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서민간식 붕어빵’… 멸종 위기
[포토뉴스] ‘서민간식 붕어빵’… 멸종 위기
  • 김희돈 기자
  • 승인 2023.01.04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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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2000원, 강남지역 1개 1000원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황금잉어빵을 팔고 있는 백 씨는 원재료값이 올라서 두 개에 1000원 받던 잉어빵을 작년 11월부터 2000원에 3개씩 팔고 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황금잉어빵을 팔고 있는 백 씨는 원재료값이 올라서 두 개에 1000원 받던 잉어빵을 작년 11월부터 2000원에 3개씩 팔고 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너무 어려워서 값을 올렸다. 도무지 물가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황금잉어빵을 팔고 있는 백 씨는 길게 한숨부터 쉬었다. 두 개에 1000원 받던 잉어빵을 작년 11월부터 2000원에 3개씩 팔고 있다.  우유와 달걀, 설탕에 가스비까지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그 역시 잉어빵값을 이렇게 많이 올려서 팔기는 처음이다. 

원재료값도 이산돼 힘들지만 가스비도 많이 부담된다. 비교적 비용이 덜드는 가스로 빵을 구워도 되지만 전기로 하면 본래의 맛이 안 나와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원재료값도 이산돼 힘들지만 가스비도 많이 부담된다. 비교적 비용이 덜드는 가스로 빵을 구워도 되지만 전기로 하면 본래의 맛이 안 나와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겨울철 대표 서민음식 중 하나인 붕어빵 값이 오르고 있다. 추울 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던 예전의 붕어빵이 아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겨울철 대표 서민음식 중 하나인 붕어빵 값이 오르고 있다. 추울 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던 예전의 붕어빵이 아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잉어빵은 계속 불을 켜놓고 돌려야 되니까 연료비가 많이 든다. 가스에서 전기로 바꾸면 이 맛이 안 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계속 가스를 쓸 수밖에 없다.”

가락시장 앞에서 부부가 함께 붕어빵을 팔고 있는 김 씨도 고민이 깊다. 지난해 이미 가격을 올렸는데 또다시 가격 인상을 해야 할 만큼 물가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가락시장 앞에서 부부가 함께 붕어빵을 팔고 있는 김 씨는 손님이 왔다가 붕어빵 가격을 보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탄했다. 사진= 정태권 기자 mana@
가락시장 앞에서 부부가 함께 붕어빵을 팔고 있는 김 씨는 손님이 왔다가 붕어빵 가격을 보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탄했다. 사진= 정태권 기자 mana@

“손님이 오셨다가 그냥 나가는 경우가 꽤 있다.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겨울철 대표 서민음식 중 하나인 붕어빵 값이 오르고 있다. 추울 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던 예전의 붕어빵이 아니다. 서울 강남의 경우 붕어빵 하나에 1000원씩 받는 곳도 여럿이다. 문제는 가격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는데 있다. 

 

밀가루, 팥 등 원재료 새해부터 15% 인상
저렴한 붕어빵에 오픈런 현상까지

 

붕어빵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제공하는 밀가루와 팥 등 원재료의 가격이 1월 1일부로 15% 인상됐기 때문이다. 

“작년 인상된 물가만큼 원재료 값을 그대로 인상했다. 밀가루와 식용유에 이어 팥 값까지 크게 올라 부득이한 조치였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지난 12월에 뿡어빵 장사를 하는 A 씨 부부는 복덕방을 운영하면서 사무실 한견에서 부업으로 붕어빵을 굽고 있다. A 씨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어서 사무실 운영이 잘 안되서 300만 원을 들여서 붕어빵 기계 등을 장만했다고 말했다.사진= 정태권 기자 mana@
경기도 하남시에서 지난 12월에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A 씨 부부는 복덕방을 운영하면서 사무실 한편에서 부업으로 붕어빵을 굽고 있다. A 씨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서 사무실 운영이 잘 안돼서 300만 원을 들여 붕어빵 기계 등을 장만했다고 말했다.사진= 정태권 기자 mana@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의 말처럼 지난해 밀가루는 전년 대비 30.4%가 올랐고 팥은 45.6%가 올랐다. 팥의 경우 국산 팥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입팥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밀가루와 팥의 가격 인상으로 붕어빵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비싸고 마진도 안 남고 힘은 들고…붕어빵 가게가 많이 사라질 것이다.” 

날씨가 추운 날에는 손님들 발걸음도 뜸해져 문 닫은 뿡어빵 가게가 많이 있다.사진= 정태권 기자 mana@

붕어빵 가격이 오른 탓인지 ‘가슴속3000원’, ‘붕세권’ 등 붕어빵 점포의 위치와 가격을 상세히 안내하는 앱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앱을 켜면 인근 붕어빵 점포들이 지도상에 자동으로 나타나며 평점과 사용 후기까지 볼 수 있다. 아직 가격이 싼 일부 점포의 경우 붕어빵 오픈런 현상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1일부로 원재료 값이 15% 올랐다. 가격을 올린 게 불과 두 달 전인데 어떻게 또 올릴 수 있겠나.” 

백 씨는 단골들한테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파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물가 폭등이 붕어빵 민심까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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