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vs 유통, 가격주도권 싸움 ‘치열’
식품 vs 유통, 가격주도권 싸움 ‘치열’
  • 김희돈 기자
  • 승인 2023.02.06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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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쿠팡․롯데마트와 납품 가격 결정 난항
그래픽=정태권 기자 mana@
그래픽=정태권 기자 mana@

CJ제일제당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롯데마트와 납품가격 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식품제조사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쿠팡에 이어 롯데마트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일부 품목은 현재 기존 납품가로 한시적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 제조사와 판매유통사 간의 납품 단가 협상이 지난해 말부터 2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를 넘기기 전 매듭짓는 사안이지만 경기침체가 심각한 시기에는 제조사와 유통사 간의 기 싸움이 치열하다. 

이에 제조사와 유통 판매사 간의 갈등을 ‘제판전쟁’, ‘제통전쟁’이라 명명할 정도로 가격 결정권을 갖기 위해 양측 모두 사활을 거는 양상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 11월 쿠팡이 CJ에게 햇반, 비비고 등 일부 인기 제품의 발주 중단을 요청한 데서 비롯됐다. 쿠팡은 ‘CJ가 납품 계약을 준수하지 않아 발주를 중단했다’며 CJ의 가격 인상 이슈를 더해 이유를 밝혔고 CJ는 ‘쿠팡이 수수료 갑질을 했다’며 맞섰다. 소비자의 불편을 우려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현재까지 납품가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양상은 CJ, 대상, 풀무원 등 제조사와 유통사인 롯데마트의 납품가 조정에서도 나타났다. 룻데마트가 롯데슈퍼와 상품 코드를 통합하기로 함에 따라 마트보다 싼 슈퍼의 납품가로 발주 요청을 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23일 위 3사의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는 공지를 띄운 바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기획 의도, 원자재, 매출 등 각 제품의 특성에 따라 판매 채널별  납품가가 조정돼야 한다”며 “마트 납품가를 슈퍼 수준으로 내리라는 롯데마트의 입장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롯데슈퍼와의 제조 협력사 중복으로 업무 효율성이 낮았다”며 “비용과 인력 낭비를 줄임으로써 더 좋은 조건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상품 소싱 통합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조사들과 롯데마트의 납품가 조정은 ‘진행형’이다. 풀무원은 롯데마트와 가격 조정을 끝낸 상태지만 지난 연말 김치 발주가 중단됐던 대상은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공급을 재개했다. 

대상의 관계자는 나머지 발주 품목에 대해서도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며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CJ는 쿠팡에 이어 롯데마트와도 납품가 합의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슈퍼와 통합되면서 발생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큰 진전 사항은 없다”고 말해 양측 간 입장 차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CJ 햇반의 경우 입점업체를 통한 간접 발주로 롯데마트에서 구매가 가능하나 장기화될 시 소비자의 불편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양상에 대해 10원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양측의 입장이 결국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이후에도 비대면 쇼핑이 유통의 대세가 되자 더 이상 유통을 통제할 수 없는 사실상 ‘을 같은 갑’이 되고 있는 제조사들의 몽니라는 해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유통사의 우위 점유와 제조사와 유통사 간 가격 전쟁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며 제판전쟁은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방증 중 하나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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