 4000개 이상의 라면을 끓여 7월 말 기준 약 4만 여 봉의 진라면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악똣똣라면은 TV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창업기회를 얻은 두 청년이 운영중인 식당으로, 창업을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TV를 통해 방영돼 더욱 의미가 있다. 김서정 오뚜기 라면 마케팅팀 PM(Product Manager)은 “크라우드 펀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펀딩하는 서포터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스토리텔링이다. 지역 맛집과 두 청년의 이야기가 매력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제주 똣똣라면 출시를 기획한 김서정 오뚜기 라면 마케팅팀 PM(왼쪽)과 유광선 오뚜기 e-biz영업팀 사원. 사진=오뚜기 제공
제주 똣똣라면 출시를 기획한 김서정 오뚜기 라면 마케팅팀 PM(왼쪽)과 유광선 오뚜기 e-biz영업팀 사원.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 제주똣똣라면은 펀딩 2주 만에 펀딩 금액 1억 원을 돌파했다. 또 펀딩을 성공하는데 있어서 ‘신선함’도 중요하다. 김 PM은 “똣똣라면의 펀딩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건조 마늘 블록(마농 블록)을 제품에 넣은 게 통했다고 생각한다. 국내 라면 제품 중 마늘 블록이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 서포터들은 그런 부분에서 신선함을 느끼고 펀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와디즈, 텀블벅, 카카오메이커스 같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개성있고 이색적인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식품기업들은 실험적인 제품을 출시하기 전 테스트베드로써 펀딩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다.

김 PM은 “서포터들은 소비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제품 출시 전 소비자 반응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이번 라면출시외에도 지난해부터 대체수산물 참치캔, 고단백 닭고기 캔 햄 등 5개 제품을 연달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선보였다.

CJ제일제당도 지난 4월 펀딩을 통해 푸드업사이클링 제품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에 사내 벤처 푸드업사이클 전문 브랜드 ‘익사이클(Excycle)’에서 선보인 익사이클 바삭칩 2종을 와디즈를 통해 출시했다. 익사이클 바삭칩은 햇반의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깨진 쌀, 두부제조·바비오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콩비지 등의 부산물을 활용해 만든 푸드업사이클링 제품이다. 익사이클 바삭칩은 3800여 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보 채널이자 소통 창구
크라우드 펀딩은 펀딩을 위해 제품의 기획부터 과정까지 알릴 수 있어 또 하나의 홍보채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광선 사원은 “소개될 문구 하나하나까지 공수가 2~3배로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자랑할 만한 포인트를 알릴 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출시하고 홍보가 굉장히 중요한데, 홍보 기사, SNS 활동 외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라는 홍보의 기회가 하나 더 늘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펀딩과정에서 서포터들과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하는 점은 또다른 경험이다. 특히 오뚜기의 경우, ‘갓뚜기’라 부르는 팬층이 두터워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는 게 오뚜기 측 설명이다.

김서정 PM은 “신제품에 도전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는데, 서포터들이 반응을 보이면 감사한 마음이다. 댓글만 봐도 오뚜기에 진심인 게 느껴져서 힘이 나고, 실제로 서포터분들과 소통하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식업체 신제품 출시 위험 요소 줄여줘
외식업계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2015년 7월 폐업했던 고려대 명물 ‘영철버거’를 고려대 학생들이 같은해 10월 와디즈 펀딩을 통해 후원하고 재개하도록 도운 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RMR출시에 도전하는 중․소형 외식업체의 판매채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전남 나주에 위치한 금성관의 나주곰탕은 기록적인 판매 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새롭게 식품·외식업계에 창업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후원을 받음으로써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 기업 토민의 경우 국내 농산물을 활용해 스파클링 음료를 만들어 서포터의 반응을 이끌었다.

전은경 토민 대표는 “소기업이 진출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탄산음료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에 기민하게 반응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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