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향으로 유망업종으로 분류됐던 저가 쇠고기 전문점들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 업체들은 대부분 호주산이나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공급량이 딸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바람에 결국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외식인들이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낀 것은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유행만을 쫓는 창업은 도박과 같다”는 진리다.
외식업은 유행에 민감한 업종이다. 하지만 유행과 더불어 사회적 사안이나 시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한 브랜드가 ‘뜬다’하면 이를 모방한 유사브랜드들이 우호죽순 생겨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저가 쇠고기 전문점뿐 아니라 올 여름 주점업계를 휩쓸었던 막걸리 전문점 열풍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한 골목에 비슷비슷한 이름의 막걸리 전문점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던 것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 그 많던 브랜드들은 어디로 숨은 것일까?
가맹본부는 한철 장사로 ‘치고 빠지면’ 그만 이지만 가맹계약을 맺은 가맹점주들은 거액의 가맹비를 공중에 날려버리는 피해를 입게 된다. 또한 업종을 변환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자금이 들어간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생계형 창업자들이다. 여유자금으로 창업을 하기 보다는 있는 점포 하나에 모든 자금을 쏟아 붇는 ‘올인형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유행을 이용해 가맹사업만 벌여 본사 배만 불리고 사업을 접는 일명 ‘먹(고)튀(는)’업체들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먹튀 업체들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업체 선별에 애를 먹고 있다. 이는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기업의 투자의지조차 꺾어 놓고 있다. 많은 외식인들은 정부가 시행하겠다던 우수 프랜차이즈 인증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본사가 문을 닫을 경우 가맹점들은 운영에 치명적인 피해를 얻게 된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보다 멀리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유행도 좋지만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아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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