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수칙의 기본, 우측보행
안전수칙의 기본, 우측보행
  •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교수
  • 승인 2022.12.06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29일 늦은 밤 순식간에 158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곧 한 달이 되지만 처참했던 악몽의 기억은 아직도 쓰리고 아프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젊은 세대이기에 우리 국민은 극심한 애통을 겪었고, 참사현장이 서울 이태원의 좁고 비탈진 골목길이었기에 극한의 무력감에 시달렸다. 그 악몽의 끝이 어디쯤인가 잘 보이지 않아 불안한 가운데 참사 경위 조사와 책임소재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구조가 국정조사 합의로 봉합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입장과는 별개로 안전의식에 관한 엄중한 반성을 바탕으로한 자구책 차원의 민간주도·참여형 안전수칙(이하 개인 안전수칙)의 필요도 절실해 보인다. 

개인 안전수칙은 우측통행 원칙의 철저한 준수로 시작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이 우측보행만 잘 지켜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령 이태원 참사현장 비슷한 구조의 좁은 골목길, 이면도로 따위와 수많은 승하차 승객들이 오르내리는 출퇴근 시간대의 지하철역 승강장, 출입구,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등을 ‘잠재적 안전위협 공간’으로 본다면 우측보행 원칙의 필요성은 차고도 넘친다. 

서울 시내 지하철 승강장, 출입구 근처 공간과 계단 근처엔 화살촉 모양 표시가 수두룩하고 바닥, 계단, 천장에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천장의 오른쪽 화살표(↑↓)는 초록색으로, 왼쪽 엑스(☓)표는 빨간색으로 표기돼 있는데 그 의미는 ‘오른쪽으로 걸으세요’, ‘왼쪽으로 걷지 마세요’라는 뜻이다.

그런데 현장의 실제 풍경은 썩 다르다. 좌우 분별없이 통행하는 사람들, 휴대폰 화면에 집중하며 걷는 이들, 한 발짝 뒤 보다는 밀치고 앞서가는 보행에 익숙한 사람들로 인해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역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방불케 한다. 

일제 강점기의 좌측보행이 우측보행으로 바뀐 지 12년(2010년 7월 시행)됐다. 그간 시민들의 우측보행 적응도가 궁금했는데 20~60대 남녀 5037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근거로 조선일보의 우측보행 10년 차 탐사보도 내용을 일부 인용한다.(조선일보 <아무튼 주말>, 올해로 우측보행 10년… 60대가 가장 빨리 적응했다 2020. 5. 16)  

조사결과 5037명 중 1796명(36%)이 ‘대체로 우측보행’이라 답했으니 ‘늘 우측보행’(20%)까지 더하면 56%에 이른다. 

반면 ‘대체로 좌측보행’은 7%, ‘늘 좌측보행’은 5%였다. ‘그때그때 다르다’가 32%였으니 3명 중 1명은 실속파다. ‘늘 우측보행’은 60대가 23%로 으뜸, 20대는 ‘늘 우측보행’이 17%, ‘그때그때 다르다’가 42%이므로 젊은이들도 실속파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다. 10년간 우측보행 익숙도는 ‘매우 그렇다’(21%)와 ‘그런 편이다’(51%)를 더하면 72%에 이르니 100명 중 72명은 우측보행에 적응했다는 뜻이어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바쁘고 급할 때 왼쪽이 여유 있고 편하다고 좌측보행을 택할 게 아니라 비록 초만원 포화상태라 할지라도 우측보행을 실천하도록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끝으로 우측보행 외에 에스컬레이터 이용법을 조금 더 언급하고 마무리한다. 에스컬레이터는 서서 이동함이 원칙이다. 바쁘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고 내려가거나 쿵쿵 소리 내며 뛰어 올라가거나 뛰어서 내려가는 건 무조건 금지해야 한다. 걷거나 뛰다가 헛디뎌 넘어지거나 남의 어깨라도 부딪치면 크고 작은 안전사고의 직간접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엄중한 교훈으로 수용, 자중하고 규칙대로 걷는 게 옳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